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 나는 나일 때 가장 편해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투에고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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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저자 – 투에고

 

 

 

 

 

  카카오프렌즈의 네 번째 이야기 주인공은 무지처음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는 노란 얼굴을 가진 토끼라고 생각했다그냥 특이한 설정이라고 여겼었다그래서 나중에 단무지가 토끼 옷을 입은 설정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좀 많이 놀랐다동물이 사람처럼 움직이는 건 많이 봐와서 그러려니 했었는데무생물이자 식재료인 단무지였다니……물론 무생물이나 식재료가 캐릭터화한 예가 지금까지 없던 게 아니었다다만 동물은 동물끼리식재료는 식재료끼리 분류가 되어 캐릭터 상품으로 나왔었기에조금 의외였다이건 인종이나 지역에 구애받지 말고 두루두루 어울리라는 제작진의 숨은 뜻이 있었던 걸까?

 

  이 책은단무지가 왜 토끼 옷을 입고 나왔는지그 의문을 풀어주면서 시작한다.



 

  그렇다사람은 누구나 다 성장하면서 자신의 본모습이 아닌상대가 바라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한다누군가는 그것을 가면을 썼다고 표현하기도 하고또 다른 누구는 사회생활을 잘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그런데 그런 생활이 오래가면무엇이 가면인지과연 사회생활이란 게 뭔지왜 그래야 하는지 의문도 들고 회의를 느끼기도 한다.

 

  무지의 설정을 읽으면서어쩌면 이 캐릭터는 그런 감정을 느끼는 사람들을 대변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그래서 이 책은자기 자신의 감정과 정체성에 관해 깊이 생각하고 고민한 흔적이 엿보이는 짧은 글들로 가득한 모양이다그리고 자기 자신뿐만 아니라둘러싼 주위의 모든 것에 관해 관심을 두고 긍정적으로 해석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어떻게 보면 근거 없는 맹목적인 낙관주의로 흘러간다고 생각이 들 수도 있다좋은 게 좋다는 말이 있지만무조건 모든 게 좋고 잘 될 거로 생각하면 현실감각이 없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도 조금은 있고 말이다그런데 그런 면은 다음 글을 읽으면서 사라졌다.

 

각자 길을 나서기 전에 약속했어.

섣불리 지름길을 택하지는 않겠다고.

누군가에게 떠밀려서 가는 길이나

남의 꽁무니만 따라가는 길이나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줏대 없이 떠도는 길이나

자신을 잃는 지름길인 건 틀림없으니까

(중략)

부디 그 길의 끝에

네가 찾던 것이 있길 바랄게.’ -p.154 뒷모습에 보내는 인사 

 

  아이건 대책 없는 낙관주의 메시지를 던지면서 힐링해주는 척하는 이야기들이 아니었구나인생이라는 머나먼 길을 떠나는 친구들에게웃으면서 응원하는 친구의 마음이 담긴 글들이었다.

 

  마음이 따뜻해지고나와 내 주위에 관해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어주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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