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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페이지
브래드 페이튼 감독, 나오미 해리스 외 출연 / 워너브라더스 / 2018년 7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Rampage, 2018
감독 - 브래드 페이튼
출연 - 드웨인 존슨, 제프리 딘 모건, 조 맹가니엘로, 말린 애커맨
한 기업이 우주에서 몰래 유전자 실험을 하려다가 문제가 생긴다. 결국 우주선은 폭발하고, 샘플 가스를 담은 용기가 지구로 떨어진다. 우연히 그걸 흡입한 세 마리 동물, 알비노 고릴라와 늑대 그리고 악어는 유전자 변형을 일으키게 된다. 다쳐도 금방 재생할 수 있고, 원래 모습보다 몇 배로 커지면서 공격력과 민첩성 등이 뛰어나게 발달한 동물들은 위협적이었다. 기업에서는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전파를 일으키고, 동물들은 그 신호를 따라 도심지로 향하며 모든 것을 파괴하는데…….
영화의 주인공은 동물 사육사인 ‘드웨인 존슨’이라고 알려졌지만, 영화를 보면 실질적인 주인공은 알비노 고릴라인 ‘조지’라는 걸 알 수 있다. 남들과 다른 피부색 때문에 따돌림당할 수도 있지만, 특유의 친화력과 포용력으로 다른 고릴라들과 그럭저럭 잘 지내는 성품! 인간과 농담 따먹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유머 감각과 수화를 구사할 정도로 뛰어난 지능 그리고 인간과 공존하는 친화력! 인간의 잘못으로 고난을 겪지만 절대로 인간을 미워하지 않고 끝까지 돕는 의리까지!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 Rise of the Planet of the Apes, 2011’의 주인공 ‘시저’ 이후 두 번째로 만나는 멋진 유인원이었다. 시저가 타고난 지배자였다면, 조지는 뛰어난 장군이었다. 마지막 장면까지 품위와 유머 감각을 잃지 않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드웨인 존슨이 몸을 던져 구르는 장면이 많았지만, 그건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이미 그 사람이 그렇게 나오는 작품을 본 적이 있어서인지, ‘오, 이번엔 위험했어! 이야, 진짜 힘들겠네.’라는 생각만 들었다. 미드 ‘수퍼내추럴 Supernatural’에서 퇴마사이자 악마 사냥꾼으로 나왔다가 ‘워킹 데드 The Walking Dead’에서 나쁜 놈으로 나왔던 ‘제프리 딘 모건’이 등장할 때는, ‘아저씨 이건 오컬트 물이 아니라 괴수 물이에요.’라는 생각과 함께 ‘뒤통수치는 건가?’라는 의심이 아주 잠깐 들기도 했다.
영화를 보면서 ‘쥬라기 공원 Jurassic Park, 1993’이 떠올랐다. 그 작품에서는 온갖 유전자 조작을 통해 오래전에 사라진 공룡을 복원해냈다. 여기서도 유전자 조작을 통해 여러 동물의 장점을 갖춘 최강의 병기가 만들어졌다. 과학을 이용한 인간의 우수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인간에게는 그런 걸 만들어낸 능력은 있는데, 그걸 관리하거나 제어할 능력까지는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장르에서 보면, 원래 인간은 저 모양이라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된다. 매번 인간의 지나친 자신감과 과욕 때문에 실험하고, 그 실험에 문제가 생기자 은폐하려다가 문제가 더 커지고, 결국 지구 단위의 재난이 발생하고……. 이제 인간이 문제의 원인인 것은 기본 명제가 되어버린 모양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자기들의 과욕 때문에 멸망하는 작품이 나올 때가 되었는데, 언제쯤 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인간들이 다 사라지고 난 다음에, 그들이 만들어낸 실험체들이 지구를 차지하는 그런 거로. 아, 진짜 내가 조지였으면 인간들 다 죽이고 동물의 왕국으로 만들었을 것 같다.
동물들의 활약이 엄청났던 영화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