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 코니 윌리스 소설집
코니 윌리스 지음, 이주혜 옮김 / 아작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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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제 - A Lot Like Christmas, 2017

  작가 - 코니 윌리스




   몇 달 전에 리뷰를 썼던 ‘고양이 발 살인사건’과 세트인 작품이다. 작가인 코니 윌리스가 집필한 많은 단편들 중에 크리스마스와 관련된 이야기들만 묶어놓았다. 그러니까 이 책도 단편집이라는 얘기다.


『기적』의 주인공 ‘로렌’은 회사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선물 준비를 담당하고 있다. 동료들에게 줄 선물과 파티에서 입을 드레스까지 마무리했을 때, 그녀의 앞에 ‘크리스마스 선물의 유령’이 나타난다. 그는 요즘 크리스마스 선물에 정성과 환경 보호가 빠져있다고 혀를 차면서, 그녀가 준비한 모든 것들을 바꿔놓는데…….



  선물과 현재의 영어 단어가 똑같다는 점을 이용해, ‘찰스 디킨스’의 소설 ‘크리스마스 캐럴 A Christmas Carol, 1843’의 현재의 크리스마스 유령을 크리스마스 선물의 유령으로 바꿔놓은 시작부터 재미있다. 거기다 환경 보호론자인 유령 식물성 잉크를 쓰지 않고, 재생지로 만든 카드를 쓰지 않았다고 화를 낸다. 텔레비전에서 해주는 크리스마스 특별 영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채널을 바꾸기도 하고 말이다. 유령 때문에 로렌은 뜻하지 않은 인연을 만나게 되는데, 이건 아무래도 유령의 큰 그림이 아니었을까 싶다.



  『빨간 구두 꺼져! 나는 로켓 무용단이 되고 싶었다고!』는 인공 지능을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로봇 소녀 ‘에밀리’와 ‘하빌랜드’라는 여배우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인간의 직업을 빼앗지 않기 위해 원하는 것이 없도록 프로그래밍되어있지만, 어찌된 일인지 에밀리는 무용단원이 되고 싶어 했다. 하빌랜드는 그녀를 도와주기로 하는데…….



  사건의 전개는 어떻게 보면 인간적이었는데, 결말 역시 너무도 인간적이었다. 연구소 측의 대응도 당연해보였고, 하빌랜드의 반응 역시 이해가 갔다. 어쩌면 하빌랜드와 그녀의 지지자들이 연구소의 박사보다 더 에밀리를 인간적으로 받아들인 것 같다. 박사에게 에밀리는 단지 자신의 연구 실적을 뽐낼 수 있는 결과물이었지만, 하빌랜드에게 에밀리는 인간과 비슷한 감정을 지닌 새로운 인격체이자 친구였다.



  『우리 여관에는 방이 없어요.』는 크리스마스 공연을 준비하는 한 교회에서 벌어진 일이다. ‘샤론’은 교회에 나타난 두 젊은 노숙자 부부를 만나게 된다. 그들은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고, 한겨울에 샌들을 신고 있으며 여자는 임신 중이었다. 처음에는 불쌍해서 교회 안에서 쉬도록 했지만, 샤론은 알아차린다. 그들은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어찌된 일인지 모르지만 시공간을 이동한 ‘마리아’와 ‘요셉’ 부부였다. 다른 사람들 눈에 들키면 노숙자로 몰려 센터로 쫓겨 가게 된다. 샤론은 아무로 모르게 그들을 숨겨주면서, 동시에 베들레헴으로 돌려보낼 방법을 찾기로 하는데…….



  초반에 노숙자들이 다른 교회에 숨어들거나 비품을 훔쳐가는 일이 많다는 얘기를 하면서, 여관에 방이 없다고 쫓겨나는 마리아와 요셉 연극을 대비해서 보여주는 구도가 참 의미심장했다.



  『모두가 땅에 앉아 있었는데』는 코니 윌리스의 다른 단편집인 ‘여왕마저도 The Best of Connie Willis, 2013’에서 이미 리뷰를 썼었기에 여기서는 패스!



  『코펠리우스 장난감 가게』는 연애는 좋아하지만, 그들의 아이는 싫어하는 남자가 등장한다. 화장실에 가고 싶다는 아이를 따라 장난감 가게에 들어간 그는, 뜻하지 않은 곤경에 빠지는데…….



  장난감 가게가 아이들에게는 천국이지만, 왜 어른들에게는 곤혹스러운 장소인지 잘 보여주고 있다.



  『장식하세닷컴』의 주인공 ‘리니’는 고객 맞춤형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주는 일을 하고 있다. 사람들의 요구에 맞춰 다양한 종류의 컨셉으로 집안을 꾸며준다. 그런 그녀에게 새로운 의뢰가 들어오는데…….


  과연 크리스마스라는 게 뭘까 생각하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남들과 다르게, 특이하게, 그리고 멋지게 집을 꾸미는 것이 크리스마스일까?



  이 책의 다른 이야기들도 다 비슷한 말을 하고 있었다. 과연 크리스마스는 무엇을 위해서 있는 걸까? 우리는 왜 그 날을 기념하는 걸까? 유쾌하지만, 한편으로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해보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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