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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블핸드
크리스티안 E. 크리스티안센 감독, 루퍼스 스웰 외 출연 / 미디어허브 / 2016년 3월
평점 :
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원제 - Where the Devil Hides, 2014
감독 - 크리스티앙 E. 크리스티안센
출연 - 루퍼스 스웰, 앨리시아 데브넘 캐리, 애들레이드 케인, 레아 파이프스
어느 종교 공동체에서는 6월 6일 6명의 여자아이가 태어나면, 그 아이들이 18살이 되는 날 악마가 눈을 뜬다는 예언에 내려오고 있었다. 1994년 6월 6일, 예언대로 여섯 명의 산모가 각각 여자아이를 출산한다. 아이들을 죽여야 한다는 편과 그걸 막으려는 편이 충돌하는 가운데, 충격을 받은 한 산모는 갓 태어난 자신의 딸을 죽이고 자신도 자살하고 만다. 결국, 지켜보자는 의견이 우세하여 남은 다섯 아이는 아무것도 모른 채 성장한다. 마침내 그들이 18살이 되는 해, 마을에는 이상한 일이 일어나는데…….
여러 번 아들을 보내 세상에 부활하려던 악마는, 연이은 실패 때문인지 전략을 바꿨다. 바로 여자아이를 이용하기로 한 것이다. 게다가 장소 선택도 탁월해서, 외부와 단절되어 예전 생활방식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종교 공동체를 선정했다. 외부로의 출입이 자유롭지 않으니 조력자를 구하기도 어렵고, 종교 공동체라 신의 이름이라고 하면 사람들이 다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돈과 권력을 쥐어보겠다고 대도시로 진출하는 것보다는 소수의 신도를 두고 자신의 힘을 서서히 길렀다가 적절한 순간에 폭발시키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모양이다.
또한, 하나만 보내면 공격당하기 쉽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는지, 무려 여섯 명의 후보를 내보냈다. 아마 누가 자신의 후계자인지 헷갈려보라는 속셈 같았다. 그동안 악마가 진짜 열심히 머리를 굴린 모양이다. 아니면 보좌관을 쥐어짰거나.
영화의 기본 설정은 이렇듯 호기심을 자아내기 충분했다. 거기다 거기에 출연하는 배우들도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익숙한 사람들이 많았다. 이제 스토리텔링만 괜찮으면 영화는 성공적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영화는 좀 지루했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죽어가자 마을은 공포에 휩싸이고, 그 와중에 종교 지도자의 예언에 대한 집착은 거의 광기처럼 보이는데, 전혀 긴장되지 않았다. 악마 부활의 고전인 영화 ‘오멘 The Omen, 1976’에서처럼 악마를 각성시키기 위해 사람들이 죽어 나가는 것 같은데, 오싹한다거나 어떤 일이 또 일어날지 기대되지도 않고 그냥 그랬다. 특히 중반에 반전에 반전을 주기 위해서인지 오컬트 심령물에서 다른 장르로 살짝 방향을 비트는데, 그 장면에서부터 살짝 흥미를 잃었었다. 어쩐지 나이트 샤말란의 영화 ‘빌리지 The Village, 2004’가 연상되기도 했다. 게다가 그렇게 공동체를 벗어나려고 애썼으면서, 왜 하룻밤 만에 다시 돌아오는 것인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상했다. 그럴 거면 왜 탈출한 걸까……. 그 부분이 이해가 가지 않으면서 지루한 느낌을 주었다. 반전이 놀라워야 하는데, 그냥 그랬다.
영화의 기본 발상은 참신했는데, 나머지 요인들이 뒷받침을 해주지 않은 작품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