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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멈추면 안 돼!
우에다 신이치로 감독, 하마츠 타카유키 외 출연 / 플레인아카이브(Plain Archive)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One cut of the dead, カメラを止めるな!, 2017
감독 - 우에다 신이치로
출연 - 하마츠 타카유키, 아키야마 유즈키, 나가야 카즈아키, 슈하마 하루미
좀비 영화를 찍는 촬영 현장. 감정을 살리지 못했다고 감독에게 혼난 주인공을 위해 휴식 시간을 갖기로 한다. 기분 전환을 위해 이런저런 잡담을 하던 중, 밖에 나갔던 스태프 중의 한 명이 진짜 좀비에게 공격을 받는다. 그리고 촬영 현장으로 돌아와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달려든다.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도 카메라를 멈출 수 없다며, 생생한 현장감을 담아야 한다 고집하는데…….
영화를 한참 보고 있으면, ‘어?’하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는 부분이 있다. 40분쯤 되면서 갑자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면서 ‘컷’이라는 소리가 들리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때부터 본격적인 영화가 시작한다. 물론 앞에 있는 좀비 영화도 본편이긴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영화는 그때부터 시작이다. 하지만 그게 어떤 내용인지, 무엇을 담고 있는지 알려줄 수는 없다. 왜냐하면, 그 자체가 스포일러니까.
이건 마치 골라 먹는 재미가 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지난달에 나온 신제품과 꾸준히 잘 팔리는 상품을 한꺼번에 먹는 느낌이라고 할까?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꾸준히 팔리는 제품을 너무 많이 먹어서 질리거나 물리지도 않는다. 신제품과 합쳐지면서 그 전과는 다른 독특한 맛을 낸다. 아, 그래서 사람들이 매번 새로운 폭탄주를 만들어 먹는 모양이다. 만들 때마다 새로운 맛이 나니까 말이다.
오랜만에 자신에게 주어진 기회를 놓치지 않으려는 감독의 열정과 위기상황에서 번뜩이는 아이디어로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게 도운 스태프의 재치가 돋보였다.
후반부 내용에 관해 쓸 수가 없어서, 리뷰에 적을 말이 없다. 당장 할 수 있는 얘기는, 전반부는 B급 저예산 좀비 영화 같아서 좀 실망하겠지만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생각지 못한 커다란 재미가 있다는 것과 영화를 끝까지 다 보고 나면 분명히 앞으로 돌려서 처음 나왔던 좀비 영화를 다시 보게 될 것이라는 말뿐이다. 저예산이라도 아이디어와 각본이 좋으면, 얼마든지 재미있고 좋은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보여주는 것 같았다.
이렇게 만들 수도 있다는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보는 내내 웃겨서 어쩔 줄 몰랐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