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에 들어가기 앞서

영화에 대해 '딸을 향한 아버지의 사죄 및 참회' 라는 시선이 다수 있는 듯 한데

난 그 시선에 동의하지 않음을 밝힌다.

구구절절 변명이 긴 사과는 사과라고 볼 수 없기에.


아네트 의 이름을 제목으로 달고 있지만 아네트의 이야기가 아니고

그렇다고 헨리와 안의 사랑 얘기도 아니다

줄거리 자체에 대한 감상은 열등감 폭발한 남성의 자기연민 정도가 아닐까 싶다.

물론 좋아하는 타입의 이야기는 아니다.


줄거리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영화의 완성도에 대해서는 꽤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뮤지컬 애니가 아닌 뮤지컬 영화를 본 건 처음인데 노래도 연기도 이어지는 장면장면들도 다 좋았다.

다만 역시 의문이 남는 건 왜 저 남자는 저렇게까지 찌질해야 하는가.

덕분에 아담 드라이버가 나온 또다른 작품 결혼이야기를 볼까 하는 마음이 싹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추가적인 의문 하나 더. 안에 대해 이렇게밖에 쓸 수 없었나.


신의 한 수라 느꼈던 건 실제 아이 대신 목각인형을 사용한 것.

감독은 아이에게 그런 설정의 연기를 차마 시킬 수 없어 인형으로 대체한 것이라지만

덕분에 영화 전체가 동화와 현실을 오가는 매력적인 뮤지컬이 될 수 있었던 듯.

그리고 그 인형이 실제 아이로 바뀌는 타이밍도 절묘했다.


그리고 가장 좋았던 것. 

아네트가 끝내 용서한다고 하지 않은 것.

그에게 무슨 사정이 있었든 착취는 착취고 그것은 어떤 말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p.s. 듄도 그렇지만 이 영화도 꼭 극장에서 봐야 할 듯.


p.s.의 p.s. 아무래도 퐁네프의 연인(인지 연인들인지)도 봐야 할 듯.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시작에서 끝으로 끝에서 다시 또 시작으로
미스터리에 환상을 뿌린 뒤 신비로운 안개로 모든 걸 뒤덮어 출발점조차 알지 못 하게 만든다.
미로를 헤매다 나온 느낌.
천국의 수인이 더욱 궁금해졌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원작을 보지 않은 상태로 원작의 대략적인 줄거리 요약조차 없이

단순히 사막이 배경이라는 이유 하나로 보러 간 영화.

그런 만큼 내용이 이해 안 되면 어떡하나 하는 걱정이 좀 있었더랬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원작에 대해 모르고 SF에 익숙하지 않은

같은 사람조차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잘 구성했다.

그리고 SF와 종교의 교차지점도 훌륭했던 듯.

배경과 음악, 연기, 이야기 4박자가 한데 잘 어우러져서 훌륭한 서막이 탄생한 느낌이랄까.


영화를 보고 난 뒤 원작 정보를 찾아보니

아무래도 1권의 내용까지만 영화화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1권만 읽어볼까 하는 궁금증이 일기도 한다.



p.s. 이후로도 시리즈를 계속 보러 갈 의향이 있음.


p.s. 의 p.s. 아마 극장에서 보지 않았다면 이렇게까지 마음에 들진 않았을지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최성은 배우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로 보러 간 영화.


웃기다가도 갑갑하고 갑갑하다가도 피식하다가

근데 또 생각해보면 아니 근데 이게 상황이 라고 하게 되는 

그야말로 무한 루프의 영화.


말 그대로 여자에게 닥친 재난영화 라는 데는 동의.

그런데 그 재난이 임신인지 결혼인지 아니면 둘 다 인지가 애매한 구석이 있음.


난 아무래도 미혼이다 보니 아 재난이구나 라는 감상 정도지만

기혼여성이 보면 더 끔찍하게 느껴지려나 싶기도 하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남자친구를 꼭 저렇게 유약한 인물로 만들었어야 했나 싶은 것.

미래의 선택을 위해 그렇게 설정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싶긴 하지만

미래가 놓인 상황을 생각하면 하다못해 남자친구라도 좀 믿음직했으면 달라지지 않았을까.


아무튼 결혼이든 임신이든, 혹은 양쪽 다든 간에

일생일대의 변화인 건 틀림없는 사실인 듯.



p.s. 최성은 배우가 연기를 잘 함.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여운이 많이 남는 영화.

곱씹어 생각할수록 잘 만들었구나 하는 감탄이 든다.


할머니가 돌아가신 후 라는 대략적인 설정만 보고 애도에 대한 영화겠거니 하고 갔는데

애도보다는 딸과 엄마의 유대.서로를 위로하며 보듬는 내용에 가까운 듯.


예전에 내가 부모님의 나이라면 부모님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아빠의 폭력적인 언행이 이해가 가질 않고

엄마의 죄책감을 덮어씌우는 언어가 이해가 되질 않아서

내가 부모님 나이라면

아니면 하다못해 그들이 어떻게 성장했는지 알 수 있다면

그들이 지금 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있을까 싶었다.


가까운 듯 하지만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 엄마.

자주 우울해보이는 엄마. 가끔 그게 내 탓인 것처럼 느껴지는 딸.

시간을 건너 선사받는 위로.

아마 이게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특히 마지막 장면이 주는 감동이 상당하다.



덧 1.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러 감정이 일렁이는 것을 한발짝 떨어져서 보느라 

감정들이 명확하게 다가오질 않는 점.

어떤 면에서 보면 그것이 강점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같이 감정에 둔한 자는 그것 때문에 영화가 좀 어려워졌다.

이게 이 감정이 맞나? 이걸 말하려고 하는 건가? 하고 계속 유추하느라



덧 2. 아이들이 노는 장면을 참 예쁘게 잘 찍었다.



덧 3. ...실제로 아이들이 노는 것은 저렇게 평화롭진 않겠지...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프레이야 2021-10-14 1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셀린 시아마 영화군요. 무조건 찜해둡니다. 좋은 영화 소개 고맙습니다

cheshire 2021-10-14 19:09   좋아요 0 | URL
영화 정말 좋아요! 꼭 보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