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몸에 딱 달라붙는 요술 테이프 모두가 친구 31
김효주 그림, 박은경 글 / 고래이야기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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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가 - 박은경

  그림 - 김효주

 

 

 

 

 


 

  선우는 엄마가 회사에 가는 게 싫다. 그래서 아침마다 회사가지 말아달라고 울며불며 매달리지만, 소용이 없다. 어떻게 하면 엄마와 같이 있을 수 있을까 고민하던 선우는 테푸 할아버지를 찾아간다. 거기서 그는 엄마에게 딱 달라붙어 있을 수 있는 테이프를 구한다. 다음 날 아침, 선우는 테이프를 이용해 엄마에게 딱 붙어있고, 급기야 회사까지 가게 되는데…….

 

 



  친구 딸네미가 어릴 적에 엄마만 보이지 않으면 그렇게 울어댔다. 얼마나 심했는지, 화장실을 가거나 샤워를 할 때도 문을 열고 있어야 했다. 지금은 어린이 집을 가서 좀 덜해졌지만, 여전히 집에 돌아오면 엄마 뒤를 졸졸 따라다닌다고 한다.

 

 

  내 조카들도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아침마다 어린이집에 갈 때 가기 싫다고 한 적은 있었다. 둘째 조카는 할머니에게 언제나 자기를 제일 먼저 데리러 와달라고 신신당부를 했었다. 그래서 할머니가 조금 늦게 데리러 가면, 할머니 얼굴을 보자마자 눈물콧물을 줄줄 흘리며 울었다고 한다. 막내 조카 역시 아침 마다 가기 싫어서 일부로 느리게 밥을 먹고 옷을 입고 그랬다. 책에 나오는 선우처럼 엄마에게 매달려 울고불고하지는 않았지만, 떨어지기 싫어한 건 비슷했다. 어린이 집 문 앞에서 인사를 하고 헤어지는데, 애가 계속해서 내가 있는 문 쪽만 바라보고 있을 때는 진짜 눈물이…….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고모가 빨리 가는 게 도움이 된다고 해서 후다닥 나오긴 했지만, 몰래 창을 엿보면 여전히 문에만 시선을 고정하고 있을 때도 있었다.


  책에서 선우는 엄마를 따라 회사에 가면서, 어른들의 생활이라는 게 재미있지만은 않다는 것도 깨닫게 된다. 친구들과 놀고도 싶고 재미있는 것도 하고 싶어졌다. 그리고 비록 몸은 떨어져있지만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은 그대로라는 걸 알게 된다. 그제야 그는 아침마다 엄마와 빠이빠이 하는 게 슬프지 않았다.

 



  음, 내 조카들은 엄마나 고모가 돈을 벌어야 주말에 너와 맛있는 걸 사먹을 수 있다는 말에 고개를 끄덕인 기억이 난다. 그리고 시간이 좀 지나면, 어린이집 앞에서 ‘고모, 치킨 값 잘 벌어와.’라고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그래, 고모는 이때부터 조카들의 지갑이었지.

 

 

  선우가 알게 된 것은 엄마가 나를 여전히 사랑한다는 사실이었다. 엄마가 회사에 있는 동안 날 잊은 게 아니라, 계속해서 생각하고 보고파한다는 것이었다. 엄마나 선우가 각자 생활이 있고 그 때문에 떨어져있는 시간이 있지만, 서로를 그리워하는 마음은 변함없다는 걸 선우는 느꼈다. 그래서 서운하거나 슬프지 않았다. 작가는 아마 아이들에게 그런 마음을 알려줘야 불안해하지 않는다고 얘기하는 것 같았다. 하긴 언제 어디서나 자신을 사랑하고 믿어주는 존재가 있다면, 어딜 가도 든든할 테니까.

 

 

  그나저나 테푸 할아버지의 그 딱 달라붙는 테이프 나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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