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인 고르키
에르하르트 디틀 글.그림, 김경연 옮김 / 현암주니어 / 2016년 5월
평점 :
절판


  원제 - Gustav Gorky, 2012

  작가 - 에르하르트 디틀

  그림 - 에르하르트 디틀

 

 


 

 

  이 책의 주인공 ‘Y3’은 고르키 행성에서 온 우주인이다. 그 별은 지구에서 5광년 떨어진 곳에 있는 곳으로, 다른 행성인들이 휴가를 보내러 올 정도로 멋지다고 한다. Y3은 잡지사의 은하계 통신원으로, 여러 행성으로 파견 나가 체험한 기사를 쓰고 있다. 그런 그에게 어느 날 출장 임무가 주어진다. 지구에 파견나간 동료 ‘Y9’가 연락두절 상태라, 확인을 하라는 사장의 지시였다. 지구 대기권에서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Y3은 한 지구인 가정에 불시착하게 된다. ‘브뢰젤만’ 가족은 Y3의 존재에 놀라워하면서, 상당히 잘 적응해간다. 그들의 도움으로 Y3은 어려움 없이 지구에 지내게 되고, Y9를 찾기 위해 노력한다. 우연히 브뢰젤만이 운영하는 푸드 트럭에 놀러간 Y3은 별 먼지를 이용해 오이 맛 소시지와 소시지 맛 오이를 만들어 낸다. 그것을 이용한 사업은 대박을 치게 되고, 그 기술을 노리는 대기업이 나타나면서 Y3과 브뢰젤만 가족에게는 위험이 닥치는데…….

 


 

  책을 읽으면서 든 생각은 ‘샐러리맨은 어느 별에서나 괴롭구나.’였다. Y3이 처음부터 지구에 온다고 자청한 게 아니었다. 사장이 시키기에 어쩔 수 없이 오게 된 것이었다. 게다가 책의 마지막 부분에서는 상당히 먼 곳에 있는 별로 또 다시 출장을 가야했다. 역시 사장의 명령으로……. 그가 낙천적인 성격이 아니었다면, 아마 회사를 당장에 때려치웠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점은 다행이라고 봐야할까?

 

 

  Y3이 바라본 지구와 지구인들은 신기한 것투성이였다. 브뢰젤만의 아들인 ‘브루노’가 친구들에게 뚱뚱하다고 놀림을 받는 것도 그는 이해할 수가 없었다. 뚱뚱하거나 말랐다는 게 뭐가 그리 중요한 지, 그는 알 수가 없었다. 또한 왜 지구인들은 끊임없이 돈벌이 사업만 생각하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지구의 대기는 고르키 행성인들에게는 좋지 않았다. 지구의 대기 때문에 Y3과 Y9은 감정적이 되었고 다투기까지 했다.

 

 

  우리가 그러려니 하고 넘겼던 일들이 그에게는 아주 이상하게 와 닿은 것이다. 자신과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사람을 배척하거나 괴롭히는 것, 돈에 집착하는 것, 그리고 오염된 환경을 그대로 두는 것은 그에게는 당연히 받아들일 일이 아니었다. 그의 눈에는 지구인들이 정작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인지 깨닫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책은 그렇다고 해서 대놓고 지구인들은 이러이러해서 나쁘다고 말하지 않는다. 직접적으로 말하기보다는, 여러 가지 상황들을 보여주면서 스스로 생각하게 한다. 지구인과 다른 가치관을 가진 다른 행성 사람의 눈과 입과 생각을 통해서 말이다.

 

 

  예전에는 외계인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지구 정복을 외치거나 지구인을 데려다가 실험을 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소설이건 만화건 영화건 드라마건 다 그랬다. 하지만 요즘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이 책처럼 선한 외계인이 나오기는 작품들도 더러 있다. 막연한 공포심으로 어릴 때부터 세뇌시키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잠재적 범죄자로 그들을 취급하는 건 외혐(외계인 혐오)이라고 볼 수 있으니까. 나중에 우주 연합에서 지구를 혐오죄로 고소라도 하면…….

 

 

  그림이 무척이나 아기자기하면서 창의적인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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