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Karma, 玩命貼圖, 2018
감독 - 종유항
출연 - 임용훤, 주효안, 진효동, 우낙성
신입교사로 부임한 첫 날, ‘센’은 우연히 불량배들과 싸우는 한 무리의 학생들을 목격한다. 그런데 좋은 집안의 엘리트 학생들이라는 이유를 내세운 학생주임의 주도로 그들은 처벌을 받지 않고, 교장은 이를 못마땅해 한다. 얼마 후, 교장이 사고로 죽고 센은 죽은 교장의 휴대폰에 검은 고양이 그림이 찍힌 것을 보게 된다. 이후 학교 안팎에서는 사고가 잇달아 발생해 교사와 학생들이 사망하고, 센은 그때마다 그들의 휴대폰에서 고양이 그림을 목격한다. 이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 그녀는 조사를 시작한다. 그리고 선배 교사에게서 학교가 쉬쉬하며 숨기고 있는 비밀을 듣게 되는데…….
이야기는 중반까지는 영화 ‘데스티네이션 Final Destination, 2000’을 떠올리게 했다. 누가 죽을 것인지 순서는 잘 모르지만, 죽을 사람은 몇몇 사고의 우연한 조합으로 반드시 사망하고야 만다. 후반에 가서야 센이 다음 희생자가 누구인지 눈치 채지만, 구하지 못한다. 그런 부분에서 데스티네이션이 자연스레 생각났다. 굳이 다른 점을 찾자면, 데스티네이션은 누가 죽을 차례인지, 왜 죽음의 목표가 되었는지 알아차리고 그걸 피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이 영화는 왜 죽어야하는지에 관한 이유가 중반 이후에 밝혀진다. 그리고 반전 같은데 꼭 반전이라고 할 수 없는 숨겨진 비밀은 후반에 나오고 말이다.
영화에서 엘리트 학생모임에서 만들었다는 발명기계가 나오는데, 그런 걸 만들 정도의 아이들이 왜 그냥 학교에서 저러고 있는지 이해가 가지 않았다. 저 정도 실력이면 대기업에서 계약서를 싸들고 따라다녀야 하는 거 아닌가? 아니면 내가 보기에만 획기적인 발명품인 건가?
제목인 ‘카르마 Karma’는 불교 용어로 ‘업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사람들은 살아가면서 전생이건 현생이건,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의도적이건 아니건 간에 누군가에게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 그리고 언젠가는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다. 그건 모든 종교에 다 해당되는 것 같다. 기독교 같은 경우에는 ‘하느님의 맷돌은 천천히 돌아가지만 갈지 않는 것이 없다.’라는 말도 있다. 그러니까 영화에 등장한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또는 자신에게 나쁜 일은 생길 리 없다는 생각으로 업을 쌓아갔다. 그 결과, 하나둘씩 죽어나갔다.
영화는 배경이 고등학교이고 학생들이 주로 등장하지만, 죽는 장면은 상당히 잔혹했다. 얼굴이 반으로 갈리는 건 기본으로, 목이 180도 돌아간다거나 눈에 유리 조각이 박히는 등, 보면서도 ‘으…….’하는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였다. 주인공이 청소년인데 청소년관람불가라니!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이상한 사신 같은 존재만 없으면 더 좋았을 영화였다. 그 캐릭터가 너무 뜬금없고 근본이 없어서 맥을 끊어놓는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