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 기다리며 (2disc)
모홍진 감독, 윤제문 외 출연 / KD미디어(케이디미디어) / 2016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감독 - 모홍진

   출연 - 심은경, 윤제문, 김성오, 오태경





  연쇄 살인범을 수사하던 반장이 자신의 생일날 집 앞에서 습격을 받아 사망한다. 그의 어린 딸 ‘희주’만 남기고. 15년이 지나 희주는 아버지의 동료 경찰들의 보살핌 아래 성인으로 컸고, 범인인 ‘기범’이 마침내 출소한다. 그런데 그가 나오자마자, 예전에 그가 저질렀던 범죄와 비슷한 패턴의 살인사건이 발생한다. 경찰은 그가 또 다시 살인을 저질렀다고 하지만, 증거가 없기에 감시만 할 뿐이다. 한편 남들에게 보이는 순진하고 약간은 어수룩한 모습과 달리, 희주는 냉철하게 사건의 패턴을 연구하고 기범을 쫓는데…….



  영화는 중반까지 억울해하는 기범과 그를 쫓는 형사의 모습, 그리고 혼자서 사건을 조사하는 희주를 보여준다. 그러면서 혹시 기범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간 것은 아닐까하는 의문을 던져준다. 하지만 계속 보다가 문득 비슷한 설정의 외국 작품 몇 개가 주르륵 떠올랐다. 아, 그런 걸까? 그 예상은 맞았다. 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할 테니, 살인 사건의 패턴도 비슷할 수 있겠지. 그 부분은 그렇게 넘어가도록 하자.



  그런데 그 과정에서 희주보다 뒤늦게 사건의 패턴을 파악한 경찰들의 모습이 좀 황당했다. 그녀가 프로파일러에 최적화된 천재라면 모를까, 어떻게 그걸 경찰들이 못 알아낼 수 있지? 아! 진짜 희주가 천재였나? 그럴지도 모르겠다. 15년 동안 그녀를 돌봐준 수많은 베테랑 경찰들을 감쪽같이 속여 넘길 정도였으니까.



  중반 이후, 희주와 기범의 본격적인 대결은 무척이나 아슬아슬했다. 희주가 똑똑하다고 하지만, 기범은 연쇄 살인으로 악명을 떨친 숙련된 범죄자였다. 체력적으로나 실전 응용부분에서는 기범이 좀 더 유리했다. 그렇지만 대놓고 영화 ‘양들의 침묵 The Silence Of The Lambs, 1991’을 차용한 장면은 좀 실망이었다. 음, 이건 어쩌면 기범이 그 영화를 인상적으로 봐서 언젠간 따라해 봐야지라고 다짐한 거였을지도 모른다.



  결말을 보면서, 왜 그 사람이 그런 선택을 해야 했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을 보면, 굳이 그렇게 하지 않아도 복수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기범이 만약에 유능한 변호인을 구했다면, 그 모든 혐의에 대해 반박이 가능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그는 이미 연쇄 살인범으로 복역을 했으니, 아무도 그를 위해 나서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그렇게 어이없이 무너진 걸까? 자기편을 들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서?



  결말까지 가는 과정에서 좀 길어지는 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희주가 왜 자신의 재능을 숨기면서 살았는지도 드러나지 않았다. 설마 15년 전부터 그런 결심을 하고 살았다는 건가? 그런 거라면 너무 조숙하고 똑똑하다. 하지만 15년 동안 그 머리로 생각해낸 결과가 이거라면 음……. 그 외에도 말이 되지 않는 상황이 몇 개 더 있었다. 어떻게 희주가 기범이 묵는 곳에, 아차 그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니 패스! 그리고 경찰이 기범을 찾아가서 시비를 거는 장면은 공권력의 강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밥 먹을 때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데, 멀쩡히 밥 먹는 사람 머리를 내리치다니……. 기범이 변호사를 고용해 경찰을 고소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다. 자신의 무능력에 대한 화풀이를 그런 식으로 하는 건 아니지 않을까?



  찬찬히 따지고 보면 설정에서 어딘지 많이 빈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다. 하지만 중반까지 이리저리 설정을 꼬아서 생각할 여지를 준 건 마음에 들었다.



  아! 기범으로 나온 ‘김성오’는 진짜 범죄자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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