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관의 살인 아야츠지 유키토의 관 시리즈
아야츠지 유키토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2년 12월
평점 :
품절


아야츠지 유키토를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약간 좋아합니다.^^). 그래도 관 시리즈는 좋아해서 나오는 족족 구해서 읽었습니다.(절반 정도는 구입했고 절반 정도는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습니다.).

기면관의 살인을 재밌게 읽은 터라 즐거운 마음으로(두 권을 쌓아놓고 읽었습니다. 재밌는 책 머리맡에 쌓아놓고 읽을 때의 그 뿌듯함이란....^^) 읽기 시작했는데, 어이쿠 내가 싫어하는 유형의 이야기입니다. 보통 관 시리즈는 정독을 하는데 이 책은 설렁설렁 읽었습니다. 꽤 자주 건너뛰었고요. 제 취향과 많이 엇나가서 관 시리즈 중에서 유일하게 재미가 없었습니다.

다른 관 시리즈와 비교하면 많이 이질적입니다.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인상적이긴 합니다. 일본에서 처음 출간되었을 때는 신선하게 느껴졌을 텐데 현재 한국의 시점에서 보면 약간 낡은 느낌이 듭니다.(이런 트릭, 이런 이야기 구조를 가진 작품이 많이 출간되었거든요.). 

덧. 색다른 관 시리즈를 원하시는 분은 재밌게 읽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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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의의 쐐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에드 맥베인 하면 경찰 혐오자가 생각납니다. 그가 쓴 경찰 소설 중에서 오랫 동안 구할 수 있는 작품이 이것 하나 뿐이어서 이것만 여러 번 읽은 탓입니다. 아주 재밌어서 여러 번 읽은 건 아닙니다. 괜찮은 작품이긴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읽을 건, 이것만 자꾸 재간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꾸 번역되는 걸 보면 내가 느끼지 못한 뭔가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제대로된 번역본으로 읽으면 감상이 달라질 거야, 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서판, 해문판 모두 번역이 별로였으니까요. 그런데 황금가지판 번역도 그냥 그랬습니다.(경찰 혐오자는 현재 세 가지 판본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동서판, 해문판은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은 게 아니니 경찰 혐오자를 읽고 싶으시면 황금가지판을 선택하세요.)

이런 이유로 살의의 쐐기를 손에 들었을 때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밌네요. 저한테는 경찰 혐오자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이 작품 덕분에 다른 87분서 이야기도 읽고 싶어졌을 정도입니다.

이야기는 무더운 여름 날 87분서의 정경을 느긋하게 묘사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러다 여성이 형사실을 방문하고 이야기는 급박하게 전개됩니다. 한 순간에 분위기를 바꿔서 몰고 가는 작가의 솜씨가 아주 좋습니다. 살인의 쐐기는 외근 나간 형사, 스티브 카렐라의 수사와 87분서를 방문한 여성의 용건 두 가지를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는데 두 가지 다 흥미진진합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궁금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습니다.

흠, 좋네요.

덧. 기대하지 않았던 87분서 이야기가 하나 더 나왔네요. 아이스. 이것도 재미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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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팅 게임 - 백만장자의 상속자 16명이 펼치는 지적인 추리 게임!, 1979년 뉴베리 상 수상작
엘렌 라스킨 지음, 이광찬 옮김 / 황금부엉이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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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황금부엉이에서 웨스팅 게임 개정판을 내면서 판형을 갈아버렸네요. 책이 많이 커졌습니다. 표지도 바뀌고.
본문 속에 있던 등장인물 소개가 책날개로 이동한 게 마음에 드네요. 초반에 등장인물이 많이 나와서 이름 기억하는 데 애를 먹었거든요. 본문을 들추는 것보다 책날개를 보는 게 편하죠.

웨스팅 게임은 뉴베리상 수상작입니다. 뉴베리상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으로 수상작은 거의 번역이 되어 있습니다. 수상작을 사십 편 정도 읽었는데 대부분 재밌었습니다.(둘리틀 선생의 바다여행처럼 너무 아동 취향이라 별로였던 작품도 있긴 했는데 그건 제가 나이가 많은 탓이지 작품 탓은 아닙니다.^^).
제가 가장 신뢰하는 상이 뉴베리상입니다.(하나 더 꼽자면 휴고상 정도인데 휴고상보다는 뉴베리상의 타율이 더 높습니다.). 그래서 웨스팅 게임을 읽었습니다. 구판으로 한번 신판으로 한번, 두 번 읽었는데 두 번 다 재밌네요.

백만장자 웨스팅이 죽었습니다. 그리고 16명의 유산 상속자가 모입니다. 변호사는 그들을 앞에 두고 유언장을 낭독합니다. 그런데 그 유언이라는 게 고약합니다. 자신은 살해당했고 유산 상속자 16명 중에 범인이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살인범을 잡는 자에게 유산 이백만 달러를 상속하겠다고 약속합니다.(이백만 달러는 현재의 금전 감각으로 보면 좀 약해 보입니다. 우리나라 돈으로 21억 정도인데 이 정도 가격의 아파트가 서울에는 제법 많죠. 게임에 걸린 유산이 아파트 한 채 값이라고 생각하면 김이 좀 샙니다. 그래서 저는 책을 읽을 때 유산이 1억 달러라고 생각하고 읽었습니다. 책이 처음 나온 연도(1978년)를 감안하면(석유 파동을 거치면서 물가가 엄청나게 올랐죠) 무리한 액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때부터 유산을 타기 위한 각축전이 시작됩니다.

범인을 알면 그냥 밝히면 될 텐데 웨스팅은 왜 이런 게임을 할까요. 뭔가 속셈이 있어 보입니다.
어쨌든 게임은 시작 되었습니다. 16명은 짝을 이뤄 범인을 추리하기 시작합니다.

본문 중에 퍼즐을 푸는 장면이 많이 나오는데 영어에 능통하지 않은 한국 독자가 이걸 통해서 범인을 맞히기는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등장 인물들의 풀이를 따라가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까 미국 독자처럼 퍼즐 푸는 재미를 느낄 수는 없을 겁니다. 그래도 충분히 재밌는 작품이기 때문에 동화를 좋아하시는 분, 더하여 추리 소설 좋아하는 분은 한 번 읽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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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 항간에 떠도는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17
쿄고쿠 나츠히코 지음, 금정 옮김 / 비채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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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읽었습니다. 그런데 뒷맛이 좀 꿉꿉합니다.
찝찝한 정도는 아니지만 개운하지는 않아요.
같은 사무실에 있다는 미야베 미유키의 에도 미스터리와 비교하면 더 그런 느낌이 납니다.
미미 여사의 에도 미스터리는 이런 뒷맛이 없는데(괴담을 다룬 흑백이나 안주도 뒷맛은 깔끔한 편이죠), 교고쿠 나쓰히코는 일본 소설 특유의 습한 느낌이 좀 있습니다.

항설백물어는 사기꾼이 흉악한 놈들을 혼내주는 이야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와중에 괴담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괴담을 읽는 재미가 쏠쏠한데 나중에는 좀 지겹더군요.

나오키상을 수상했다는 후항설백물어는 언제 나올까요. 빨리 나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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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생 4 - 아직 살아 있지 못한 자 : 정수 미생 4
윤태호 글.그림 / 위즈덤하우스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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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경기다, 불황이다, 살기 어렵다, 이런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그런데 백화점 가보면 사람들 넘치고 아파트 값은 여전히 너무 높고(내렸다고 해도 여전히 비싸서 구입할 엄두를 못내겠어요), 불황과 상관없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개인 뿐 아니라 산업도 업종에 따라서 양극화가 극심하다던데 이런 양극화 때문일까요?
만약 그렇다면 양극화 위쪽에 끼고 싶은데 계속 아랫쪽에 머물게 되네요.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 같아서 서글픕니다.^^

제가 좋아하는 출판계도(취미가 독서 뿐인지라) 애석하게 아래쪽입니다. 계속 불황이라는 소리만 들리더군요. 언제 좋았던 때가 있었나 싶기도 합니다. 올해가 최악이다 했는데 내년이 더 나쁘고...그나마 좋았던 아동 시장도 선행 학습인지 뭔지 때문에 어렵다고 하고.

만화 쪽도 어렵다는 소리 나온 지 오래됐죠. 망했다는 소리 나온 지도 꽤 됐고.
이런 어려운 만화계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게 웹툰이죠. 수많은 작품들이 네이버, 다음에서 연재되었고 지금도 연재되고 있습니다. 그 많은 작품들 중에서 가장 재밌는 작품을 하나 고르라면 저는 미생을 고르겠습니다.
처음 봤을 때는 '생뚱맞게 웬 바둑만화?' 라고 생각했는데 보면 볼수록 빠져들게 됩니다.

주인공 장그래는 어렸을 때부터 바둑연구생 생활을 했습니다.(잘 몰랐는데 바둑연구생이란 게 있답니다.). 그는 다른 공부는 하지 않고 오로지 바둑만 연구했습니다. 그리고 프로 입문에 실패했습니다. 평생 야구, 축구만 했는데 프로에 가는데 실패한 것과 비슷할 겁니다. 살 길이 막막한 거죠.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세가 기울어서 바둑을 그만두고 취직을 했는데 적응이 쉬울 리 없습니다. 도망치듯 직장을 나와 움츠리고 있는데 지인이 원 인터내셔널이라는 상사의 인턴 자리를 알아봐 줍니다.
장그래는 그것을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고, 처음 바둑을 두었을 때의 결의를 살려서 일에 매달립니다. 미생은 그런 장그래의 직장 생활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담담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장그래는 4권에서 한 명의 직장인으로서 자신의 몫을 해냅니다. 실패한 바둑 지망생에서 어엿한 직장인으로 일어선 거죠. 4권 후반부를 읽을 때는 주먹을 쥐고 읽었습니다.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고 장그래의 활약이 멋있어서.
4권을 읽고 나서 1권부터 3권까지 다시 읽었습니다. 또 읽어도 재밌군요.
장그래가 계약직의 신분에서 벗어나서 정식 채용되길 바라며, 계속 지켜볼 생각입니다. 앞으로 몇 권이 나오든. 

학생들과 직장 초년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입니다.(연배가 높은 분도 재밌게 읽으실 겁니다.).
시간 나시면 한 번 읽어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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