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의 기억법 (2disc)
원신연 감독, 설경구 외 출연 / SM LDG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제 - MEMOIR OF A MURDERER, 2016

  원작 - 김영하의 ‘살인자의 기억법, 2013’

  감독 - 원신연

  출연 - 설경구, 김남길, 설현, 오달수

 





  동물병원을 운영하는 ‘병수’는 알츠하이머 진단을 받는다. 우연한 접촉사고로 마주친 ‘태주’를 본 순간, 병수는 깨닫는다. 바로 그가 한창 문제가 되고 있는 연쇄 살인사건의 범인이라는 사실을. 그가 그걸 알 수 있는 건, 17년 전 교통사고가 나기 전까지 병수도 연쇄 살인범이었기 때문이다. 병수는 태주가 살인을 저질렀음을 익명으로 제보하지만, 그가 미처 몰랐던 일이 있었다. 태주가 경찰이라는 것이다. 태주는 병수의 딸 ‘은희’에게 접근하고, 병수는 딸을 지켜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시도 때도 없이 그의 기억은 오락가락하고, 심지어 무엇이 환상이고 현실인지 구별하기가 어려워지는데…….



  영화는 상당히 헷갈렸다. 아무래도 주인공이 알츠하이머 환자라는 특이성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무슨 일을 했고 어떤 말을 했는지 기억하지 못하기에, 자신의 기억을 확신할 수 없기에, 주인공은 계속해서 갈팡질팡 우왕좌왕 어찌할 바를 몰라 했다. 그의 기억은 조각조각 났고, 기억의 순서가 뒤죽박죽되었으며, 어디까지 현실이고 어디부터 환각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가 아는 것은, 딸에게는 남자친구가 있고 그 남자친구가 연쇄 살인범이라는 것 정도? 하지만 증거도 없고, 남자 친구의 얼굴은 기억이 가물가물했다. 게다가 문득 그 모든 살인을 자신이 저지른 게 아닐까하는 의심마저 들었다. 주인공이 기억 속에서 헤맬 때, 나도 같이 헤매는 기분이었다.



  물론 퍼즐을 맞추듯이 후반부에 서서히 사건의 진상이 드러났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과연 저것도 믿을 수 있는 걸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진상이라 나왔던 것도 사실 그의 상상이라면? 영화 전체가 다 그의 상상이고 환각이라면? 결말 역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 않았다. 도대체 왜 펜던트에 그 사람의 사진이 있는 건지, 아직도 모르겠다. 설마 진짜 다 그의 환각이고, 그 사람이 그 사람인 걸까? 엔딩 크래딧이 다 올라갈 때까지, 의문은 계속되었다.



  그래서 전반적으로 답답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초반에는 독특한 설정 때문에 호기심이 들었는데, 중반 이후 집중력이 흐트러졌다. 뭐랄까……. 퍼즐 맞추기를 하는데 너무 조각이 많아서 귀찮은 느낌? 후반부에 반전이라고 나오는 몇 가지 사실들은 반전이라기엔 너무 심심했고, 그나마 ‘오!’하고 놀란 것은 병수 누나의 정체가 밝혀지는 부분이었다. 그건 진짜 예상 못했었다.



  문득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본 건, 아마 연쇄 살인마가 된 계기가 똑같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둘 다 어려서부터 심각한 가정 폭력을 겪었다. 병수는 이를 벗어나기 위해 첫 살인을 저지르기까지 했다. 태주의 경우에는 한 가지가 더 있었는데, 바로 심각한 뇌손상 때문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좀 억지스러운 장면이 있었다. 태주가 은희에게 자신의 머리에 있는 상처를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솔직히 영화에서 그의 상처 부위를 보고는, ‘어떻게 저런 손상을 입고 경찰이 되었을까?’라는 의문이 들었다. 저게 가능한가? 저 정도 상처는 경찰이 되는데 아무 문제도 없는 건가?



  그나저나 결말 부분에서 아직도 잘 모르겠는 장면이 있었다. 여기서부터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싫은 분들은 패스!



  병수가 있는 곳은 아마 경찰 감독 하에 있는 병원인 것 같다. 그렇다면 갖고 들어갈 수 있는 짐을 조사하지 않을까? 왜 거기에 주사기와 약병이 그대로 들어있었는지 모르겠다. 병수가 너무 잘 숨겨둬서? 잘 모르겠다. 태주가 경찰이 된 것과 함께 잘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