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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귀야행 5
이마 이치코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6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百鬼夜行抄, 1995
작가 – 이마 이치코
『여름의 손거울』은 저번에 ‘백귀야행 베스트 에피소드 하 百鬼夜行抄 ベストセレクション, 2009’에서 인상적으로 본 에피소드다. 딸을 너무 아끼고 사랑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집착으로 변한 것이 안타깝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랬다. 약속을 지킨다는 것의 무게감을 느낄 수 있었다. 죽어서도 약속을 지키고자 찾아오는 귀신들이라니……. 약속을 할 때는 잘 생각하고 맺어야겠다.
『반혼술의 대상』은 ‘아키라’의 학교가 배경이다. 2권에서도 아키라의 전공 담당 교수와 같이 탐사를 떠났던 학생들이 살해당하는 일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교수가 저주를 건다! 아무래도 이건 학과에 문제가 있는 게 아닐까 싶다. 아키라, ‘즈카사’ 그리고 ‘리쓰’는 사촌이라 할아버지의 능력을 이어받았다. 다들 나름의 고민이 있겠지만, 아키라는 그중에서 그나마 제일 낙천적인 성격인 것 같다.
이번 편에서 할아버지인 ‘가규’의 친구인 요괴가 하나 등장한다. 그는 요괴가 하는 일은 당연히 인간을 갖고 놀다가 정기를 빼먹는 일이라고 생각하기에, 인간을 대상으로 이런저런 장난을 친다. 아, 그에게는 장난이지만 인간에게는 목숨이 걸린 일이다. 어쩌면 리쓰에게 귀찮은 지인이 하나 더 늘어난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나저나 아키라네 학교에 놀러 와서 나중에 여기에 다니고 싶다는 리쓰의 말에 단호하게 네 성적으로는 안 된다고 말하는 즈카사, 너무 멋졌다.
『얼어붙은 그림자가 꿈꾸는 것』에도 그 요괴가 또 등장한다. 이름을 몰라서 그냥 그 요괴라고 부르기로 했다. 그런데 그와 얽힌 즈카사의 활약이 돋보였다. 요괴의 분신을 벌레라고 알고 신문지로 잡거나, 자신에게 다가온 요괴를 변태라고 주먹을 날리는 등, 어떻게 보면 천적이라고 할 수 있었다. 모르는 게 약이라고 해야 할까?
이번 에피소드는 무척이나 마음이 아팠다. 교통사고를 내고 도망간 아버지 때문에 평생을 그 빚, 아마 보상금을 갚느라 보내야 했던 가족이 등장한다. 그리고 그 사고 때문에 자식을 잃고 식물인간으로 살아야 했던 피해자도 나온다. 잘못한 사람은 따로 있는데, 평생에 걸친 고통은 다른 사람이 치러야 했다. 아버지라고 부르기도 아까운 그 XX는 어디선가 요괴에게 걸려 고통받다 죽었길 바라본다.
『남쪽바람』에서 리쓰는 변신을 한다! 고교생에서 수험생으로! 고3인 리쓰는 아키라와 즈카사에게서 과외를 받으며 열심히 공부한다. 하지만 시험을 얼마 안 남기고, 그 요괴가 나타나면서 집에 이상한 일이 일어난다. 리쓰는 못 본 척하고 공부하려고 하지만, 그게 마음대로 될 리가 없다. 결국, 리쓰는 수험생에서 또다시 다른 존재로 변신하게 된다. 주인인 리쓰의 변신 후 모습을 기대하는 ‘오지로’와 ‘오구로’가 귀여웠다. 물론 리쓰에게는 슬픈 일이겠지만.
공부는 미리미리 해야 한다. 고3 때 막판에 몰아치기를 한다고 잘 될 리가……. 물론 리쓰는 그것 외에도 다른 문제가 있었지만…. 어쩌면 요괴 세상에서 리쓰가 공부하는 것을 조직적으로 방해하는 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