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보면 어는 순간 고전에 집착하는 나를 본다.

그러나 위대한 사상가가 평생에 걸쳐 쌓은 사유의 결정체를 단시간에

큰 노력 없이 소화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알고는 싶은데 이해하기 쉽지 않은 고전에 대해 나는 과감하게 포기한다.

사전 지식 없이 고전 원전을 읽는 것은 영어도 제대로 모르면서 영문소설을 읽는 것과 똑같다.

내가 영문법 책을 옆에 놓고 영한사전으로 단어를 찾아가며 떠듬떠듬 영문소설을 읽는다면

그게 읽는 것인가? 그건 영문독해공부하고 있는 것이다.

 

어설픈 원전보다 차라리 그 분야의 최고 전문가가

잘 설명해 놓은 해설서를 읽는 게 훨씬 나을 수 있다.

본인의 능력에 따라 잘 선택하자.

 

우리에겐 시간이 없다. 인생은 짧고 읽을 책은 무한하다.

한 권의 고전을 평생 씹고 음미하고 향유하는 것도 의미 있지만

그것도 능력과 시간이 있을 때다.

 

나는 둘 다 부족하다. 알고 싶은 건 많지만 한계를 인정해야 한다.

중요한 건 나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뭔가를 찾아내는 것이지 원서강독이 아니다.

때로는 날로 먹는 것이 유용할 때도 있다.

 

고전은 좋은 해설서를 찾자. 청소년문고도 좋다. 아니 어린이용 학습만화도 많다.

다 이해 못해도 좋다. 그 중 한 두가지라도 내 것이 된다면 그것으로 족하다.

어려운 문장 하나를 내 힘으로 이해하는 성취감도 좋지만

삶을 관통할 수 있는 큰 화두 하나를 날로 건지는 행운은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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