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여년 동안 웨이트를 했었다.
사실은 그보다 더 오래되지만 주 4회, 2시간 이상, 소위 중독성이 있다는 수준으로 해온게 10년 정도다.
여기에다 절대 만만한 거리가 아닌 달리기도 심심찮게 더해진다.
체질량계 결과는 약간의 수치 차이는 있지만 매번 거의 동일하였다.
과체중.
근육량 과다.
그리고 체지방 과다.
과체중이야 키 대비 몸무게의 단순비니까 근육이던 지방이던 상관없이 일단은 무거우면 다 과체중이라고 하니까 그렇다고 하자.
근육은 헬스장에다 갖다 퍼부은 시간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이고.
지방도 덩달아 과도하게 붙은 건 먼가.
사정이 있어 1년 동안 완전히 운동을 끊었다.
알려진 대로라면 체중이 엄청 불어 있어야 하나 실제는 도로 줄었다.
가장 극적이었던건 운동 중단 이후 1개월 간이었는데 겁날 정도로 (진짜다) 빠졌다.
이후 어느 정도 회복된 다음, 그 상태가 계속 유지되고 있다.
머,,,체형이야 많이 망가졌지만 아무러면 어떠냐.
이 과정을 거치면서 이제 먼가를 깨달은 것 같다.
머 대단한건 아니고, 너무나도 당연한데도 여태 완전히 무시해 버린 사실이다.
근육과 지방은 서로 대치선에 놓여 있는게 아니다.
지방은 근육을 작동시키기 위한 에너지원이다.
근육이 커지면 소모되는 에너지양도 늘어나니 지방도 많이 필요하게 되고 원활한 운용을 위해서는 몸에다 상당량 축적시켜 놓아야 한다.
결국 이게 근육과 체지방이 동반과도가 된 이유이다.
단순하게 차에다 비교해보면 근육은 엔진, 지방은 연료탱크다.
엔진이 크면 탱크도 크다.
그러나 소위 몸짱들은 지방이 매우 부족한, 근육만 과도한 경우다.
비유하자면 엔진은 대형이나 기름통은 작다.
디자인의 미학견지에서 보면 아주 좋은 여건 일지 모르나 자주 주유소를 들락거려야 하는, 주행거리가 짧아지는, 비실용적인 면이 커진다.
거칠고 적들이 넘쳐대는 투쟁적인 환경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강력한 큰 근육과 이를 오랫동안 지탱할 수 있는 다량의 지방을 같이 지니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현장에서 진짜 힘쓰는 사람들은 두툼한 허리에다 불뚝한 배를 갖고 있다.
'몸짱'에서 건강한, 야성적인 강한 힘을 느낀다면 이건 착각이자 기만 당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 몸은 실제 야성 상태에서는 별로 쓸모가 없는, 아마 현대화, 문명화 된 사회의 미적 가치성향의 일종일 뿐일 것이다.
그러니까 몸 단장인 셈이다
이건 조금 빗나간 이야기...
근래 연구결과에 의하면 고대 로마 검투사들은 근육질의 늘씬한 몸짱이라기 보다는 디룩디룩 살찐 뚱보였다고 한다.
검투사들이 근육보다 지방에다 더 신경써서 온몸을 두툼하게 만든 이유는 자상에서 근육을 보호할 목적이라 한다.
근육이 상대 검투사의 칼에 손상을 입으면 움직일 수가 없어 더 이상 경기 진행이 불가능하게 되어 패하여 죽기까지 한다.
(진다고 해서 다 죽는건 아니었다. 기록에 의하면 경기장에서 실제 목숨을 잃은 검투사는 10%도 채 안되었다 한다)
그러나 지방층이 근육을 두껍게 덮고 있으면 칼에 베어도 근육 손상을 상당 부분 막을 수 있어 반격을 가 할수 있다.
운동을 많이 하면 체중이 는다.
근육량이 늘어나서 무거워 진다고들 말하나 거기에다 지방량 무게도 상당 부분 차지 할 것이다.
운동을 해서 살을 뺀다는 건 인체 메카니즘상 매우 불합리 한데다 지독히도 반자연적이다.
당연히 축적되어야 하는 지방까지 없앨려면 엄청난 가동률을 내야 하는데 이건 죽기살기식의 투쟁이며
진짜 끔찍한건 항상 그렇게 투쟁하며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번 몸짱은 영원한 몸짱이 아니라 순간 몸짱이다.
결론적으로 운동해서 살 뺀다는 건 실효성이 없다.
헬스장에서 떠도는 말이 있는데 "운동한 만큼 더 산다" 는 거다.
자조적이자 자기위안적인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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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장의 사진을 보자
하나는 중독시절의 몸이고 다른 하나는 순리에 따라 살기로 작정한 이후의 몸이다.
헐크와 베너의 차이 정도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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