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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 있어 (한정판 겨울 에디션, 양장)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ㅣ 곰돌이 푸 시리즈
곰돌이 푸 원작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8년 3월
평점 :
품절
부제 - 아직 행복을 기다리는 우리에게
원작 – ‘A.A. 밀른’의 ‘곰돌이 푸 Winnie the Pooh, 1922’
‘곰돌이 푸’라는 작품은, 조카들을 위한 수저 세트라든지 접시 세트에서 주로 보았다. 그래서 그냥 아이들을 위한 그림 동화책의 캐릭터라고 생각하고, 그리 관심을 두지 않았다. 처음 이 책을 보았을 때는, 그냥 인기 있는 캐릭터를 이용해 대세에 편승하고자 만들었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몇 장 읽어보고 나서, 그 생각들이 잘못되었다는 걸 알았다.
이 책에 수록된 문장들이 원작에서 발견되었다는 뒤표지의 글을 읽고 나니, 그동안 곰돌이 푸를 평범한 어린이용 동화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나에게 꿀밤을 때려주고 싶었다. 꿀만 좋아하는 노출증 곰이라고 생각했던 ‘푸’가 이렇게 따뜻하고 다정한 말을 할 줄이야…….
책에는 어린 시절에 읽으면, 분명히 자존감을 기르는 데 도움이 되는 여러 문장이 가득 있었다. 어릴 때는 어쩌면 무슨 의미인지 잘 모르고 넘어갈 수 있었겠지만, 나중에 나이가 들면서 떠올리면 힘이 될 말들이었다. 예를 들면, 다른 사람의 기분을 지나치게 신경 쓰지 말라거나 남을 위하기 전에 자신을 먼저 돌보고 자기 자신을 믿으라는 문장들은 찡하니 마음에 와 닿았다.
어린 시절부터 저런 말들을 읽고, 무슨 의미일지 생각도 해보고, 가끔 떠올렸다면, 아마 자신만만하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어른이 될 것 같았다. 아, 조카들이 어릴 때 좀 많이 읽혀둘걸……. 덩달아 나도 좀 읽고.
요 몇 년 사이에 힐링을 주제로 한 책이 유행하고 있다. 사람들의 마음에 난 상처가 어마어마하게 깊고 그 부위가 커서 그런 모양이다. 이 책도 힐링을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든 생각은, 힐링이라는 게 결국은 자신의 마음을 다잡는 것이었다. 자기 자신을 돌보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즐겁게 하고, 남의 말에 휘둘리지 말고, 눈에 보이는 것에 흔들리지 말라는, 이 책에서 푸가 전해주는 말은 다 자신을 잃지 말라는 격려였고 응원이었다.
어차피 세상을 살아가면서 상처받는 걸 피할 수 없다면, 나 자신을 사랑하면서 피해를 최소화하자는 그런 의미인 걸까? ‘Don't hide yourself in regret. Just love yourself and you're set’이라는 어떤 노래의 가사가 떠오르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