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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 수면마비의 기억
로드니 애셔 감독, 지그프리드 피터스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The Nightmare, 2015
감독 - 로드니 에스쳐
출연 - 시그프리드 피터스, 스티븐 이베트
포털에서 검색하면, 이 작품의 장르는 다큐멘터리로 되어 있다. 그런데 영화를 다 보고 나면, ‘앞에 ‘페이크’라는 말이 빠져있는 거 아냐?’, ‘다큐멘터리처럼 만든 영화겠지?’ 이런 생각만 든다.
다큐멘터리라는 건,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한 영상을 말한다. 그런데 이 작품에 등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사실이라고 믿을 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이 영화는 가위눌림, 다른 말로 수면마비에 관한 8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그것도 하룻밤에 그치는 것이 아닌, 어릴 때부터 커서까지 오랜 시간 동안 겪은 이야기들이었다. 자기 집이건, 친구네 집이건, 심지어 여행을 갔을 때도 그들은 가위를 경험했다. 이 작품은, 그런 사람들의 경험담을 인터뷰와 배우들을 통해 재현하고 있었다.
가위에 눌려보면 알겠지만, 그건 상당히 기분 나쁜 체험이다. 온몸이 뭔가에 묶인 것처럼 움직일 수 없고,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하고, 때로는 인간이 아닌 게 확실한 뭔가가 보일 때도 있다고 한다. 여기서도 그런 것들이 등장한다. 그림자 사나이라고 불리는, 전신이 새까맣게 보이는 사람이라든지 외계인과 비슷한 형체 때로는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기도 했다. 특이한 점은, 몇몇 사람들에게 보이는 형체가 일치하는 때도 있다는 것이다. 갑자기 스티븐 킹의 소설 ‘불면증 insomnia, 1994’에 나오는 작은 대머리 남자들이 떠오르는 건 왜일까?
하여간 이 작품의 장르가 다큐멘터리라는 것 때문에, 과연 여기서 나오는 것들이 진실인가 아닌가,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아주 잠깐 고민을 했었다. 하지만 다큐멘터리가 현실을 사실적으로 기록했지만, 그게 진실이라는 보장은 없으니 그냥 ‘이런 식으로 지루하게 만들 수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진짜 영화는 상당히, 아주 많이, 심하게 지루했다. 계속되는 인터뷰에 인터뷰……. 그나마 중간에 들어있는 재현 장면에서 좀 깜짝 놀랄 수 있었다.
포스터를 보면, ‘가장 무서운 다큐멘터리 중의 하나’라는 문구가 적혀있다. 그건 아마 다큐멘터리가 현실을 기록한다는 것을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말인 것 같다. 그렇게 따지면, 이 작품은 무서운 게 맞다. 사람들의 무의식, 특히 잠을 잘 때 몸을 통제할 수 있는 존재라니! 그게 진짜라면, 아마 잠을 잘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영화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1984’에서 등장하는 ‘프레디 크루거’가 실존한다고 생각해보라! 잠자는 걸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다.
다큐멘터리로 보면 오싹한 내용이고, 영화로 보면 무척이나 심심한 작품이었다. 그리고 리뷰를 어떻게 써야 할지 몇 날 며칠을 고민하게 만든 작품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