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행복하지 않았다. 뭘 하고 살아야 할지 잘 몰랐다.

세상이 맘에 들지 않았다. 사람들이 맘에 들지 않았다.

바꾸고 싶었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세계를, 사람들을

내 맘대로 변화시키고 싶었다.

 

그럴수록 갈등과 불만만 생겼다. 싸움만 일어났다.

아무도 내 의지에 관심이 없었다. 나만 부적응자가 될 뿐이었다.

나는 아내도 자식도 가족도 친구도 회사도

그 누구도 그 무엇도 바꿀 힘이 없었다.

이 거대한 세계를 바꾸기엔 내 힘이 너무 미약했다.

 

그래서 나는 나를 바꾸기로 했다.

나와 세계 중 세계를 바꿀 수 없다면 나를 바꾸는 수밖에 없다.

나는 나를 변화의 중심에 놓기로 했다. 내가 변화의 주체요 대상이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내가 그렇게 변화시키려 했을 땐 꿈쩍하지도 않던 세계가 변화를 시작했다.

나도 내 아내도 내 자식도 내 가족도 내 친구도 내 회사도 변화되었다.

 

나는 세계에 대해 전혀 요구하지 않았다.

그런데 내가 변하자 세계도 변했다.

내가 변하기 전의 세계와 똑같은 세계인데 달라졌다.

 

그때서야 나는 알았다. 나와 세계는 별개가 아닌 하나로 연결된 것이었다.

세계가 변할 때 나도 따라서 변하는 것만 당연하게 생각했다.

세상을 따라가야 하니까.

그런데 내가 변화해도 세계가 변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나를 바꾸면 되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나를 바꾸는 것도 세계를 바꾸는 것만큼 힘든 노릇이다.

게으른 변명과 달콤한 회유가 에덴동산의 뱀처럼 내 귓가에 늘 맴돌았다.

내가 나를 좀 바꾸자는데 왜 내가 나한테 이러는지 참 놀라운 일이었다.

 

세상을 바꾸고 싶으면 세상을 대상으로 하지 말고

그 에너지와 열정을 오롯이 나에게 쏟아붓자. 그게 잘하는 일이다.

 

사람들은 변화를 꿈꾼다.

변화는 혁명이요 개혁이다.

그런데 나를 빼놓고 한다. 나를 제외하고 타자를 변화시키려 애쓴다.

나를 중심에 놓고 세계를 개혁하고 변화시키려 한다.

 

틀렸다. 세계를 변화시킬 게 아니라 나를 변화시켜야 한다.

변화의 원인을 자기 내부의 자기 부정의 힘에서 찾아야 한다.

헤겔은 이 힘을 모순이라 했고 역사는 모순을 해결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깃털처럼 가벼운 역사지만 나 역시 이 역사에 동참하고 있다.

 

질문 :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다 알고 있는 걸

          새삼스럽게 왜 이리 장황하게 나는 말하고 있는가?

정답 : 안다고 다 아는 것이 아니니까.

        하지 않는 것과 모르는 것은 이음동의어니까

                                                                                      

                                                                                       숙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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