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Crooked House, 2017

  감독 길레스 파켓 브레너

  출연 글렌 클로즈질리언 앤더슨맥스 아이언스크리스티나 헨드릭스스테파니 마르티니

  원작 – 아가사 크리스티의 소설 비뚤어진 집 The Crooked House, 1949’

 

 

 

 

 

  대부호인 애리스테드 레오니데스가 사망한다큰 손녀인 소피아는 할아버지가 타살되었다 확신하고사립탐정인 찰스를 찾아온다찰스는 레오니데스 저택에 와서가족들을 인터뷰한다그러던 중또 다른 사건이 벌어지는데…….

 

  크리스티의 원작이라기본 구성은 탄탄하다고 할 수 있다그녀의 작품이 다 그렇지만이 작품의 범인이 의외였던 기억이 있다물론 비슷한 구성을 한 '엘러리 퀸'의 소설 ‘Y의 비극 The Tragedy of Y, 1932’보다는 덜 충격적이었지만하여간 원작이 탄탄하다는 건기본 점수를 반은 먹고 들어간다고 봐야 할 것이다영화는 소설을 아주 차근차근 잘 따라갔다물론 몇몇 설정예를 들어 찰스와 소피아가 예전에 헤어진 뒤였다는 부분은, 헤어진 계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없던 부분이 좀 추가되었다하지만 그 외에는 소설과 거의 비슷하게 흘러갔다.

 

  그래서 어떤 부분에서는 좀 지루하다는 느낌도 들었다영화의 반 이상이 찰스가 가족들을 인터뷰하는 것이고거의 집에서 이루어지는 장면들이 많아서일 수도 있다하지만 그렇게 따지면 눈 때문에 갇힌 열차 안에서 벌어지는 오리엔트 특급 살인 Murder on the Orient Express, 1934’도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그래서 케네스 브래너’ 감독이 2017년에 영화로 만들면서 쓸데없는 액션 장면을 넣은 모양이다. ‘시드니 루멧’ 감독은 1974년도에 그런 거 없이도 쫄깃하게 잘 만들었었는데.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그래도 영화는 괜찮았다개성 있는 인물을 연기한 배우들과 배경으로 등장한 저택의 분위기가 음울하고 기괴한 작품의 분위기를 잘 만들어냈다제목인 비뚤어진 집은집이 잘못 지어졌다는 게 아니라집안 구성원이 어딘지 모르게 뒤틀려있다는 의미였다. ‘호부(虎父밑에 견자(犬子없다라는 말이 있지만이 집안은 호부 밑에 견자가 나왔다그건 어쩌면 자식의 경제권을 움켜쥐고 강압적으로 다룬 아버지의 책임일 수도 있고아버지가 주는 돈에 중독되어 아무것도 책임지지 않고 백수 생활을 즐기는데 익숙해진 자식들의 탓일 수도 있다그런 사람들 밑에서 자란 어린아이들 역시정상은 아니었다. 3대가 한 집에 모여 살지만그들은 어떤 의미에서는 가족이라고 부를 수 없는 사이가 돼버렸던 것 같다큰아들보다 어린 새어머니와 그녀의 정부인 가정교사도박중독에 빠진 큰아들과 무대로 돌아갈 생각만 하는 큰며느리독립하고 싶지만 그럴 능력이 없는 신경질적이고 유약한 둘째 아들 부부그나마 정상적인 큰 손녀와 할아버지의 죽음보다는 다른 것에 더 관심이 있는 큰 손자가족의 방관 아래 자기 멋대로 자란 막내 손녀그리고 죽은 언니를 대신해 조카들을 기른혈통과 명예에 집착하는 이모까지가족들은 뭔가에 집착하고 비틀렸으며 서로에게 관심이 없었다그런 관계가 적절히 잘 드러나서더욱더 구성원들이 뒤틀렸다는 인상을 주었다.

 

  안타깝게도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책으로 읽었을 때보다 충격이 덜 했다이미 원작 소설을 여러 번 읽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크리스티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치고는 좀 심심하다는 느낌이 드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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