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은 없다
이경미 감독, 손예진 외 출연 / CJ 엔터테인먼트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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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제 - The Truth Beneath, 2015

  감독 - 이경미

  출연 - 손예진, 김주혁, 김소희, 최유화






  국회의원에 출마한 ‘종찬’의 선거 운동 첫 날, 고등학생이었던 딸 ‘민진’이 실종된다. 딸을 찾으려고 동분서주하는 ‘연홍’과 달리, 종찬과 선거본부에서는 그 일이 혹시 선거에 악영향을 주지 않을까 걱정하기만 한다. 이에 분노한 연홍은 혼자서라도 딸을 찾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조사를 하면 할수록, 그녀는 자신이 딸에 대해 얼마나 모르고 있었는지 알게 된다. 결국 딸은 시체로 발견되고, 연홍은 딸의 유일한 친구 ‘미옥’에게서 충격적인 사실을 듣는데…….



  영화를 보면서 조상들이 남긴 명언이 생각났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라든지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같은 것들이었다.



  실종된 민진의 사진을 보고 색기가 줄줄 흐른다고 말하는 선거본부원들의 대화나 딸의 실종과 사망을 선거에 이용하려는 종찬의 태도 등등을 보면서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리고 딸과 어울렸던 아이들이 질이 나쁘다고 평하는 연홍의 말을 듣고는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자신이 희망하고 그에 맞춰 민진이 보여줬던 딸의 이미지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 때문에 그녀는 딸의 유일한 친구까지 용의자로 지목하고 폄하했다. 그 모습은 자기 자식이 안 좋은 길로 빠진 것은 친구를 잘못 사귀어서지, 절대로 자기 자식이 문제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의 생각을 대변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처음에는 어른들의 권력 싸움에 휘말린 안타까운 아이들의 죽음에 대해 말하고 있는 줄 알았다. 하지만 후반부에 가서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면서, ‘아…….’ 하는 탄식이 흘렀다. 어른들이 더러운 것만 보여주는데, 그걸 보고 자란 아이들이 깨끗하고 맑고 순수하게 남을 수는 없는 일이다. 영화는 그걸 보여주고 있었다. 어른들은 엉망이어도 아이들만은 제대로 자라길 바라는 희망은 어른들의 환상일지도 모르겠다. 그랬으면 좋겠다는 바람? 꿈? 흔히 꿈은 이루어진다고 하지만, 그건 애초에 설정 자체부터 무리수였던 이루어지지 못할 꿈이었다.



  영화는 선거 운동 시작 첫날부터 시작해서, 선거 날 마무리된다. 그 기간 동안, 이야기는 숨 가쁘게 이어진다. 처음에는 호흡이 길게만 느껴지던 장면들이 어느 순간부턴가 혼란스럽고 툭툭 끊기듯이 이어졌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면서 한순간도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들었다. 마치 조금이라도 건드리면 툭하고 끊어질 것 같은 연홍의 불안한 심리 상태를 반영한 것 같았다. 거기에 서로 속고 속이는 정치판의 모습과 표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사람들의 욕심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그런 세상에서 누구를 믿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었다. 차라리 배신하고 속이는 일이 더 쉬워보였고, 실제로도 그랬다. 그리고 그것들은 비밀이라는 이름으로 감춰졌다. 어떤 사람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고, 어떤 사람은 그걸 이용하려 했으며, 또 어떤 사람은 두려워하며 외면했다. 하지만 그 모든 배신과 기만과 욕망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아이는 살해당했고 엄마는 모든 것을 버려야했고 아빠는 손에 쥔 것을 놓아야했다.



  점차 망가지는 손예진의 모습과 냉정하기만 했던 김주혁의 연기, 그리고 김소희의 불안해하는 표정이 인상적인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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