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은 신이 아니야 - 듀나 연작 소설집 창비청소년문학 53
이영수(듀나) 지음 / 창비 / 2013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작가 듀나

 

 

 

  열 한 개의 짧은 이야기들이 수록된 단편집인데수록된 이야기들의 배경 설정이 같고같은 인물이 여러 편에 등장하기도 한다이런 소설을 연작소설 聯作小說이라고 하는데작가 또는 여러 작가가 하나의 주제나 같은 인물로 잇달아 지은 작품을 뜻한다.

 

  이 작품의 기본 배경은 그리 머지않은 미래의 지구다뜻하지 않은 사고로 초능력을 갖게 된 사람들이 다수 등장하고이를 이용해 사리사욕을 채우려는 사람과 통제하려는 정부의 대립이 일어난다그중에 배터리라 불리는다른 사람의 능력을 증가시키는 인물들을 소유하려는 싸움이 제일 치열했다각 단편은 그런 상태가 되어버린 지구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람들의 시차를 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우리 모두의 힘은 어느 날 학교에 나타난 역대급 배터리 능력자의 이야기다존재하는 것만으로 사람들의 능력을 증폭시키는 힘 때문에학교는 혼란에 빠지는데……너무도 매력적인 이야기였다흐름도 그렇고 인물의 성격도 마음에 들었다.

 

  『LK 실험 고등학교 살인 사건 정신감응자를 훈련하는 학교에서 벌어진 살인 사건을 다루고 있다뛰어난 학생들이 모여 있기에모두가 다 의심스럽기만 한데……사건을 해결하는 것보다는배경을 설명하는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루카스 에크보리 정신 개조 캠프는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재빨리 사교육 사업에 뛰어든 한 남자가 만든 어린이 캠프장이 배경이다처음에는 사기를 치려는 속셈이었지만상황은 그의 통제를 벗어난다그리고 엄청난 일이 벌어지는데……이 이야기는 본 내용보다는 사건 이후에 벌어진 일련의 일들이 더 무시무시하게 다가온다역사란아주 사소한 사건 하나하나가 모여서 아주 커다란 사건이 되는 것 같다.

 

  사설 지옥은 연쇄살인마에게 아이들을 잃은 사람들이 나온다처음에는 살인마에게 복수하려는가 싶었는데더 무시무시한 비밀이 숨어있었다연쇄살인마에게 복수하는 방법이 무척이나 멋지고 근사했다초능력자가 내 주위에 있으면 써먹어 보고 싶다이 나라에는그런 처벌을 받아도 마땅한 XX들이 많으니까.

 

  돼지치기 소녀에서는 정신감응이 인간 사이에서만이 아니라돼지 사이에서도 일어나게 된다인간의 지능을 갖게 된 돼지들은우리에서 벗어나기 위한 투쟁을 벌이는데……뭐랄까 돼지들의 최후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고인간은 역시 사악하기 이를 데 없는 존재라는 걸 다시 한번 깨달았다어릴 적에는 돼지가 나쁜 존재로 등장하는 작품을 더러 봤는데이 이야기에서는 인간이 더 못됐다.

 

  나비의 집은 뛰어난 배터리 능력을 갖춘 아이를 둘러싼 대립을 다루고 있다아이의 힘을 이용하지만 나름 가족처럼 돌봐주는 집단과 아이의 힘을 독차지하기 위해 사기를 치는 한 재벌이 맞붙는다앞에 등장했던 인물이 다시 나와서 반가웠다송도가 배경인데아직 가보지 않은 동네다나중에 한 번 가봐야겠다.

 

  염력 도시에서는 비밀스러운 실험이 벌어지는 대구가 배경이다누가왜 도시 전체를 두고 실험을 벌이는 걸까대구야지켜주지 못해서 미안해.

 

  『부적응의 끝에서는 배터리의 능력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등장한다이들을 배터리의 힘이 닿지 않은 범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결말이 허무하면서 동시에 그럴듯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필이면 타이탄에서 인류는 우주로 진출한다우주 해적과 싸우다가 타이탄에 불시착한 주인공 일행그런데 이상하다원래 타이탄에 있어야 할 존재들이 보이지 않는다앞선 이야기인 돼지치기 소녀에서 등장했던 돼지들의 이후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돼지도 밟으면 꿈틀이건 아닌가?

 

  『연꽃 먹는 아이들은 배경이 일산이다어느 날 갑자기 사람들이 사라지고거대한 우주선 같은 것이 나타난다주인공은 사라진 사람들의 행방을 알아내기 위해몰래 우주선에 숨어든다그리고 거기서 놀라운 비밀을 알게 되는데……일산에 가봐야겠다이 책을 들고일산을 돌아다니는 거야!

 

  『성인식은 지구에서 벗어난 인류가 등장한다그들은 마침내 기다리던 순간이 다가옴을 알게 된다바로 지구 멸망의 날이 닥친 것이다전에 영국 드라마 닥터 후에서도 지구의 마지막 날을 기념하기 위해 온갖 외계 종족들이 모인 에피소드가 있었던 것 같다물론 여기는 거기와 달리 평화롭다고 볼 수 있을까?

 

  주요 인물들이라고 볼 수 있는 몇 명의 냉소적이면서 무심한 성격이 마음에 들었다인물의 성격이라고 해야할지화자의 성격이라고 해야할지 잘 모르겠지만 말이다드라마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하지만 한국 드라마로 만들면원작에 없는 러브 라인을 넣을 것 같으니까 흐음그래 미국그것도 넷플릭스에서 만들면 좋겠다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시리즈처럼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