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의의 쐐기 87분서 시리즈
에드 맥베인 지음, 박진세 옮김 / 피니스아프리카에 / 2013년 1월
평점 :
절판


에드 맥베인 하면 경찰 혐오자가 생각납니다. 그가 쓴 경찰 소설 중에서 오랫 동안 구할 수 있는 작품이 이것 하나 뿐이어서 이것만 여러 번 읽은 탓입니다. 아주 재밌어서 여러 번 읽은 건 아닙니다. 괜찮은 작품이긴 하지만, 그렇게 재미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러 번 읽을 건, 이것만 자꾸 재간되었기 때문입니다. 자꾸 번역되는 걸 보면 내가 느끼지 못한 뭔가가 있겠지 하는 마음으로, 그리고 제대로된 번역본으로 읽으면 감상이 달라질 거야, 라는 기대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동서판, 해문판 모두 번역이 별로였으니까요. 그런데 황금가지판 번역도 그냥 그랬습니다.(경찰 혐오자는 현재 세 가지 판본으로 팔리고 있습니다. 동서판, 해문판은 정식으로 저작권 계약을 맺은 게 아니니 경찰 혐오자를 읽고 싶으시면 황금가지판을 선택하세요.)

이런 이유로 살의의 쐐기를 손에 들었을 때 그다지 기대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재밌네요. 저한테는 경찰 혐오자보다 훨씬 나았습니다. 이 작품 덕분에 다른 87분서 이야기도 읽고 싶어졌을 정도입니다.

이야기는 무더운 여름 날 87분서의 정경을 느긋하게 묘사하면서 시작합니다. 그러다 여성이 형사실을 방문하고 이야기는 급박하게 전개됩니다. 한 순간에 분위기를 바꿔서 몰고 가는 작가의 솜씨가 아주 좋습니다. 살인의 쐐기는 외근 나간 형사, 스티브 카렐라의 수사와 87분서를 방문한 여성의 용건 두 가지를 번갈아 가면서 보여주는데 두 가지 다 흥미진진합니다. 이야기가 어떻게 마무리될 것인가, 궁금해서 단숨에 읽어내려갔습니다.

흠, 좋네요.

덧. 기대하지 않았던 87분서 이야기가 하나 더 나왔네요. 아이스. 이것도 재미있어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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