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It Chapter Two, 2019
감독 - 안드레스 무시에티
출연 - 빌 스카스가드, 제임스 맥어보이, 제시카 차스테인, 빌 헤이더, 이사야 무스타파, 벤 핸스컴, 제임스 랜슨.
1편에서 아이들이 광대 ‘페니와이즈’를 무찌른 지 27년이 흘렀다. 다른 아이들은 다 ‘데리’를 떠났지만, ‘마이크’만이 남아 그것이 돌아오는지 아닌지 감시하고 있었다. 그리고 축제의 날 밤, 마침내 그것이 돌아오고 마이크는 친구들에게 연락한다. 그것이 돌아왔으니, 데리로 돌아오라고. 작가로 명성을 얻은 ‘빌’, 스탠딩 코미디언이 된 ‘리치’, 건축가가 된 ‘벤’, 보험회사의 리스크 관리 매니저로 일하는 ‘에디’ 그리고 남편과 함께 유명 브랜드 회사를 운영하는 ‘베벌리’는 반신반의하는 심정으로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것과 싸워야 하는지 그냥 모른 척하고 돌아가는지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스탠리’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고 페니와이즈가 그들을 위해 준비한 공포 쇼가 시작되는데…….
영화는 ‘기억’과 ‘트라우마’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어찌 된 일인지 고향을 떠난 사람들은 그해 여름의 일을 거의 잊고 있었다. 하지만 데리로 돌아오면서 하나둘씩 기억이 되살아나면서, 그 시절 얼마나 순수하게 서로를 의지하며 지냈고 얼마나 무서워했으며, 또 얼마나 치열하게 싸웠는지 다시 한번 체험하게 된다. 그 때문에 떠나려는 사람도 있고, 다른 희생자가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 와중에 페니와이즈의 서프라이즈 공포 체험을 겪으면서, 평생 안고 있던 그들의 트라우마를 직면한다. 아, 만약 내가 저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 생각해봤다. 내가 평생 지고 가야 하는, 잊을 수도 없고, 가능하면 피하거나 기억하고 싶지 않은 그런 일이 생생하게 다시 일어난다면……. 흐음, 그냥 죽는 게 더 낫지 않을까?
1편은 주인공들이 십 대 아이들이라, 호러적인 부분보다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하지만 이번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40대를 바라보는 성인들이기에, 깜짝 놀라게 하는 건 기본이고 잔혹한 상황이 많이 생겼다. 평생 기억하기 싫은 사건의 연속이었다. 진짜 페니와이즈 개XX다. 아니다, 귀여운 댕댕이가 무슨 죄람. 개XX만도 못한 XXX 같은 놈이다. 어떻게 그런 상황을 만들어낼 생각을 했을까.
그래서였을까?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눈물이 났다. 평생 자신들을 옥죄고 있던 족쇄에서 풀리긴 했지만, 그 대가는 너무 처절했다. 유년시절의 악몽은 끝났다고 하지만, 성인이 되어 겪은 그 기억은 또 다른 악몽으로 남았다. 새로운 내일을 향해 한 발 내디뎠지만, 어쩐지 뒤에는 긴 그림자가 질척이며 따라붙은 느낌이었다. 그래도 평생 한결같았던 한 사람의 사랑이 결실을 보았으니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원작자인 스티븐 킹이 카메오로 출연한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카메오라기보다는 단역에 더 가까웠다. 그리고 영화 곳곳에 그의 작품을 연상하는 장면들로 가득했다. ‘캐리 Carrie, 1976’에서부터 ‘샤이닝 The Shining, 1980’에 ‘드림캐처Dreamcatcher, 2003’ 그리고 뭔가 연상되는 것 같지만 제목이 확실히 떠오르지 않는 다른 작품들까지.
1편보다 호러적인 면이 강했고, 고어스러운 장면이 많았으며, 적절하게 웃음을 주는 상황에, 책을 읽으면서 상상했던 장면들이 영상으로 멋지게 표현되어 있어서 무척 좋았다.
단점을 찾자면, 2시간 47분에 달하는 상영시간이었다. 하아, 극장에서 앉아있는데 너무 힘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