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 더 길었으면 좋았을걸.
그래서 초반의 신비로운 분위기가 더 오래 유지되고
여관의 비밀과 주인공의 사연은
좀 더 복선을 깔았으면 좋았을걸...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것 외에 눈을 그리는 스타일이
내 취향이 아닌 것 빼곤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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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할아버지 1
네코마키 지음, 오경화 옮김 / 미우(대원씨아이)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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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나 좋긴 좋은데 리뷰 쓰기 애매한 책.


고양이 낸시에 이어 힐링용 만화책이라 보면 될 듯.

고양이와 할아버지 가 나와서 보여주는 일상의 모습이 귀엽고 사랑스럽다기 보다는

아무 일 없이 잔잔하게 흘러가는 일상의 모습과 바닷마을의 풍경

그리고 '큰 일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라는 인상이 주는 위안이 있음.


이런 류의 책은 시리즈가 거듭되면서 인물을 자꾸 끼워넣고

활동범위도 넓어지면서 점점 매력이 떨어지는 경우를 꽤 여러번 본 터라

아마 2권은 안 사지 않을까 싶지만

온통 자극적인 내용만 넘치는 미디어에 지치다보면

어느 순간 2권을 사게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아무튼 좋긴 좋은데 내용이 뭐냐, 뭐가 좋으냐고 물으면 대답하기 애매하다.

그냥 좋으니까 좋다 고 할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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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안 괜찮아
실키 글.그림 / 현암사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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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긴 좋지만 제일 리뷰쓰기 애매한 종류의 책.


여러 면에서 공감을 불러 일으킬법 하지만


특히 '사람이 왜그리 어두워' 라는 말을 종종 들어온

창작 계열의 무언가를 했던, 여성 이라면 더 많이 공감할 듯.

거기다 외국생활까지 했다면 더 많이 공감할 듯도.


부러운 것은 일견 단순해보이지만 여러 해에 걸쳐 쌓아온 드로잉 실력이 보이는 것.

그리고 프랑스와 인도를 거쳐간 작가의 배경이 그림이나 글에 녹아있는 것.


어차피 자유롭게 돌아다니지 못 할 거라면

극단적으로 안에만 있자 라고 결심하긴 했다만

가끔 이렇게 나랑 다른 이의 모습을 보면 부러운 것 반, 의구심이 드는 것 반이다.


밖에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있다면

안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있고

 그 두 가지의 모습은 다를 거다 라고 생각해왔는데

만약 그 생각이 잘못된 거라면 어째야 하나...뭐 그런 생각.


그렇다고 지금 딱히 뭘 어떻게 할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어쨌건 재수 작가 말마따나 잘 정돈된(혹은 잘 정제된)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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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앞의 생
에밀 아자르 지음, 용경식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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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마 이 책을 10대 후반~20대 초반 사이에 읽었다면 훨씬 감동적이었을 듯.

   일독에 실패한 '새벽의 약속' 으로 인해 이미 '로맹 가리' 에 대한 인상이 생성되어버린 뒤라

   다른 이들이 찬사를 보내는 것만큼의 울림은 못 받은 듯 하다.

   허나 후반부의 슬픔은 말해지는 것만큼, 혹은 그 이상 크다.


2. 생각보다 전개가 빠르다. 아마 문장의 이유도 있지 않을까 추측 중.

   전개가 빠르다는 것이 사건이 여기저기서 동시다발적으로 벌어지고

   동시다발적으로 해결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서술자의 사고 전환이 빠르다는 것.

   이것이 서술자의 나이를 염두에 둔 방식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선지는 모르겠지만.

   허나 덕분에 문장이 고여있지 못 하고 스쳐지나간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3. 제일 먼저 떠오른 것은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였다.

   아마 배경과 서술자(혹은 주인공)의 상상 탓일 거다.

   그리고 다음에 떠오른 것은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라는 만화.

   그 만화에는 아주 오랜 폭력에 시달린 주인공이 나온다.

   뭐. 그 만화의 내용을 얘기하려는 것은 아니고.


   주인공이 아직 폭력에서 벗어나지 못 했을 때

   우연히 알게 된 정신과 의사였던 사람과 대화를 하게 된다.

   그러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올바르고 똑바르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왜곡된 것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사랑.

   비뚤어진 집착이나 폭력으로 변질되어버린 한때 사랑이었던 것이 아닌 지금 그대로의 사랑.


   모모의 '사랑 없이 살 수 있나요' 라는 대사에 문득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의

   그 나레이션이 생각났다.

   '올바르게 누군가를 사랑하고 싶다'

   물론 100% 정확성은 장담하지 못 한다.


4. 사람이 살면서 가장 필요로 하는 말(아니면 마음) 중에

   '넌 필요한 사람이다' 라는 게 있지 않을까 생각한 적 있다.

   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이런 생각은 더욱 강해졌다.

   어떻게든 필요한 사람임을 입증하기 위해 거짓말들을 지어내고 거짓미소를 꾸미고

   그렇게 겨우겨우 관문을 통과하고 나서도 필요없어질까봐 불안해하고 계속 꾸며내야 하고.


   사람으로 태어나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그렇게나 중한 일인지.

   그것 외에 사람의 효용가치는 없는 건지.

   내가 나로 태어난 것의 의미가 누군가에게 필요가 되기 위해서.

   단지 그것만이 이유인 건지 다른 건 없는 건지.

   ...이런 걸 생각하다가 관둬버린 기억이 있다.


5. 사람이 살아가는 데 커다란 이유 하나만 존재하진 않는다고 생각한다.

   하여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사람 이라는 인식만이 살아가는 힘이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누군가 날 필요로 해주면,

   그래서 내가 좀 더 쓸모있는 사람(혹은 도움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할 수 있게 되면

   좀 더 충만해지는 정도의 차이라고 본다.

   허나 점점 혼자 하는 것들이 늘어나고 있고

   과연 언제까지 가족과 살 수 있을까도 의심되는 상황에서

   내가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 라는 것에만 위안을 얻는다면...

   글쎄 삶이 퍽 피곤해질 것도 같다.


6. 인상적이긴 하나 너무 감동적인 책까지는 아니었다. 적어도 내게 있어서는.

   무엇보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와 잔혹한 신이 지배한다 가 자꾸 오버랩되는 바람에

   책 자체에서는 큰 울림을 못 받은 것도 같다.

   다만 여러 면에서 생각해 볼 여지는 있는 것 같다.


7. 이 글의 결말이 부정적인 것 같진 않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8. 이 책의 한 문장이 있다면 '사람은 사랑없이 살 수 있나요' 가 아니라

   '사람은 사랑할 사람 없이 살 수 없다' 가 돼야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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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17-02-04 1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김살로메님의 <라요하네의 우산>이라는 단편소설에 에밀 아자르의 <자기 앞의 생>이 언급됩니다. 김살로메님의 소설집을 읽어보셔도 좋습니다. ^^

cheshire 2017-02-05 07:56   좋아요 0 | URL
무슨 내용으로 언급되어 있을지 궁금하네요. 근 몇달간 책 구매를 꾹꾹 참다가(일전에 사둔 걸 아직도 못 읽어서) 요 며칠 전에 폭발하여 두세달치의 책을 한꺼번에 샀는데 그도 소용없이 장바구니는 금세 다시 차버리네요. 통장도 그러면 좋으련만...

좋은 주말 되세요^^
 

그럭저럭 작업이 진행되었다
하고 있던 작업 외에 뭐 하나를 더 벌여놓은 상태이고
그 벌여놓은 것 때문에 본디 하고 있던 작업마저 느려지고 있는 상황이라 아예 각 잡고 끝내버린 거다.

그러다보니
이제 작업인에서 직장인으로 변신할 시간이 되었다.
아니. 한시간 정도의 여유가 남았다.
이 틈에 무엇이든 읽어보자 싶어 ‘검은 사슴‘ 을 집었다가 이렇게 급하게 읽으면 안 되지 싶어 회귀천 정사 시리즈를 집었다. 좀 읽다 보니 예전보다 적잖이 가벼운 느낌에 다시 읽어봐야겠다 싶어 재독의 책장으로 옮겨놓았다. 그리고 다시 소세키의 ‘마음‘ 을 읽었다. 그리고 오늘 들은 당신의 말을 떠올려본다.

최근 당신은 침대를 버렸다.
어머니의 생활은 거실에서. 아버지 당신은 안방에서.
침대를 버린 그 행동이 동거도 별거도 아닌 이 상황을 겨우 당신 안에 우겨넣고 있는 것처럼 보여 씁쓸해졌다.

오늘 당신은 고기를 사왔다. 많지도 않은 식구 먹는 걸 다 따로 사왔다. 각자 식사시간이 달라 겸상을 하지 않던 것을 억지로 억지로 불러내던 게 당신이었는데 아예 그것마저 포기한 듯이 보여 그것 또한 씁쓸해졌다.

TV를 보던 당신이 어깨를 꾹꾹 누르길래 아프냐 물었다. 그러자 당신은 이렇게 대답했다. ‘혼자 사는 사람들은 이렇게 팔근육을 눌러줘야 된다고. TV에서 그렇게 말하더라‘

어린시절부터 이제껏 혼자 지내왔다.
따로 살진 않지만 같이도 아니었다. 그렇기에 이제 와 ‘같이‘ 를 원하는 당신이 부담스럽기도 했고 원망스럽기도 했다. 기나긴 불화에서 결국 남은 건 닫힌 마음밖에 없는데 이제 와 왜 이러는지.
그리고 그 같이 의 강요가 왜 늘 여식에게만 강요되는지.

그런데 이제 당신도 포기해버린 건지.
포기했다면 가족관계인지 아니면 당신의 삶인지
허무하고 의미없다고 끝내 받아들이게 되어버린 건지

하여 당신도 방에 틀어박혀 점차 스스로를 고립시켜 가게 될 건지

걱정이 되었다.
허나 내가 다가가고 싶진 않음에 어이가 없어 실소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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