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Mata Batin 2 The 3rd Eye 2, 2019
감독 - 록키 소라야
출연 - 제시카 밀라, 나빌라 라트나 아유 아잘리아, 소피아 랏주바, 제레미 토마스
전편에서 제3의 눈을 뜨고, 죽은 자들을 도와주기로 한 ‘알리아’와 ‘아벨’. 그런데 아벨이 뜻하지 않게 죽고 만다. 실의에 빠졌던 알리아는 지인이 운영하는 고아원으로 봉사 활동을 떠난다. 그곳에서 그녀는 귀신을 볼 수 있는 ‘나디아’라는 소녀를 만난다. 그리고 동생의 죽음과 관련이 있는 악령을 만나게 되는데…….
1편의 감상에서 제작진이 많은 공포 영화를 봤을 거라고 적었다. 이번 작품 역시, 그런 생각이 들었다. 여자아이들만 있는 고아원, 이층 침대에서 요요를 갖고 놀던 아이에게 일어난 이상한 일, 그리고 방 안에 설치한 작은 텐트에 비친 그림자 등등 보다 보면 연상되는 다른 영화들이 있다.
그래도 영화는 괜찮았다, 중반까지는. 살해당한 모녀와 거기에 얽힌 비밀이 하나둘씩 드러나면서 영화는 긴장감을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우리 주변에 있는 것은 파랑새뿐만이 아니라 살인자도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기억하면, 진상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문제는 살인자의 정체가 밝혀진 이후였다. 1편에서 나왔던 사후 세계라고 해야 하나, 하여간 이승도 저승도 아닌 공간에 갇힌 영혼들의 공간이 꽤 인기가 좋았나 보다. 이번 편에서도 그곳이 또 등장한다. 하긴 영화 ‘인시디어스 Insidious, 2010’에서도 계속해서 그런 장소가 나오긴 한다. 하여간 이번에도 또 그곳으로 가서 영혼을 구해야 한다는 미션이 떨어진다. 그런데 음? ‘제3의 눈’이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거였나? 분명 1편에서는 소질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 거 같은데? 그런데 여기서는 ‘원두 부인’의 손짓 하나면 누구나 다 제3의 눈이 열린다. 소질이라는 게 눈을 열려는 사람이 아니라, 원두 부인의 컨디션을 말하는 거였나보다. 하여간 그 장소가 1편에서보다 더 허접해 보이는 건 왜일까?
그나저나 이 영화, 잘 나가다가 후반에 들어서면서 급격히 지루해지기 시작한다. 영화 ‘엑소시스트 The Exorcist, 1973’의 ‘리건’을 벤치마킹한 것 같은 소녀 악령이 등장하는데, 그리 인상적이지 않았다. 진범과 애증 관계에 있는 것 같은 설정인데, 그게 잘 드러나지 않았다. 그래서 죽이고 싶은 거야 아니면 같이 있고 싶은 거야? 꽤 끈질기고 집요한 성격이라는 건 잘 드러났다. 아, 그 때문에 지루했던 모양이다. 한 번에 끝내면 좋은데, 서너 번 비슷한 패턴이 연달아 반복되니까 나중엔 좀 짜증이 났다. 어려서 미숙한 부분이 많은가? 잘 했으면 한 번에 끝낼 수 있었는데, 아쉽기만 하다.
앞으로도 계속이라는 느낌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그런데 누군가 3편이 나오면 볼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고민을 좀 해봐야겠다. 1편보다 실망스러웠던 2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