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그림에 숨어 있는 아이들 옛 그림에 숨어 있는 시리즈
이상권 지음 / 현암주니어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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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자 - 이상권

 


 

 

  저자의 이름이 낯익다 생각했더니만, 전에 읽었던 ‘하늘로 날아간 집오리’, ‘고양이가 기른 다람쥐’, ‘풀꽃과 친구가 되었어요.’ 그리고 ‘풀꽃도 맛이 있었어요.’를 쓰신 분이다. 어쩐지 내 취향의 글만을 내시는 것 같다. 이젠 확실히 기억해야지.

 

 

  생각해보니 아이들이 주인공이 옛 그림을 별로 본 기억이 없다. 미술책에 실렸거나 미술관에 있는 그림들의 대부분은 산이나 강 같은 자연, 동물이나 꽃과 벌레, 선비나 신선 등등이었다. 그나마 기억에 남는 아이들이 등장하는 그림은, 서당에서 훈장님에게 혼나는 아이를 그린 것뿐이다.

 

 

  물론 이 책에서 다루는 작품들 역시, 아이들이 주인공인 것은 아니다. 저자는 그림 한구석에 그려진 아이들의 모습을 찾아서, 어떤 상황인지 구연동화를 하듯이 이야기를 해주고 있었다. 그래서 글을 읽으면서 그림을 보면, 마치 그려진 아이들의 목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엄마 등에 매달린 아기는 졸리다 칭얼대는 것 같고 어린 동생을 돌봐야하는 어린 형이나 누나는 놀러가지 못해서 귀찮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따르는 동생을 귀여워하는 것 같다. 또한 밖에서 뛰어노는 아이들은 ‘너도 같이 하자!’고 손짓하는 것 같기도 하고, 선비들의 심부름을 맡은 꼬꼬마들이 속으로 궁시렁대는 소리도 들리는 것 같았다.

 

  그런데 책을 읽으면서 놀란 것은 선비들이 심부름꾼이자 짐꾼으로 어린 아이들을 썼다는 사실이었다. 게다가 아이들에게 술심부름까지 시키다니! 지금이라면 아동 학대 내지는 청소년 보호법에 걸릴 일들이다. 아기일 적에는 금이야 옥이야 싸고돌다가, 조금 크니까 밥값 하라고 일을 시키는 격이다. 음, 다른 관점으로 생각해서 강하게 키우는 것이라 보면 괜찮을까?

 

  그 전에는 몰랐는데, 이 책을 읽고 나서 그림을 찬찬히 살펴보니 은근히 아이들이 구석구석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아, 눈이 나쁜 것이 이리도 억울할 줄이야! 아이들의 모습과 표정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싶은데, 안타깝다.

 

 

  이 책에 실리지 않은 다른 그림 속 어딘 가에도 아이들이 숨어서 ‘나 찾아봐라~’라면서 숨죽여 웃고 있을 것 같다. 좋았어! 나중에 미술관이나 그림 관련 전시회를 가게 되면, 꼭 찾아봐야겠다. ‘너희들은 지금 그 그림 속에서 무엇을 하고 있니?’라고 물어보면, 그곳의 아이들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 지 궁금하다.

 

  다른 아동용 책들 같은 경우에는 서점 사이트에 삽화라든지 책 목차 사진 정도는 들어있었는데, 이 책은 전혀 그런 게 없었다. 아무래도 명화라서 안 되는 모양이다.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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