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The Hollow Child , 2017
감독 - 제레미 루터
출연 - 제시카 맥레오드, 한나 체라미, 존 에멧 트레이시, 재나 미출라
십대 후반인 ‘사만다’는 ‘리즈’와 ‘개럿’ 부부에게 입양되었지만, 어쩐지 그리 좋아 보이지 않는다. 개럿은 그녀에게 규칙을 지키라고 강요하고, 부부의 열 살 된 딸 ‘올리비아’는 껌딱지처럼 그녀를 따라다닌다. 올리비아와 등하교를 같이 해야 하는 바람에, 사만다는 방과 후 친구들과 놀러가거나 파티에 참가할 수가 없었다. 그러던 중, 사만다는 친구와 놀기 위해 올리비아를 혼자 보낸다. 반 정도 왔으니 별 일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었다. 하지만 막상 집에 와보니 올리비아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올리비아의 실종에 개럿은 사만다를 비난하고, 리즈 역시 어찌할 바를 몰라 한다. 다행히 올리비아는 집으로 돌아왔지만, 사만다는 어쩐지 이상했다. 지금 집에 있는 올리비아는 예전의 그 올리비아가 아닌 것 같았다. 사만다는 집으로 오는 길에 있는 숲에 얽힌 이상한 이야기를 듣게 되는데…….
영화는 보는 내내 불편했다. 왜 리즈와 개럿은 사만다를 입양했을까? 그리고 이왕 입양했으면 잘 지내야 할 텐데, 개럿은 첫 등장부터 사만다를 마음에 들어 하지 않는다는 걸 명백히 드러냈다. 영화 시작부터 끝까지 그가 사만다에게 다정한 표정을 짓는 걸 본 적이 없다. 만약에 그들이 조금만 더 주의 깊게 사만다를 봤다면, 그녀의 한쪽 팔에 수많은 자해의 흔적이 남아있다는 걸 알았을 것이다. 그걸 알고도 그녀를 그렇게 대했다면, 개럿 진짜 쓰레기…….
아무리 봐도 자기네 친딸인 올리비아를 돌보라고 입양한 것 같았다. 열 살짜리가 혼자 등하교를 못하는 거리라면, 이사를 한다거나 스쿨버스가 있는 학교로 전학하는 등의 방법을 생각해봐야 하는 거 아닌가? 어떻게 학교 가는 길에 숲이 있는데, 거길 지나다니도록 하는 걸까? 게다가 등하교만 같이 있어야 하는 것도 모자라 집에서도 사만다는 올리비아를 봐야 한다. 한창 친구들과 어울리고 싶은 나이의 아이에게 집에서 어린 동생을 돌보라고 하다니! 심지어 할로윈 파티때 올리비아는 사만다가 친구들과 약속이 있는 걸 뻔히 알면서도 자기와 같이 놀아야 한다고 떼를 쓴다. 거기다 새 아빠라는 사람은 눈만 마주치면 인상을 쓰고, 온갖 규칙을 만들어놓고 지키라고 강요하고……. 차라리 베이비시터로 일을 시키고 알바비를 주던가! 이건 완전 무급 노동을 시키려고 입양했다고밖에 생각할 수 없었다. 그래서 사만다가 겉돌았던 건가! 하여간 이후 돌아온 올리비아가 보여주는 이상한 행동도 보는 내내 짜증이 났다. 사만다에게 교묘하게 누명을 씌우는 행동들을 하는데, 하아…….
영화를 보면서, 작년에 본 한국 영화 ‘장산범, 2017’이 떠올랐다. 아마 후반부 때문이 아닐까 싶다. 포스터를 보면 뭔가 오싹할 거 같은 영화였는데, 막상 보고 나니 가족이란 것에 대해 얘기하는 잔잔한 작품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