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제 - What Happened to Monday?, 2017

  감독 - 토미 위르콜라

  출연 - 누미 라파스, 윌렘 데포, 글렌 클로즈, 로버트 와그너






  그리 멀지 않은 미래, 인구 증가는 거의 모든 자원의 부족을 가져온다. 결국 정부는 한 가정 당 한 명의 자녀만 허용하는 정책을 발표한다. 이에 이미 태어난 아이들까지 정부에 의해 끌려가는 가운데, 한 집안에 무려 일곱 쌍둥이가 태어난다. 할아버지인 ‘테렌스’는 아이들을 몰래 기르기로 결정한다. 그는 각 아이들에게 요일 이름을 붙이고, 해당 요일에만 밖으로 나갈 수 있도록 한다. 일곱 명의 아이들은 ‘캐런’이라는 한 이름으로 바깥에서 활동하고, 집에 돌아와서는 그날 있었던 모든 일을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먼데이’가 회사에서 돌아오지 않는다. 남은 여섯은 도대체 먼데이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려고 하는데…….



  주연을 맡은 ‘누미 라파스’가 무척이나 고생했다는 느낌이 들었다. 1인 7역이라니……. 영화를 다 본 지금도 사실 누가 먼데이고 ‘웬즈데이’인지 구별을 못하겠다. 그냥 머리 긴 애, 염색한 애, 짧은 애로 구별했다. 그래서일까? 후반으로 들어가면서, 누가 잡혔고, 누구와 누가 다투고, 누가 희생되었는지 헷갈렸다. 집에 있을 때는 그래도 괜찮았는데, 밖으로 나오면서는 비슷하게 옷을 입어서인지 구별하기 어려웠다. 그게 가능했으면 후반을 더 즐겁게 볼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



  한정된 자원과 늘어만 가는 인구에 관련된 이야기는 미래 사회를 그린 작품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소재이다. 전쟁이 난다거나 계층이 나뉘어서 빈익빈부익부의 암울한 사회를 다룬 것만 봤는데, 여기서는 인구 수 조절을 시도한다.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정부에서는 이미 태어난 아이들까지 계획에 포함시킨다.



  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은 부모에게서 떨어져 강제로 끌려간 아이들이 어떻게 될 것인지 몰랐던 걸까? 그냥 정부에서 자손을 낳지 못하도록 강제 시술 정도만 하고 다른 곳으로 보낼 것이라 생각한 걸까? 그 법안을 만들었을 때, 이미 아이들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지 알고 있었을 것이라 추측된다. 그래서 후반부에 그 법안을 내놓은 의원에게 사람들이 보인 태도를 이해할 수 없었다. 거의 20년이 넘게 그런 일이 있었는데, 아무도 몰랐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사람들이 너무 순진한 모양이다. 아니면 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존재하지 않은 일이라 여기는 사람인 걸지도. 어쨌든 그들은 끌려가지 않고 집에서 성장할 수 있었던, 살아남은 아이들이었으니 말이다.



  영화를 보면서 ‘다름’에 대해 생각해보았다. 캐런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일곱 쌍둥이는 어릴 때부터 모든 것을 공유해야 했다. 그 날 친구들과 나눈 대화라든지 행동, 있었던 일 등등. 그래야 다음날 다른 아이가 위화감 없이 행동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먼데이가 사라진 다음, 놀라운 사실이 밝혀진다. 그녀에게는 다른 자매와 공유하지 않은 비밀이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건 다른 여섯에게도 해당되는 사항이었다. 어쩌면 너무도 능숙하게 몇 십 년을 살아왔기에, 경계가 느슨해진 것일 수도 있다. 아니면 아무리 쌍둥이라지만, 감정이나 성향, 취미, 그리고 사고방식이 같지 않아서 생긴 일일 수도 있다. 누군가에게는 비호감인 사람이, 다른 누구에게는 호감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누군가에게는 옳지 않다고 여겨지는 일이 누군가에게는 받아들일 수 있는 수준일 수도 있었을 테고 말이다.



  쌍둥이는 흔히 모든 것이 비슷하거나 똑같다고 여겨지지만, 다른 존재이다. 그러니 쌍둥이가 아닌 사람들이 다른 것은 당연한 게 아닐까? 요즘은 다름을 받아들이지 않으려는 분위기가 만연하다. 나와 생각이 다르면 몰아붙이거나 배척하고, 아예 상대조차 하지 않으려는 경우도 있다. 그 다름 때문에 일곱 쌍둥이는 위험에 처하고 서로를 비난하기도 하지만, 결국 서로가 다른 존재라는 것을 인정하게 되었다. 모두를 위한 하나가 아니라, 온전한 자기 자신을 선택했다. 다름을 인정하는 순간, 그들은 개별적인 인격체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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