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일단 퇴사를 했구요.

타블렛을 샀구요 그래픽툴을 잠깐 배웠습니다.

그리고 다시 구직을 했다가 사측과 협의가 안 된 부분이 있어 다시 퇴사했구요

그리고 또 다시 구직하여 곧 출근을 앞두고 있습니다.


혼자 끄적끄적 그리고 있는 만화를 끝냈구요

다음 이야기를 또 끄적끄적 생각 중입니다.


책은 많이 안 읽었네요.

쉬는 동안 읽어야지 했던 책 중 아직 5~6권이 남아있는 상태입니다.

재독해야 하는 책까지 합치면 10권이 넘네요.


유별나게 영화를 많이 보았습니다.

그것도 오락영화를 많이 보았네요.

마블에 입덕...까진 아니지만 시리즈별 시간대를 정리할 수 있을 정도로까진 보았네요.

스타트랙도 보았습니다. 

이제껏 제 취향이 아니라고 분류해왔던 것들을 많이 보고 접한 날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사실 새해가 된다고 해서 의욕이 샘솟는다거나 새로운 결심이 든다거나 하는 건 아닙니다.

늘 그렇듯 일하고 그림 그리고 뭐 그럴 것 같네요.

다만 체력과 집중력이 전 같지 않아서(특히 체력이)

이에 대한 생각도 차차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아무튼 저 개인보다는 사회적으로 시끄러웠던 한 해 였던 것 같습니다.

18년에는 좀 더 평안했으면 싶네요. 

그리고 제 집중력이 좀 돌아왔으면 좋겠습니다.

보시는 분들 모두 가내 평안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p.s. 작년에 그린 그림들을 한데 모아 정리해보았습니다.

       타블렛 구매를 6월에 해서 6월부터의 작업물만 있네요.

       음....늘긴 늘은 것 같은데...애매한 것 같기도 하고 그렇네요.

       아무튼. 느릿느릿 뭔가 그리고 있습니다. 지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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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혹함에 대하여 - 악에 대한 성찰 철학자의 돌 2
애덤 모턴 지음, 변진경 옮김 / 돌베개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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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불행 중 상당수는

우리가 쉽게 악으로 분류할 수 없는 방식으로 행동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무분별, 무신경, 무지에서 발생한다.

                                                    - 본문 중에서



1. 일단 쉽다. 아니. 쉽게 읽힌다.

   그럼에도 뇌리에 탁 와서 꽂히지 못 한 것은

   아무래도 쉽게 정의내릴 수 없는 주제의 모호함 탓이 아니려나 싶다.


2. 아무리 해도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 있다.

   기억이 사람을 만드는 만큼,

   현재 나의 어떤 모습들은 그 기억에서 비롯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과연 나는 그 기억을 떨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가?

   아니. 그냥 묻어두기로 했다. 묻어두고 부패하길 기다리고 있다.

   처음에는 썩고 부패하다가 나중에는 삭아서 사라지겠지. 언젠가는.

   그 기억의 제공자와의 관계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내재된 분노가 누굴 향하는지조차 몰라서 스스로를 향했고

   그 다음에는 대상은 파악되었으나

   과연 '분노해도 되고 원망해도 되는지' 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그 의문 다음에는 '화해' 에 대한 의문이 있었다.

   어떻게 화해해야 하는가. 화해할 수는 있나.

   여기에 대한 답 역시 그냥 방치한다 쯤 되겠다.

   원망하고 분노해도 된다 는 정도의 허락만을 스스로에게 허하고

   화해까지의 강압은 포기한 상태로 지내다보니 어느 정도 삭아진 듯도 하다.

   그런데 이게 책 내용과 무슨 상관일까나.


3. 결국 내가 택한 화해의 방식이

   '원망까진 아니라쳐도 용서는 할 수 없는' 정도의 중간지대라 친다면

   우리가 쉽게 거론하는 '악' 이라는 것 역시

   수많은 중간지대의 지점들이 아닐까 하는 것.

   흑과 백처럼 정확히 반 갈라서 생각할 수 있는 게 아니라 

   밝음에서 어둠으로 번져가는 그 사이의 수많은 명암들. 그런 것이 아닐까.


4. 그래서, 최소한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일단 무조건 단정짓고 치부하는 것은 피해야 겠다는 생각.

   과연 마음 먹은 만큼 될까 의문스럽긴 하지만

   세계와 존재가 원래 다면적인 것임을 인지하고 있다면

   가치들 역시 마찬가지라는 것 또한 인지해야 하지 않을까 싶은 것.


5. 책 자체는 쉽게 읽히고 내용도 따라가기 어려운 편은 아니지만

   더 이상 악이라는 것이 과거 괴담에나 나오던

   뿔 달린 괴수에 국한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모호함을 불러오는 듯 싶다.


6. 그런데 이렇게 되니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자에 대해서도

   다면적으로 생각해봐야 하는 건가 하는 의문이 남는다.

   악행을 기초로 사람을 평가하는 것도,

   사람을 기초로 행동을 파악하려 드는 것도 섣부른 것인 듯 싶고

   과연 무엇을 기준으로 악행을 저지른 사람을 봐야 하는가.


7. 어쨌든 '정말 용서할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 은

   그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심신미약이니 주취상태니 앞으로의 미래와 반성의 모습 등을 이유로

   감형받고 풀려나는 모습을 연이어 목격하다보니

   과연 '다면적으로 생각해주기까지 해야 하나' 싶기도 한 것이

   솔직히 생각이 복잡하다.


8. 결국 남는 건 결론이 아닌 의문 뿐인가 싶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뭐 그런 거.


9. 읽기는 쉬우나 쉽게 결론을 얻을 수는 없는 책

   이 정도가 이 책의 인상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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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 대한 관심은

우연히 인터넷을 돌아다니다 발견한 스틸컷(위의 사진) 때문이었다.

에디 레드메인 이라는 배우도 대니쉬 걸이라는 영화도 전혀 알지 못 했던 터라

그저 보고 그릴 만한 구도라는 생각에 저장했었고

클래식한 컨셉의 패션화보겠거니 하는 생각에

어디서 나온 이미지인지도 궁긍해하지 않았더랬다.


그러다 대니쉬 걸 이라는 영화를 알게 된 건 아마도 신비한 동물사전 때문.

동물들이 나오는 영화, 마법이 나오는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긴 하나

출연진들이 다 처음 보는 배우들인데다

해리포터 작가 라는 점 때문에 망설였더랬다.

해리포터를 단 한 편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콜린 파렐 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것도 이유 중 하나였다)


사실 신비한 동물사전 이라는 영화를 썩 재미있게 보진 않았었다.

너무 비극적이거나 너무 자극적인 이야기에 익숙해져서인지 

뭔가 등장인물들이 '큰 일났어!' 하고 뛰어다니는데

정작 보는 나는 '저게 왜 큰 일이지?' 하는 느낌이랄까.

신비한 동물사전에서 얻은 것은 에디 레드메인 에 대한 호감 하나 뿐이었다. 


에디 레드메인을 비롯한 출연배우들의 연기에 대한 호평

+ 영상에 대한 호평 을 보면서도

막상 이 영화를 보는 데 망설였던 까닭은

아무래도 내가 주인공에게 공감하긴 힘들 것 같다는 것.

어쨌든 나 스스로 여자인 것은 인정하고 있기에

'마음의 나' 와 '신체의 나' 가

명백히 다른 데서 오는 괴리를 과연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

그리고 무엇보다 여성인 건 인정하지만

여성적 특질로 부가되는 것들

'상냥하고' '부드럽고' 기타 등등등 에 대해서는 반문하고 있는 터라

여자가 되고 싶어하는

그의 마음을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었다.

물론 그가 '상냥하고 부드럽고 예쁜 걸 좋아해서'

여자라고 자각한 건 아니겠지만. 아무튼.


영화를 보고 나서도 솔직히 그가 이해가 되진 않는다.

허나 이 영화가 예상보다도 훨씬 슬프고 아프게 남는 것은 아내 게르다 때문.

영화를 보는 내내 '어떻게 저런 사랑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고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어떻게 저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만이 남았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

 그런데 자신이 사랑했던 모습은 그의 진짜 모습이 아니라며

 진짜 모습을 찾고 싶어한다.

 그의 진짜 모습은 자신을 사랑할 수 없는 모습이다

 (아마도 그는 여자이지 동성애자는 아니니까)

 자신은 그를 사랑하기에 그가 진짜 모습을 찾게끔 도와주고자 하지만

 그가 진짜 모습을 찾게 되면 그는 더 이상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


....내가 제대로 이해했는지는 모르겠만

아마 게르다의 입장은 대략 저렇지 않았을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가 원하는 대로 포용하고 놓아준 그 마음이 그 시간 동안 얼마나 찢어졌을까

자꾸 그런 생각이 들어서 몹시 슬펐다.

실로 간만에 마음이 저릿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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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링킹
캐럴라인 냅 지음, 고정아 옮김 / 나무처럼(알펍)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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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단 이 책을 알게 해 준 뮤지션 오지은 님께 감사를.

   (그녀의 SNS를 통해 알게 된 책이다)


2. 과연 나는 '중독' 이 가능한 인간인가 아닌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되었다.

   누누이, 아주 지겨울 만치 여러 리뷰를 통해 말해왔듯

   내 감정의 반응은 열광적이라기보단

   흥미롭다 의 부류에 속하는 것이 대부분이고

   이러한 성향 탓인지 스스로도 중독이 어려운 인간이라 생각하기도 했다.

   물론 길고 긴 우울의 기간을 지나고 보니

   중독이 어려운 인간은 아닌 듯 하나 중독까지 갈 기운도 없는 인간?

   혹은 그 정도의 열의조차 없는 인간?

   제일 정확한 표현은

   건강하지도 않고 끝으로 치닫지도 않은 애매한 인간- 정도가 아닐까 싶다.


3. 한때 나는 약을 많이 먹는 편이었고

   (실제로 아픈 곳이 많기도 했지만

   그 이상으로 일반의약품을 많이 섭취하기도 했다)

  

   카페인을 많이 섭취하는 편이기도 했으며

   (커피믹스라는 데서 약간의 에러가 발생하지만)

 

   과하게 음악을 듣거나

   (듣다가 자는 게 대부분)

 

   영화건 만화건 책이건 작정하고 몰아서 보는 경우도 많았다.

   (실지로 감동을 느낀 적은 적었다는)


   이제 와 돌이켜보면 너무나도 의도가 뻔히 보이는 일련의 행동들이다.

   무언가에 중독되길, 차라리 그렇게 해서라도 무기력을 잊을 수 있기를.

   당시의 나는 아마

   '중독' 과 '몰입' 과 '광기' 를 동일선상에 놓고 환상을 품었던 게 아닐까 싶다.

 

4. 과연 나는 중독이 가능한 인간인가.

   이제 와 이 질문을 다시 던져보면 대답은 반반이다.

   카페인에 약하므로(에스프레소 베이스의 커피를 잘 못 마심)

   카페인 중독은 틀렸고

   술을 좋아하긴 하나 주종이 맥주로 한정지어져 있는데다

   수입이 줄어들면 음주마저도 줄어들고 마는 패턴으로 봐선

   그 역시 틀린 듯 싶다.

   그렇다면 중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은?

   스스로를 통제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다는 것

   물건이 늘 같은 자리에 놓여있어야 하고

   어떤 식으로 정리되어 있어야 마음이 놓이는 강박성향이

   근래 들어 심화되는 경향으로 드러나는 것을 보며

   이 역시 중독일 수 있겠구나 싶은 거다.

   나를, 혹은 내 이미지를 끊임없이 재단해가며 어떤 틀에 맞추려고 하는 것.

   이는 기억도 나지 않는 시절부터 반복되어오던 습관이며

   중독과 몰입과 광기를 동일한 것으로 착각하던 시기는

   어쩌면 그러한 성향에서 나온 행동일 수 있겠다는 것.


5. 일단 이 책을 읽고 든 생각은 여기까지이다.

   단순히 술을 마신다. 커피를 마신다. 약을 먹는다 등의 것만이 아닌

   다른 영역으로까지 중독의 의미를 확대한다면

   과연 나는 무사할 것인가 하는 생각.

   그래서 나 역시 어떤 부분에 있어서의 중독자라고 밝혀진다면

   과연 그것은 치료해야 할 정도의 심각한 것인가.

   아니면 기타 다른 중독처럼 해악을 끼치는 것은 아니니 괜찮은 것인가.

   괜찮고 아니고는 누가 무슨 기준으로 판별하는 건가.


6. 이제 이쯤 되면 다른 의문이 생긴다.

   ....그럼 건강한 삶은 대체 무어란 말인가.

   어떤 것들에게 위안을 얻되 거기에 얽매이진 않는 삶?

   위안이건 힐링이건 그것이 습관이 되고 매뉴얼이 되는 순간

   중독까지 이어지는 건 쉬운 일일 것 같은데

   과연 이것이 가능한 것인가?


7. 아무튼 쉽게 쭉쭉 읽히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다.

   그와 동시에 나는 과연 어떤 삶을 살고 있는가 하는

   무슨 자기계발서 표지에 나올 법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리고 계속 술 얘기가 나와서 인지 머리가 좀 아프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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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문학적 성취라던가 위치라던가 하는 문제는 둘째치고 여기 그려지는 세계가 슬프고 아프고 쓸쓸한데 점점 실제 일어날 수도 있단 생각까지 더해져 서 보는 것만으로도 괴롭다고 한다면 너무 얄팍한 인간이 되는 건가 하는 생각.

행복한 것. 평화로운 것이 보고 싶은 요즘이다.
입에만 달콤할 뿐인 거짓이라 할지라도.
어떤 식으로든 악은 충분하니
차라리 위선이라도 봤으면 싶다.

p.s. 맥카시 역시 가까이 하기엔 너무 먼 당신인 듯.
무겁고 아픈데 차갑거나 황량하기까지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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