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튜브, 힘낼지 말지는 내가 결정해 ㅣ 카카오프렌즈 시리즈
하상욱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7월
평점 :
부제 -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에세이, 2017
저자 – 하상욱
카카오프렌즈 캐릭터 세 번째 이야기로, ‘라이언’과 ‘어피치’에 이어 이번에는 ‘튜브’다. 그리고 다른 이야기들과 달리, 아주 짧은 시집이다. 저자 이름이 낯익다고 생각했더니, 전에 읽었던 시집 ‘서울 시’의 저자였다. 그 시집에 실린 시들이 SNS에서 무척 유행했었다. 그걸 기억한다면, 이 책의 분위기가 어떠할지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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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표지에 있는 명상 하며 공중 부양을 하는 하얀색의 튜브부터 뒤표지에 그려진 무척이나 화가 난 모습의 녹색 튜브와 함께, 소심한 오리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 가능하면 좋은 게 좋은 거라 여기며 넘어가지만, 어느 순간 그동안 참아왔던 화를 폭발하는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을 알고 있다. 바로 마블 코믹스의 ‘헐크’이다. 아, 그래서 녹색인 건가? 그리고 그런 성격을 가진 사람은, 코믹스나 소설이 아닌 현실 세계에서도 볼 수 있다. 그 자리에서 화내지 못하고 집에 돌아와 ‘이렇게 말하는 건데’라고 후회하거나, 말은 못 하고 속으로 꾹 눌러 참으며 돌아서 눈물 흘리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러니까 튜브는 주위에 있는 소시민의 모습을 갖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나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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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튜브의 여러 모습에 어울리는 언어유희에 가까운 짧은 시들이 가득 들어있었다. 어떤 시들은 읽자마자 빵 터지기도 하고, 또 어떤 시들은 여러 번 읽으면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어떤 것은 냉소적이기도 하고, 또 다른 것은 긍정적이거나 미래지향적이기도 했다.
그러면서 제목에서부터 드러나지만, ‘주체성’에 관해 계속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타인의 말에 상처받거나 자존감이 무너질 때 위로가 될 말이라든지, 덜 상처받고 긍정적으로 넘어가거나 자존감을 되찾을 때 도움이 될 문장들이 많았다. ‘난 쿨하니까’라고 애써 포장하며 넘어가는 쿨병에 걸리거나 척하는 게 아니라, 정말로 상처받지 않을 마음가짐에 관해 얘기하고 있었다.
얼마 전까지 너무도 습해서 물속에서 걸어 다니는 기분이 든 적이 있었다. 그때, 꽤 상쾌한 느낌을 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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