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 초강력 스포일러 있습니다!!! *******
원제 - The Hallow, 2015
감독 - 코린 하디
출연 - 조셉 마윌, 보자나 노바코빅, 마이클 맥엘하튼, 개리 리던
식물을 연구하는 ‘아담’은 부인인 ‘클레어’ 그리고 아기 ‘핀’과 함께 아일랜드의 어느 숲 근처 마을로 이사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그들을 환영하지 않고, 숲에 가지 말라며 협박 비슷한 경고를 한다. 어느 날, 아담은 숲에서 가지고 온 샘플에서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뭔가 이상한 것을 목격한다. 그 날 이후, 아기가 잠들어있는 방 창문이 갑자기 깨지고, 기르던 개가 이상한 증상을 보이는 등 기이한 일들이 연이어 발생한다. 아담은 자신을 괴롭히는 마을 주민의 짓이라 여기지만…….
숲에 뭔가가 있다는 설정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아무래도 숲에 온갖 정령 내지는 요괴가 살고 있다는 민간 전설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숲에는 온갖 기이한 존재들이 살고 있다. 그들은 예전에는 인간과 공존하면서 각자의 영역에서 지냈지만, 인간이 개발을 시작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숲을 개발하면서 사고가 나면 그곳에 살던 정령들이 분노했다고 하기도 하고, 누구는 그건 헛소리라고도 한다. 영화는 그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들을 엮었다. 숲에 살던 존재들과 공존하던 시골 마을, 하지만 현대화가 되면서 숲은 개발되고 이에 숲에 살던 이들은 분노한다.
거기다 영화는 유럽에서 전해 내려오는 ‘바꿔치기 아이 changeling, elf child, Wechselbalg’ 이야기까지 집어넣었다. 요정이 자신의 병약하고 못생긴 아이를 인간의 건강하고 예쁜 아이로 바꿔치기한다는 이야기인데, 흐음. 이건 어떻게 보면 부모 중의 한 명이 바깥에서 아이를 데려오면서 내놓은 핑계가 아닐까 싶다. 하여간 영화는 그 전설도 빌렸다. 그러고 보니 언젠가 보았던 영화 ‘할로우 차일드 The Hollow Child, 2017’가 생각난다. 거기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졌었다.
그러니까 인간의 부모와 요정의 부모가 서로 각자의 아이를 살리기 위해 싸우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 요정은 살 곳을 잃어가기에 자신의 아이를 바깥에서 안전하게 기르고 싶었고, 인간은 자신의 핏줄을 구해야 했다.
아! 이건 마지 종족의 존속을 놓고 싸우는 것 같다. 인간은 과학 기술을 이용하고, 숲의 존재는 자신들의 초자연적인 능력을 사용하여 서로 살아남기 위해 노력했다. 숲의 존재들이 좀 계획적이고 집중적으로 전략을 짜서 공격하면 좋았을 텐데, 그 부분은 아쉬웠다. 각개격파로 나서니까 성공률이 그리 높지 않은 거다. 이 작품에서 인물들이 사용한 과학 기술보다는 숲의 존재들이 가진 초자연적인 능력이 더 강해 보였는데!
결말 부분은 좀 허무했다. 왜 그렇게 되는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쟤들, 광합성 하는 거 아니었어? 그 빛이 그 빛이 아닌 거야?
아이를 살리겠다는 두 종족 대표 아버지들의 대결이 볼만했다. 인간은 아버지가 맞는데, 숲의 종족은 아버지인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인간은 아버지가 나오고 숲은 어머니가 나오면 형평성에 맞지 않아 보이니까, 그냥 두 종족 다 아버지가 나왔다고 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