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Midsommar (미드소마)(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LIONSGATE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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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Midsommar, 2019

  감독 아리 에스터

  출연 플로렌스 퓨잭 레이너윌 폴터윌리엄 잭슨 하퍼

 

 

 

 

  평소에 우울증 증세가 있는 대니에게 견디기 힘든 시련이 닥쳤다동생의 자살과 부모님의 사고사가 겹친 것이다그녀가 의지할 수 있는 존재는 남자친구인 크리스티안뿐이지만이제 그도 서서히 지쳐갔다오래전부터 대니와의 이별을 결심하고 있지만부모를 잃은 상실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그녀를 그냥 둘 수 없어 차일피일 미루는 중이었다크리스티안과 그의 친구 마크와 조쉬는 스웨덴 출신인 펠레의 권유로하지 축제를 연구하러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그리고 대니까지 가세해일행은 약간은 불편한 분위기로 길을 떠난다그들은 화창한 날씨와 신비한 음악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을 만끽하며 축제를 기다린다그런데 마을 사람들이 즐기는 축제는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여주는데…….

 

  전작인 유전 Hereditary, 2018’도 그러했지만이 작품 역시 호러 영화라고 딱 꼬집어 말할 수가 없는 묘한 분위기를 자아낸다어떻게 보면 가족을 잃은 한 여인이 고대 종교의식을 통해 상실했던 자아를 회복함과 동시에 자존감을 되찾고 가족이라 부를 수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힐링 영화라고 할 수도 있었다그 와중에 그녀를 불편해하고 무시했으며 좋아하지 않던 과거의 인연을 말끔히 청산하는 계기도 생기고 말이다슬프고 괴로웠던 과거에서 벗어나자신을 받아주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새 출발을 할 수 있다니대니에게는 그야말로 낙원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지는 알 수가 없는 일이다물론 누구는 다른 나라의 풍습이나 규범을 무시하고 하고 싶은 대로 했고다른 이는 그토록 바랐던 고대 문헌을 볼 기회가 있었으며또 다른 누구는 새로운 사람과 썸을 탔으니그들도 행복했지 않았을까 싶다딱 그때까지만은 좋았을 것이다아마도.

 

  영화는 상당히 길었다인간적으로 두 시간까지는 어떻게 참아보겠는데 이 작품은 그걸 훌쩍 뛰어넘었다마치 내가 어디까지 참을 수 있는지 시험하는 것처럼 말이다그런데 특이하게 눈을 뗄 수가 없었다약간 늘어진다 싶으면 의미심장한 장면이 툭 튀어나오고중요한 것 같은 대사가 지나갔다전작에서도 그러더니이번에는 더 섬세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갔다감독이 그런 쪽으로 작정을 한 모양이다벽에 걸린 태피스트리라든지 돌에 새겨진 그림 하나 허투루 넘어갈 수가 없었다.

 

  영화는 깨끗하고 밝고 맑은 화면으로 가득했다하얀 옷을 입고 머리에는 화관을 두른 채 잔디 위를 뛰노는 아가씨들과 피리를 불며 행복해하는 어른들초록으로 가득한 숲과 푸른 하늘 그리고 하얀 구름까지그야말로 당장이라도 비행기를 타고 가고픈 풍경이었다어떻게 보면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홍보 영상으로 보일 정도였다.

 

  하지만 그 밝고 환한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소름 끼쳤다.

 

  그들만의 풍습이고 오랫동안 내려온 전통이며 지키고 보존해야 할 문화라고 하지만과연 그렇다고 여기고 넘어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 들었다막말로 자기들이 좋다는데 뭐 어쩔거냐고 할 수 있지만과연 그들이 좋아하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었다어릴 때부터 세뇌를 당해서 기꺼이 해야 하고 당연히 좋아한다고 여기는 거라면 어떨까?

 

  조카 문제집에서 읽은 양 떼에 관한 이야기가 떠올랐다수천 마리의 양들이 길을 가는데앞에 지나가는 사람을 피하고자 맨 앞에 가던 양이 펄쩍 뛰어올랐단다그리고 뒤를 이어 모든 양이그 사람이 집에 도착해서 잠자리에 들어서도 계속해서 펄쩍 뛰면서 지나갔다는 내용이었다처음 의도는 좋았지만이후 그걸 해야 하는 의미를 잃은 채 쓸데없이 반복되는 전통을 비꼬는 내용이었다.

 

  어쩌면 감독은그런 잔혹하고 현대에는 의미를 잃은 그런 전통을 고수하는 집단을 보여주면서과거와 현재 그리고 문화라는 것에 얘기하고 싶었던 걸까그것도 미개하고 발달하지 못한 유색인 국가가 아니라나름 문화가 발달하고 잘 산다는 얘기를 듣는 백인 국가 하나를 통해서 더 비꼬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다.

 

  밝은 곳에는 반드시 어둠이 존재한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낄 수 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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