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The Possession of Hannah Grace, 2018
감독 - 디데릭 반 루이젠
출연 - 셰이 미첼, 그레이 데이먼, 커비 존슨, 스타나 카틱
형사였던 ‘메건’은 임무 수행 중의 사고로 동료를 잃고, 병원 시체 안치소 관리직으로 들어온다. 첫 출근 날, 처참하게 살해당한 시체 한 구가 들어온다. ‘한나 그레이스’라는 이름의 소녀 시체였다. 메건은 몰랐지만, 사실 한나는 구마 의식을 하다 죽은 소녀였다. 그날 밤, 시체 안치소에서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시체 안치실이라는 장소는, 직접 가보진 못했지만 어쩐지 말만 들어도 오싹한 느낌을 준다. 그곳을 배경으로 한 괴담은 꽤 많은데, 대개 죽은 자가 살아 돌아오는 내용이 많다. 언젠가도 적었지만, 죽었던 사람이 다시 돌아오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진 모습이 된다. 죽음 저편에서 어떤 일을 겪었는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장르 영화에서는 죽었다가 되살아난 사람이 예전과 똑같이 착한 행동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대개 사악해지고 말도 통하지 않는다. 아, 나쁜 놈이 되살아나면 더 나빠지는 거니까 달라지지 않은 걸까?
하여간 이 영화, 죽은 사람이 되살아오는 기본 설정에 사실 그 사람이 구마 의식의 대상자였다는 추가 설정까지 덧붙였다. ‘구마 의식 Exorcism’이란 가톨릭에서 사람에게 빙의한 귀신이나 악령 또는 악마를 쫓아내는 것을 의미한다.
시체 안치실과 구마 의식의 대상자였던 시체. 그리고 눈앞에서 동료를 잃은 트라우마와 죄책감에 시달리는 주인공. 이 두 가지만 봐도, 영화의 전반적인 흐름이나 분위기가 상상되면서 마구마구 기대되었다.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차분하면서 동시에 은근히 조여오고, 그러면서 어떤 부분은 은 좀 잔인하다 싶기도 했다. 그리고 몇몇 장면, 그러니까 제물을 이용해서 부활하는 부분은 몇 년 전에 본 영화 ‘제인 도 The Autopsy of Jane Doe, 2016’가 생각났다. 거기서는 주인공들이 자기들도 모르는 사이에 죽은 마녀 부활의 희생양이 되는데, 여기서는 주인공인 메건이 전직 경찰답게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면서 어떻게든 막아보려고 노력한다.
그런데 영화는 중후반으로 가면서 어쩐지 심심했다. 그 전까지 느껴졌던 긴장감이 서서히 사라지더니, 나중에는 그냥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보는 영화가 되어버렸다. 후반까지 집중하게 만드는 분위기였으면 정말 좋았을 텐데! 사실 마지막 장면을 주의 깊게 보긴 했는데, 예상했던 게 아니라서 실망하기도 했다. 설마 감독은 나같이 마지막을 노리는 사람을 낚으려고 그렇게 만든 걸까? 네가 무엇을 예상하건 그걸 이루어주지는 않을 것이다! 뭐 이런 거?
후반이 아쉬운 영화였다. 그나저나 한나 그레이스 얘는 왜 옷도 안 입고 돌아다니는 거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