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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아맨 : 일반판 (1disc)
제임스 완 감독, 제이슨 모모아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9년 3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AQUAMAN, 2018
감독 - 제임스 완
출연 - 제이슨 모모아, 앰버 허드, 니콜 키드먼, 패트릭 윌슨
어느 폭풍우가 몰아치는 밤, 등대지기인 ‘토마스 커리’는 해변에서 정신을 잃은 한 여인 ‘아틀라나’를 발견한다. 둘은 결혼하여 ‘아서’라는 아들을 낳고 행복하게 살고 있었다. 그러나 아틀라나를 노리는 해저 인간들의 공격 때문에, 가족은 이별하게 된다. 성장한 아서는 바닷속 동물들과 의사소통을 하고, 바다와 육지를 오가며 나쁜 무리를 퇴치하는 삶을 살게 된다. 한편 바닷속 아틀란티스의 왕 ‘옴’은 지상을 공격해 인간을 없앨 계획을 세운다. 그는 아서에게 원한이 있는 ‘블랙 만타’와 손을 잡고, 다른 왕국 왕국을 습격하는 척하여 자신의 뜻을 관철한다. 이를 알아차린 아서의 스승 ‘벌코’는 ‘메라’를 보내 아서에게 아틀란티스로 와달라고 부탁한다. 아서는 옴의 계획을 막기 위해 바닷속으로 떠나는데…….
이 영화의 스토리는 무척이나 단순하고 전형적이다. 출생의 비밀에 운명의 아이, 형제의 난 같은 것이 적절히 섞여 있었다. 어디서나 먹힐 것 같은 안정적인 이야기 구조로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 아마 인물들의 감정과 관계에만 중점을 둔다면, 아마 꽤나 자극적이고 재미있는 아침 드라마가 한 편 완성될 것 같다.
부잣집 딸이 정략결혼을 피해 가출했다가 평범한 회사원과 결혼해 아들을 하나 낳았다. 하지만 이를 알아차린 집에서 남편의 밥줄을 가지고 협박을 하자,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아가 정략결혼을 한다. 그리고 또 다른 아들을 낳는데, 얘는 자신의 의붓형을 싫어하여 그가 사는 동네를 재개발해서 없애버리려고 한다. 그런데 둘째와 결혼하기로 되어있던 다른 회장 딸이 우연히 만난 의붓형에게 반해서, 그와 도망쳐버린다. 둘째는 그 회장 딸와 결혼하지 않으면 회장 자리를 잡음 없이 이어받을 수가 없다. 또한, 주변에서는 그가 제대로 일을 못 하면 의붓형에게 회장 자리를 넘길 수도 있다고 떠드는데……. 회장 자리를 두고 벌이는 형제간의 시기와 질투, 죽고 죽이는 추격전, 음모, 흉계 등등. 이거 어디서 안 만드나? 재미있을 거 같은데.
하지만 이 작품의 장점은 스토리가 아니었다. 바로 CG로 구현된 바닷속 세상이었다. 해저 왕국 장면이 나올 때마다 ‘우와!’하는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화려하고 정교했으며 인상적이었고 웅장했다. 특히 전투 장면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제임스 완이 호러만 잘 만드는 줄 알았는데, 이런 스케일의 작품도 만들 수 있다는 점에 놀랐다. 그리고 인간의 상상력에다가 최첨단 과학 기술을 결합하면, 구현해내지 못할 게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최근 들어 코믹스를 기반으로 한 히어로 영화들이 대세를 이루는 모양이다.
주인공인 아쿠아맨이 인간과 아틀란티스인의 혼혈이라 인간 편을 들고 있지만, 난 옴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는 갔다. 어린 시절 의붓형 때문에 엄마와 강제로 떨어져 있어야 했고, 바닷속은 인간이 버린 쓰레기와 오염물질 때문에 나날이 황폐해져 갔다. 왕으로 고민하고 결정을 내려야 했을 것이다. 이 지구에 자기들만 살고 내일이 없는 것처럼 자연을 망치는 인간들을 용서해야 할 것인가? 그들과 공존하는 게 과연 가능할 것인가? 처지 바꿔서, 해저 인간들 때문에 우리가 사는 지상이 나날이 소금에 찌들어 황폐해지고 망가지고 있다면, 우리도 해저 인간들을 죽이자고 하지 않을까?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자세히 쓰지는 않겠지만, 어쩐지 한쪽에게만 너무 참으라고 하는 결말인 것 같았다.
감독 ‘제임스 완’의 대표작인 ‘컨저링 시리즈’의 주연인 ‘패트릭 윌슨’이 옴으로 출연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제임스 완의 페르소나가 설마? 그리고 니콜 키드만은 하아, 진짜 여신 여왕님이었다. 어쩌면 그리도 우아하고 멋지신지…….
2시간 반에 달하는 시간이었는데, CG로 구현된 멋진 장면들을 보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