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키크니의 무엇이든 그려드립니닷!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키크니 지음 / arte(아르테)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부제 -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 키크니의 주문제작 만화
작가 – 키크니
몇 달 전부터, SNS에서 인기를 끄는 계정이 하나 있었다. 댓글로 사람들의 의뢰를 받아 한 컷 그림으로 표현하는 일러스트레이터의 계정이었다. 사람들의 추천과 입소문으로 가보니, 재미있고 유쾌했으며 한편으로는 감동적이기까지 했다. 이 책은 그 작가인 ‘키크니’, 자칭 ‘일러스트레이터미네이터’가 7개월 동안 SNS에 그렸던 그림을 모아놓았다.
일상, 소망, 사랑, 가족, 농담 그리고 상상의 총 6개의 부분으로 나누어졌다.
어떤 것은 띄어쓰기와 동음이의어를 이용한 말장난 내지는 아재 개그로 표현하여, 보는 순간 빵 터지게 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한강에서 자전거 타는 그림을 그려달라’는 주문에 활활 불타는 자전거를 그려놓기도 하고, ‘오이무침 하는 법 그려달라’기에는 오이가 무를 치는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거기다 ‘로또 1등 당첨되어 회사 뛰쳐나가는 그림’ 주문에 의뢰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로또 1등 되는 그림을 그리기까지! 아, 진짜 한글은 역시 주어가 무엇인지 확실히 밝혀야 한다는 걸 새삼 깨닫는 순간이었다.
또한, 작가의 재치있는 비틀기와 세상을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에는 감탄이 절로 나왔다. ‘침대와 일심동체’라는 그림 의뢰에는 진짜 침대와 한 몸으로 만들어 놓았다. 의뢰인은 그런 의미가 아니었을 터라는 생각과 ‘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구나’라며 입가에 미소가 저절로 그려졌다.
그리고 가족에 관련된 그림은 재미있는 것도 있었지만, 감동을 주는 것도 많았다. 발달장애를 앓는 아이를 둔 어머니의 의뢰에 답한 그림은 진짜 하아……. 작가가 얼마나 따뜻한 마음으로 그렸는지 알 수 있었다. 게다가 엄마 말 안 듣는 손녀인 자신을 혼내는 돌아가신 할머니를 그려달라는 주문에 작가가 그린 그림을 보니, 웃음과 함께 마음 한구석이 시큰해지는 느낌마저 들었다.
웃음과 눈가가 약간 붉어지는 경험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