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낱말편 2
김경원.김철호 지음, 최진혁 그림 / 유토피아 / 2007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 김철호, 김경원
왜인지 모르지만, 2권이다. 1권은 어디 가고 2권만 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마 문장편이 1권이고 낱말편이 2권이라 생각한 모양이다. 그런데 알고 보니 낱말편은 1,2권, 두 권짜리였다.
카카오페이지나 네이버 시리즈 또는 그 외 다른 소설 사이트에서 글을 자주 보는 편이다. 그런데 간혹 보면서 한숨이 나오는 작품들이 있다. 맞춤법은 고사하고 문장의 호응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글들이 보일 때가 있다. 만약 자유롭게 무료로 자기가 쓴 글을 올리는 사이트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유료로 보는 곳에서까지 그런 경우에는……. 그런 일은 인터넷 뉴스 기사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전에는 기자가 되는 게 언론고시라고 불릴 정도로 어려웠는데, 요즘은 아닌 모양이다. 물론 나도 완벽한 한국어를 구사하는 건 아니다. 아직도 어떤 단어를 써야 하는지 헷갈려서 검색하는 때도 있으니까.
아마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들어온 모양이다. 우리가 헷갈리기 쉬운 단어들을 비교해가면서 옳은 용법을 알려준다고 하니까 말이다.
이 책은 세 부분으로 나뉘어 있다. 첫 번째는 ‘이럴 땐 이런 말’이라는 부제로, 특정한 상황에서 어떤 말을 쓰는 것이 옳은지 알려준다. 예를 들어 ‘까다’와 ‘벗기다’라는 말이 있다. 똑같이 껍질을 까거나 벗길 수 있는데, 어떤 과일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한다. 부드러운 껍질은 벗기고, 딱딱한 껍데기는 깐다고 한다. 또한, 속엣것에 초점을 둘 때는 까는 것이고,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둘 때는 벗긴다고 한다. 그래서 ‘누명을 벗는다’라고 하지, ‘누명을 깐다’라고 하지 않는 것이다. 그 외에도 ‘늘리다’와 ‘늘이다’, ‘빠르다’와 ‘이르다’처럼 비슷한 것 같으면서 다른 단어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두 번째 장은 ‘아 다르고 어 다른 한국어’라는 제목으로, 뜻이 비슷한 두 단어를 비교하고 있다. ‘다투다’와 ‘싸우다’가 그 예 중의 하나였다. 이 책에서는, 고래 싸움에 새우등은 터지지만 고래 다툼에 새우등은 터지지 않는다고 얘기하고 있다. 주먹 싸움은 있지만, 주먹 다툼은 없다는 말이다. 제일 놀랐던 건, ‘두렵다’와 ‘무섭다’였다. 별로 의식하지 않고 사용했는데, 이 책에서는 차이를 명확히 알려줬다. 두려운 건 추상적인 대상에 내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이고, 무서운 건 외부의 구체적인 대상에 원인이 있다는 것이다. 무서운 인형을 보니 두려워진다고 외우면 될까?
마지막 장은 ‘헷갈리기 쉬운 말’로, 제목 그대로 헷갈리기 쉬운 단어를 알려준다. 음? 하지만 첫 번째 장부터 다 헷갈리는 거 아니었나? 여기서 배운 건, ‘발자국’과 ‘발짝’이다. 발자국은 말 그대로 흔적이고, 발짝은 걸음 수를 뜻한다고 한다. ‘몇 발짝만 더 와 줘’가 맞지, ‘몇 발자국만 더 와 줘’는 아니라는 의미다. 이 외에도 ‘다르다’와 ‘틀리다’라든지 ‘붙이다’와 ‘부치다’의 차이도 여기서 볼 수 있다.
글을 쓸 때 올바른 표현을 사용하는 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축약어라든지 유행어, 신조어 같은 건, 유행할 때는 써먹으면 재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용하는 사람이 줄어들면, 무슨 의미였는지 정확히 모르게 되는 때도 있다. 반짝 웃음을 주는 유머글이나 개인 블로그에 올리는 글은 상관없지만, 작품을 쓰는 사람이나 뉴스를 다루는 사람들은 정확한 단어와 문법을 사용하면 좋겠다.
그런 사람들은 꼭 이 책을 읽어보고 연습을 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