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El Secreto de Marrowbone, Marrowbone, 2017
감독 - 세르지오 G. 산체스
출연 - 조지 맥케이, 안야 테일러 조이, 찰리 히튼, 미아 고스
악질 범죄자였던 아버지가 경찰에 잡히자, 어머니는 네 아이를 데리고 자신이 살던 고향 집으로 돌아온다. 병약했던 그녀는 큰아들 ‘잭’에게 동생들을 부탁한다는 말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성년을 몇 달 앞둔 잭은, 어머니의 사망 사실을 숨기기로 한다. 외부에 알려지면 동생들과 뿔뿔이 헤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여동생 ‘제인’, 충동적이지만 두려움이 없는 동생 ‘빌리’ 그리고 아직 어린 막내 ‘샘’까지, 네 남매는 엄마가 살아있는 척하며 비밀스러운 생활을 살아간다. 그러던 중 잭은 마을 도서관에서 일하는 ‘앨리’와 연애를 시작한다. 그런데 어느 날부턴가 집에 뭔가 있는 것 같고, 누군가 그들의 주변을 지켜보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어머니의 부재를 눈치챈 누군가 나타나는데…….
영화는 무섭다기보다는, 안타까웠다. 아이들이 처한 상황은 그리 좋지 않았다. 범죄자였던 아버지 때문에 아이들은 성을 바꿔서 거의 도망치다시피 어머니의 고향으로 와야 했다. 그리고 어머니의 죽음이 알려지면 안 되기에, 다른 사람들과 거의 교류를 하지 않았다. 그들이 만나는 건 앨리나 변호사뿐이다. 그들에게 어느 정도의 재산이 있지만, 그건 아버지가 범죄를 저질러서 얻은 돈이기에 쓸 수가 없다. 잭은 동생들을 다독이면서 가장으로 책임을 져야 했다. 좋아하는 여자에게까지 어머니의 부재를 숨겨야 했고, 생활비도 간당간당하다. 거기다 누군가 그들을 감시하고 집에서는 뭔가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계속해서 안 좋은 일이 연속으로 일어나고 있었다.
그래도 나중에는 가족의 힘으로 모든 것을 극복하길 바랐다. 대부분의 호러 영화는 아무리 사악한 존재가 나타나도, 거의 그렇게 이겨내니까 말이다.
영화는 어떻게 보면 잔잔했다. 몇 장면, 그러니까 집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질 때만 조금 호기심을 자아냈고 전반적으로 조용했다. 그러다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마구 몰아쳤다. 그동안 쌓였던 모든 갈등이 일제히 몰아치는 그런 느낌이었다. 영화 광고에서는 놀라운 반전이라고 하는데, 흐음. 비슷하게 흘러가는 영화가 흔해서 그렇게 놀라운 반전 같지는 않았다. 그냥 안타깝고 마음이 아팠다. 왜 그런지 자세히 쓰면 스포일러가 되기에 적을 수 없었지만, 하여간 슬펐다. 무척이나 비극적이었고 안쓰럽고 그랬다. 하아, 반전까지 보게 되면 진짜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영화 ‘23 아이덴티티 Split, 2016’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펼쳤던 ‘안야 테일러 조이’가 앨리로 등장하고, 드라마 ‘기묘한 이야기 Stranger Things, 2016’에서 실종된 동생을 찾아 헤매던 ‘찰리 히튼’, 그리고 영화 ‘더 큐어 A Cure for Wellness, 2017’에서 장어로 가득한 욕조 장면을 보여줬던 ‘미아 고스’까지, 낯익은 젊은 배우들이 출연한다. 내 바람으로는 나중에 이 배우들로 판타지 호러 액션 스릴러를 찍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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