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입] Rampage (램페이지)(지역코드1)(한글무자막)(DVD)
Peace Arch Trinity / 2010년 6월
평점 :
절판


  원제 - Rampage, 2009

  감독 - 우베 볼

  출연 - 브렌단 플레처, 샤운 시포스, 마이클 파레, 매트 프루어






  미리 말하자면, 이건 최근 개봉작인 괴수 영화가 아니다. 2009년도에 만들어진, 어느 총기난사범에 대한 작품이다. 포털에서 ‘램페이지’를 검색하면 하얀 거대 고릴라만 나오니 주의해야 한다. 한국과 달리, 외국에는 총기 소유가 자유로운 나라들이 많다. 알아서 자기 총을 잘 챙기고 이웃과 사이좋게 살면 아무 문제가 없겠지만, 모두가 다 그런 것은 아니다. 그 때문에 총격 사건에 대한 뉴스를 종종 볼 수 있다.



  ‘빌’은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직장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와 함께 사는 부모는 성인이 된 아들이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 것 같아 걱정이 태산이다. 그들은 아들에게 독립을 권유하고, 빌은 이에 반항한다. 그는 세상에 불만이 많았다. 주문도 제대로 받지 않고 빈정대는 카페 직원,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 상사. 그러던 어느 날, 빌은 대학에 가겠다고 말해 부모를 감동시킨다. 하지만 부모가 회사에 나간 후, 빌은 그동안 준비했던 일을 벌이는데…….



  첫 문단에서부터 눈치 챌 수 있는 일이지만, 빌이 준비한 것은 총격 난사와 대규모 폭발이었다. 영화는 시작부터 계속해서 뉴스를 들려준다. 대부분이 부정적이고 암울한 현대 사회의 문제에 대한 것들이다. 전쟁이라든지 거대 기업의 음모, 살인강도 사건들, 종교에 관한 설교 방송, 신을 부정하는 강연 그리고 지금까지 벌어졌던 다른 총격 사건 등등. 그런 것들을 듣고 있으면, 이 세상이 언제 망해도 별로 놀랍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빌이 모두에게 총을 쏜 것은, ‘이놈의 빌어먹을 세상 망해버려라’는 주문이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영화를 보면서, 꼭 그런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처음에는 세상의 부조리에 반항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는데, 하는 짓을 보니 그게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에게 무시당하고, 미래는 불안하고, 주위에는 스트레스 주는 사람들만 있다 보니, 그냥 분풀이를 하고 싶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하는 짓이 무장하지 않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마구 총을 쏘아댄 것이다. 그래놓고 결말에 가서는 으……. 정작 자신에게 제일 스트레스를 준 사람들에게는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



  게다가 자신의 철학이자 주장이라고 말을 주절대는데, 중2병에 걸린 인터넷 소설 주인공들이 하는 말과 별로 다르지 않았다. 더 웃긴 건 사람들 앞에서 연설 비스무리하게 하는 말이랑 그가 그 전까지 했던 행동이랑 전혀 맞지가 않는다는 점이다. 남들에게 자기가 한 행동을 정당화하기 위해서 어디서 멋있어 보이는 내용들로만 짜 맞춘 거에 불과했다. 자세한 비교는 스포일러가 될 거 같아서 패스하겠다.



  영화는 좀 실망스러웠다. 자신만의 철학이나 신념이 없는, 민낯으로는 남들에게 아무 말도 못하는 찐따같은 놈이 사람을 죽이고 다니는 영화는 내 취향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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