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으름과의 투쟁은 인간의 숙명이다.

동물에겐 게으름이란 습성이 존재하지 않는다.

동물은 그저 타고난 대로 움직일 뿐이다.

 

배고프면 먹고, 졸리면 자고, 번식기에는 교미하고.

사자가 사냥을 끝내고 배불리 먹은 다음

배고플 때까지 늘어지게 잠만 잔다고 해서

사자가 게으르다고 하진 않는다.

 

그러나 인간은 조금만 방심하면 바로 게으른 인간이 된다.

조금만 늦게 일어나도, 몇 번만 지각해도,

오늘 할 일을 내일로 미뤄도, 운동 좀 안 했다고,

공부 안 했다고, 보고서를 늦게 제출했다고.


문명이 발생한 이후 게으른 인간을 좋게 이야기 한 시대는 없었다.

자본주의 이전에도 중세에도 고대에서도

게으른 인간은 늘 조롱과 무시의 대상이었다.

게으르다는 것은 해야 할 공동의 의무를 다하지 못한다는 것이니

쓸모없는 사람을 가족도 공동체도 국가도 좋아할 리 없다.

 

이렇듯 자연에 반하는 삶을 살게 되면서부터 인간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서 이행해야만 하는 의무를 강요받게 되고

열심히 한 자는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으로서 미덕과 칭송의 대상이 되고

그렇지 못한 자는 게으른 자로 분류되어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

 

결국 동물과 다른 삶을 선택했기에, 즉 문명이란 것이 존재하는 한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을 안고 살 수밖에 없는 인간에게

게으름이란 버려야 할 인 것이다.

 

그러니 만물의 영장으로서 해야 할 일들을 거부하고

동물처럼 편안한(?) 삶을 추구하고 싶다면

장자처럼 질서를 거부하는 철학자가 되든지

산에서 혼자 노는 자연인이 되든지 그도 저도 아니면

길거리의 노숙자로 사는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인생은 게으름과의 줄타기다.

하기 싫은 것을 하나라도 더 하게 된다면 성공하는 삶으로 다가가는 것이고

하기 싫은 것을 하나라도 줄일 수 있다면 행복한 삶에 접근하는 것이다.

 

살면서 하고 싶어서 하는 일이 몇 가지나 되겠는가?

열에 아홉은 하기 싫어도 해야 할 일 뿐이다.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할 수 있는 건 성실함과 부지런함이고

재미있게 꾸며서 할 수 있는 건 성공의 재능이고

하기 싫다고 하지 않는 건 게으름과 용기의 그 어디쯤이겠지.

 

선택은 각자의 몫이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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