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피라이터처럼 소통하라 - SNS 시대 공감과 설득의 글쓰기 가이드
소영미 지음 / 아이엠북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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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 듣기만 해도 멋진 직업을 가진 저자는 'SNS 글쓰기를 잘하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한다는 컨셉을 내세웠다. 하지만 읽어보면 꼭 짧은 웹용 글쓰기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글쓰기 전반에 대해 저자의 노하우가 녹아 있어 긴 글이든 짧은 글이든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만한 이야기다. 특히 단락 중간에 있는 베껴쓰기는 이 책을 읽지만 말고 직접 글을 써보라고 조용히 일러준다. 베껴쓰기든 창작을 하든 결국 글이란 손으로 끄적이며 뭔가 결과물을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다. 읽기만 해서는 좋은 글을 쓸 수 없다는 가르침이기도 하다.
글 잘 쓰는 여러 팁 중에 속담을 많이 알면 구체적인 표현이 가능하다는 대목이 있다. 다른 책에서도 글을 잘 쓰려면 속담 공부 해야 한다는 내용을 읽은 기억이 난다. 얼마전 TV 전파를 탔던 잡코리아 CF 카피를 보고 배를 잡고 웃었다. "밥만 먹으면 방전되는 그대는 대리인가 밧데리인가" 등 그 시리즈를 일부러 보려고 홈페이지까지 찾아갔다. 이 CF는 아이디어와 역설, 유머, 공감 면에서 단연 최고의 광고라 생각된다. 대중의 공감을 얻는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카피라이터의 광고 카피나 SNS의 단문은 짧아도 얼마든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다. 신문을 읽으면 논설위원들의 글이 있는데 짧지만 임팩트 있고 정갈하다. 수십년 쌓인 내공이 드러난다. 글은 길게 주절주절 쓰면 안된다. 요즘 사람들은 바쁘고 특히 한국 사람들은 성격이 급해서 긴 글을 금방 싫증을 내고 읽다고 포기한다. 한국에서 SNS가 인기를 끄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우리에게 무척 잘 맞는 소통 방식이다.
카피라이터와 SNS 사용자의 공통점은 무얼까. 짧지만 의미 있고 인상 깊은 글을 쓰고자 하는 바람아닐까. 잘 나가는 카피라이터의 카피 만큼만 소통에 사용한다면 100만 팔로어는 문제없을 것이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14 카피라이터는 단 한 줄의 카피를 쓰기에 앞서 항상 두 가지를 고민한다. 바로 '무엇을 말할 것인가'와 '어떻게 말할 것인가'다.
P.18 생활 속에서 아무 생각 없이 내뱉은 말들이 나의 인격과 품위를 대신하는 것임을 명심하다. 이를 염두에 두면 단어 하나, 토씨 하나도 결코 가볍게 쓸 수 없다.
P.20 영국의 위대한 비평가이자 문학자인 페이터는 '스타일(문체)은 그 사람이다'라고 말했다. 문체만 봐도 그 사람의 성향을 알 수 있다는 얘기다.
P.35 스토리텔링의 대가 스티븐 데닝은 <스토리텔링으로 성공하라>는 책을 통해 상대방이 나의 중요한 경험을 공감할 수 있으면 나의 정체성은 물론 행동방식까지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체성이란 어떤 존재가 본질적으로 가지고 있는 특성을 의미한다.
P.58 상대방이 내 글을 읽고 무엇인가를 하도록 만들고 싶다면 동사를 적극 활용해보자.
P.103 '쓰기의 소통'에서 눈높이는 그 어느 영역보다 중요하다. 몸짓, 손짓, 표정, 언어 등 다양한 커뮤니케이션 수단 중 언어만으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P.114 상황이나 문맥에 따라 뜻이 분명하다고 판단될 때는 주어, 목적어, 보어, 서술어 등을 미련 없이 생략해도 좋다.
P.130 속담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도 바로 이 구체성 때문이다. 인류는 수천 년 동안 '속담'이라 불리는 문장을 전해왔는데, 추상적이고 보편적인 진리를 구체적인 언어로 표현했다.
P.137 라임이란 문학에서 운이라고 하는데 비슷한 소리를 구칙적으로 반복하는 것이다.
P.157 익숙한 말을 간단하게 바꿔치기하는 것만으로도 재치와 감각이 살아난다. 말의 일부를 바꾸는 것인 만큼 언어의 순발력이 필요하다.
P.173 <모나리자 신드롬>이라는 책ㅇ서 모나리자의 미소는 불쾌감을 자아낸다고 말했다. 여성들이 자포자기했을 때 입가에 짓는 미소라는 것이다. 모나리자의 신비한 미소가 우울증환자의 미소라는 주장은 정말 충격적이다.
P.181 틀을 깨고 상식을 뒤엎는 강력한 한마디를 던지려면 남이 만들어 놓은 기준을 따라가지 말고 기준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P.184 언어유희는 단순한 말장난에 그치는 게 아니라 풍부한 재치와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사회를 풍자하기도 하고, 딱딱한 메시지를 유쾌하게 전하는 소통의 도구로 오래전부터 적극 활용되어 왔다.
P.192 좋은 네이밍을 만들려면 크게 '의미, 음성, 시각'의 3요소를 잘 결합해야 한다.
P.193 좋은 네이밍은 의미를 직관적으로 알 수 있고, 발음하거나 듣기에 편해야 하면, 시각적으로도 보기 좋아야 한다.
P.208 아리스트텔레스는 <시학>에서 좋은 문체를 구사하는 가장 중요한 방법으로 은유를 꼽았다. 심지어 은유를 '천재의 표징'이라고 말했다.
P.231 쓰기의 설득은 글 하나로 모든 것을 표현해야 하면 내 생각의 기록이 고스란히 남는다. 스치듯 사라지는 말보다 더 끈질기게 달라붙어서 두고두고 영향력을 끼친다
P.258 영국의 언어학자의 조나단 챠테리스 블랙은 <세상을 움직인 레토릭>에서 처칠, 마틴 루터 킹, 마가렛 대처, 빌 클린턴 등은 세상을 움직이기 위해 준비된 언어를 구사하며 수사학을 적극 활용했다고 말했다.
P.281 머릿속에 생생히 그려지도록 말하는 스토리텔링은 감성을 자극하고 행동을 이끌어낸다. 사람들은 단순한 정보나 서비스 자체보다 그 안에 담긴 의미에서 가치를 찾고, 이야기 속에서 정세를 공유하며 일체감을 느낀다.
P.283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이야기에 반응하고 퍼 나른다. 하지만 거기서 그치는 게 아니라 자체적인 해석을 덧붙여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입에서 입을 거쳐 이야기를 전하며 자연스레 스토리텔링을 하는 셈이다.
P.290 스토리텔링은 메시지를 통해 변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스토리에 강력한 메시지를 담는 것이 중요하다.
P.311 스토리텔링을 통해 인류 역사에 끈질기게 살아남으 메시지가 있다. 바로 속담이다. 속담은 간결하지만 구체적인 단어를 사용해 스토리텔링을 하기 때문에 선명하게 기억된다. 짧은 문장으로 스토리텔링을 가장 효과적으로 활용한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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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는 수술받지 않는다 - 현직 정형외과 의사가 들려주는 유쾌 상쾌 통쾌한 촌철살인 의료사용가이드 닥터트릴로지 시리즈
김현정 글 그림 / 느리게읽기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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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동갑인 회사동료가 갑상선암에 걸렸다. 정기검진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역시 건강 검진은 중요해'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얼마전 TV프로에서 본 내용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에 유난히 갑상선암이 많은 이유가 조기검진 때문이며 대부분의 경우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회사동료는 수술을 받았다.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진다. 과연 무엇이 우리의 건강을 위해 중요하고 반드시 해야 할 일이며 판단기준인 것일까.
병원 한 번 안가본 사람은 없으니 의사들과의 다양한 에피소드가 있을 것이다. 나도 그런 에피소드를 모으면 책 한 권은 쓸 수 있을 정도다. 내가 본 가장 인상적인 의사는 부천의 소아과 의사다. 원래 다니던 소아과에서 항생제를 많이 주는 듯 해서 옮겼다. 항상 사람이 많았다. 사람이 많은데다 한 사람당 진료 시간이 무척 길었다. 하지만 아무도 불평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나도 의사랑 15분 대화를 나눌 수 있으니까. 엄마들은 아이의 병에 대해 알고 싶은 것이 많다. 환자가 많은 소아과의 경우 이런 장시간 대화라는 호사는 꿈도 못꾼다. 빨리 빨리다. 이 의사는 내가 물어보는 약에 대해서도 여유있게 인터넷 검색을 하고 프린트 해주는 정성을 보인다. 온 동네 엄마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다. 저자도 의료에 대한 불신을 해소하는 방법으로 환자-의사 관계를 말한다. 자세한 설명도 중요하고 정직한 의료는 당연한 것이다. 몇 일 전에 보도된 김해 모 병원의 행태는 경악할 수준이다. 의료기 관련 판매업체 대표에게 무릎을 절개해 인공 십자인대를 삽입하는 수술을 230여 차례나 하도록 한 종합병원 원장에게는 두손두발 다 들 지경이다. 이건 극단적인 예라고 정말 믿고싶다. 아이가 아파 동네 대학병원 응급실에 가면 인턴이 진료를 한다. 열이 났는데 대뜸 하는 말이 "입원하세요" 아이를 둘이나 키웠다. 절대 입원할 정도는 아니다. "그냥 약이나 지어주세요." 아이는 약만 먹고 금방 나았다. 우리 동네 소아과 의사가 말한다. "아이가 정말 위급한 경우 아니면 응급실 가서 돈쓰지 말고 다음날 소아과로 오세요. 거긴 인턴이고 저희는 전문의잖아요." 백번 맞는 말씀이다.
의사가 의료계의 치부와 관행에 대해 글을 썼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많은 호응을 받았다. 의사는 아직도 힘있는 위치에 있는 존재다. 더군다나 사람의 생명을 다루지 않는가. 하지만 이런 권위의식이나 서비스 정신 부재가 의사들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고 있는지 모른다. 진심은 느껴진다. 내가 본 많은 의사들에게서 좋은 면을 많이 봤다. 아픈 아이를 데리고 응급실에 간 엄마는 불안하다. 그런 마음을 헤아려 주는 좋은 의사들을 만난 것은 두고두고 큰 기쁨이며 의사에 대한 인식을 바꾸어 주었다.
이 책은 일단 재미있다. 지루할 틈이 없이 적절한 예시와 삽화까지 심지어 만화까지 인용하고 있다. 인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흔적도 보인다. 좋은 책이나 영화를 인용한 것도 무척 마음에 들었다. 내가 좋아하는 <블레이드 러너>, <소호강호>를 인용한 것을 보고 반가움에 미소지었다. 우리는 너무 빨리 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첨단, 빠름, 신기술 다 좋지만 진정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이 책에서도 느림을 강조한다. 병이 걸리면 고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빠르게 모든 것을 해결하려다 잘못된 선택을 할 수 있다. 잘라내고 도려내는 수술만이 능사가 아니며 갈아끼운다 한들 원래 내 몸만 못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의료에의 맹신에 찬물을 부으며 정신차리라고 말해준다. 의사가 이런 말을 해주는 10배는 더 고맙다.
"시장에서 불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삶의 자유를 볼모 삼아 일터에서 죽도록 일한다. 이것은 자신의 생명 초를 미친 듯이 연소시키는 행동이다. 덜 벌더라도 덜 소비하는 구조로, 작게 생산하고 적게 쓰는 생활방식으로 가면 해결된다."
의료에 대한 이야기 외에도 철학적인 내용이 많아서 책 전체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 우리는 도대체 살기위해 일하는 것일까 일하기 위해 사는 것일까.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 의료와 우리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지나친 건강염려증과 병원이나 약에 대한 맹신을 버리자. 의료와도 균형을 유지해야 우리가 산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13 의료란 양날의 칼과 같은 것이다. 나를 치유하게도 하지만 나를 다치게 하기도 한다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P.27 다수의 한국 의사들이 서양 의사들에 비해 감기 치료에 약을 과도하게 많이, 그것도 항생제를 포함해서 자주 처방한다는 것이었다.
P.33 예전 같으면 몸에 지니고 있으면서도 평생 모르고 지나가 천수를 누리다 죽었을 것을, 첨단 검사법이 온갖 시시한 병들까지 샅샅이 밝혀내는 바람에 졸지에 수술 받는 중환자가 되어 버린다. 굳이 아는 게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P.36 우리 자신의 좋은 건강을 위해 진정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려고 하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발로 걷고, 다른 사람의 눈으로 사물을 인식하고, 다른 사람의 노력으로 살아간다. 자연의 소중한 선물과 생명의 기초를 잃어버렸다. 남은것이라곤 사치품뿐이다.
P.43 자질구레한 질병에서 벗어나 건강하게 살아가려며 '체력'은 물론 '심력'이 중요
P.48 사람은 동물처럼 움직여야 하는 생물이다. 식물처럼 하루 종일 꼼짝 않고 컴퓨터만 한다든지, 가만히 TV만 본다든지, 도어투도어 자동차만 타고 다닌다든지 이래서는 건강이 점점 나빠질 수밖에 없다.
P.49 평소 영양상태가 좋고 체력을 잘 관리해온 사람은 병에 걸리거나 수술을 받은 후에도 회복이 잘 된다. 결국 낫는 일은 나 하기에 달렸다.
P.52 구두장이는 구두로 사람을 판단하고 양복장이는 양복을 보고 사람을 판단한다. 의사는 엑스레이로 사람을 본다
P.56 인공관절이 아무리 발달하더라도, 본래 자연산 관절에는 결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전문가라면 누구나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P.62 일전에 군병원의 쇄신을 이야기 하며 나왔던 육군참모총장의 인터뷰 기사가 시사적이다. "꾀병도 병이라는 생각으로 성의 있고 친절한 진료로 환자의 질병뿐 아니라 마음까지 치료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P.64 의사는 치유자가 아니라 치료자다. 치유란 환자 몸 안에서 스스로 일어나는 자연의 섭리이고, 치료는 그걸 도와주는 의료 행위이다.
P.66 근대인으로 살기는 어렵지 않다. 르네상스인으로 살기도 어렵지 않다. 어려운 것은 동시대인으로 사는 일이다.
P.70 "내가 먹고 싶어서 먹나? 병원에서 의사들이 주니까 먹지."
P.73 근거주의 또는 근거중심의학이란 간단히 애기하면, 의학적 판단을 할 때 의사의 경험에 의한 직관을 배제하고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검토하고 결정하자는 주장이다.
P.79 원래 우리 몸 속에서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크기가 작은 암들이 생기고 또 저절로 없어지기를 반복하는데, 우리 몸에서 면역력이 건강하게 작동하고 있는 덕분에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한다.
P.81 사람들은 '보이는 것'에 쉽게 매혹된다. 영상으로 생생하게 보이는 것. 이것 앞에서 신념이 무너진다.
P.89 어느 보험회사에서 요실금을 실손 해주는 보험을 만들어 많이 판 것이다. 그래서 너나 할 것 없이 요실금 수술을 받았다. 그 수술기구를 만들어 팔던 회사는 신이 났다.
P.92 인생은 빨리 가서 어디에 도착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가는 여정 자체가 목적임을 잊곤 한다.
P.93 사회가 내버려 두질 않는다고 투덜대지만, 찬찬히 생각해 보면 각자 자신들이 선호하여 선택한 삶이고 생활방식이다.
P.102 의사들의 활달한 태도는 환자들에게도 전염이 된다. 그리고 거꾸로 환자들이 즐겁게 말하면, 의사들도 힘이 난다. '쾌활함'이란 치유력이 엄청난, 보이지 않는 처방이고 약이다.
P.109 "그 사진을 보니, 암이 더 이상 자라지 않고 정상 조직과 한 몸이 되어 함께 살고 있는 것 같았어요. 마치 사이좋게 지내는 모습이랄까요?"
P.112 "저거 봐라. 사람은 걸어야 한다. 눕혀만 놓으면 멀쩡한 사람도 죽어간다. 사람은 식물이 아니라 동물이거든."
P.115 큰 차이점은 수술 전후에, 혹은 수술을 하지 않은 경우에도, 환자들의 재활치료에 엄청난 투자와 체계적인 노력을 쏟아 붓는다는 것이었다.
P.118 가장 주축이 되는 두 가지를 들자면, '심폐지구력'과 '근력'이다. 한가지를 더 든다면 '유연성'이다.
P.118 운동 계획을 짤 때에는 개개인의 체력 상황에 맞춰 섬세한 고려가 필요하다. 또한, 더욱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P.123 인공 삽입물에 대해서는 최대한 보수적인 태도를 지니는 것이 바람직하다.
P.125 더 좋은 소식은 노력에 따라 시간을 거슬러 되짚어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우리의 몸은 살아있는 세포들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P.135 매양 절약하고 검소하게 사는 것 역시 복을 아끼는 것이며 생명을 연장하는 길이다. 내가 서울에 가면 마땅히 이 계책을 쓰리라. - 소동파
P.145 우리나라 사람들처럼 편안하고 저렴하고 신속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나라도 흔치 않다.
P.153 서울이 아프리카의 시골처럼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시계를 되돌려 원시 수렵사회나 삼국시대 농경사회로 되돌아 갈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느리게 살 수는 있다.
P.154 역설적이게도, 두 배 느리게 하는 방식을 택한다면, 실은 두 배 더 부지런해져야 한다. 느리게 산다는 것은 부지런히 몸을 움직인다는 것이다. 건강해지는 삶이다.
P.156 시장에서 불필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살 수 있는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삶의 자유를 볼모 삼아 일터에서 죽도록 일한다. 이것은 자신의 생명 초를 미친 듯이 연소시키는 행동이다. 덜 벌더라도 덜 소비하는 구조로, 작게 생산하고 적게 쓰는 생활방식으로 가면 해결된다.
P.170 환자-의사 관계는 의료의 진정성을 수호할 우리의 마지막 보루다. 의사들은 스스로 자정하고, 잃어가는 신뢰와 공감을 회복해야 한다. 환자들에게 건전하고 올바른 지침을 알려주고 독려하고 함께 움직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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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시대, 저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이동준 지음 / 에밀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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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관련 공부를 하라고 후배 두명에게 pdf 파일을 줬다. (불법 저작물이 아니고 원래 pdf 형식으로 공식 사이트에서 제공되는 저작물임)에 한 사람은 다음날 제본을 해왔다. 그래도 선배가 줬다고 책으로 만들어와서 공부를. 기특했다. 한 사람은 아이패드에 담아서 공부하고 있었다. 감탄했다. 내가 신입사원이었을 때와 비교하면 (무려 17년 전이다!) 세상은 스마트하게 첨단으로 변신했다. 나는 아직 스마트폰이 없다. 왜 다들 내 핸드폰을 보고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하는지 모르겠다. 얼마 전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친구와 그 여동생이 우리집에 놀러왔다. 둘 다 가방을 하나씩 들고 왔다. 그 안에는 아이패드가 들어있었다. 노트북은 커녕 PC 구경도 하기 힘들었던 우리 세대와 어릴 때 부터 스마트폰에 아이패드로 무장한 다음 세대는 생각에 유전자가 존재한다면 이미 진화를 겪고 있다.

후배가 아이패드로 보던 pdf는 이미 셀프제작 전자책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셀프제작이 아니라 그냥 기기에 넣기만 하면 제본이라는 번거로운 과정도 없이 휴대가 간편한 책이 된다. 컨텐츠 자체를 내가 만들어서 판다면? 책의 저자가 된다. 아직은 전자책이 종이책보다 내용면에서 수준이 떨어진다는 인식은 분명히 있다. 아무래도 출판사라는 커다른 거름망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구매하는 입장에서 품질보증을 못 받는다. 분명 전자책은 진입장벽은 낮다. 자비출간을 제외한다면 종이책보다 출간하기가 쉬운것은 사실이다. 아니 출간이 언제든 가능하다. 하지만 아직 전자책은 과도기다. 가장 문제가 되는 질 낮은 컨텐츠 문제는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해결 될 것이다. 질낮은 컨텐츠는 자연도태될 것이고 새로운 전자책 출판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본다면 전자책 출간은 실력있고 컨텐츠를 가진 사람들에게 훌륭한 기회다. 책을 보는 방식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가로서의 역량과 책의 내용이 문제인것이다. 전자책도 독자의 사랑을 받기 위한 조건은 종이책과 다를 것이 없다.

한국 출판 시장의 베스트셀러 쏠림 현상은 안그래도 열악한 출판계를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요즘 한국 사람들은 원래 책을 안 읽기도 하고 취향이 다양하지도 않다. 책 구매자의 대부분이 여성이고 소설을 선호한다. 주변을 봐도 안 읽는 사람은 한달에 한 권도 안 읽고 많이 읽는 사람들은 한달에 열권도 쉽게 읽는다. 독서의 즐거움을 어린 시절부터 알아야 성인이 되어서도 그 좋은 습관이 이어질텐데 우리 어린 학생들은 책 읽을 시간이 없어보인다. 참고서책은 많이 보지만.

전자책에 출간에 대한 이야기도 자세하지만 책을 쓴다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책의 절반 이상을 할애했다. 사실 전자책 출간에 대한 부분은 직접 해보지 않고는 잘 와닿지 않는다. 그리고 조금씩 진화하고 있는 단계라 책도 좋은 참고는 되지만 결국 한번 직접 실습을 해 봐야 한다. 저자는 출판계에 오래 종사한 전문가다. '1장 저자는 어떻게 탄생하는가'에는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흥미롭게 읽어 볼 내용이 많다.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다. 전자책은 앞으로도 계속 진화할 것이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컨텐츠다. 질이 낮으면 아무리 싸고 보기 편하다해도 결국은 아무도 선택해주지 않는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18 작가 김훈은 책을 쓰는 이유를 '먹고 살기 위해서'라고 강연에서 밝힌 바 있다. 1,800만 부 베스트셀러 작가 공지영 역시 육아비와 생활비 때문에 글을 쓰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P.23 글을 쓰기로 했다면, 우선 생계에 대한 우려를 줄일 수 있는 직장과 자금 계획이 당장 필요하다.

P.25 집중력을 잃지 않고 한달음에 원고를 쓰는 것은 경험이 풍부한 저자라도 힘겨워하는 집필 방식이다.

P.38 우연을 잡는 것이 글쓰기의 시작이다. 글을 쓴다는 것은 우발적인 계기로 시작된다.

P.48 기획출판이라는 말이 생기면서 출판사의 역할이 확대됐고 작가로의 진입 장벽엔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P.51 실제로 10년 전말 해도 연간 2만 종의 신간이 나오던 시장이 10년이 지나지 않아 7만 종 가까이 늘었다. 출판사가 늘어난 이유도 있겠지만 신간 중심으로 움직이는 출판 환경의 변화 탓이다.

P.67 작가가 되기 위해 블로그에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단숨히 자신의 글을 저장하는 공간으로서의 블로그라기보다 독자와 소통하는 미디어로서의 블로그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

P.70 저자가 여러 방법으로 사회적 인지도를 쌓으면 그의 책은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P.75 지금 이 시간에도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는 이유는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거리낌 없이 책으로 만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전자책이기에, 전자책 시대이기에 이렇게 말할 수 있다.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

P.83 한국의 1인당 하루 평균 TV, 영화, 라디어, 신문, 인터넷 사용 시간은 6시간 44분이다. 1일 평균 독서량은 12분이다. 책을 제외한 매체의 점유율이 97퍼센트라는 것이다.

P.86 책은 인간 정신 활동의 결과인 문명사의 총합의 기록이다. 이 힘은 어떤 매체도 접근할 수 없는 오로지 책에만 있는 도도한 역사성이다. 그리고 책은 주제를 깊이 있게 다루는 힘이있다. 책을 쓰는 사람인 저자는 그 분야의 전문가다.

P.87 무라카미 류의 앱처럼 음악가에게 받은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넣고 유명 사진가로부터 받으 사진을 넣어서 앱북을 만들 수도 있다.

P.91 젅책은 저자 스스로 글과 그림, 음성, 동영상 등을 자유롭게 편집해 출판할 수 있는 셀프 퍼블리싱으로 가는 과정에 있다.

P.91 저자와 독자의 머릿속에 '전자책은 종이책에 비해 수준이 떨어진다'라는 인식이 숨어있다. 실제로 지금의 전자책 수준은 종이책에 비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P.114 출판사의 깊은 개입고 제작비의 두려움을 떨쳐버린 저자는 자신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분명하고 다양한 형식의 원고에 담아낼 수 있다. 특히 '적은 분량' '콤팩트한 기획'이라는 형식이 효과적이다.

P.133 우리가 살아오면서 겪었던 모든 경험이 가장 중요한 재료가 된다. 그동안 읽어온 책뿐만 아니라 영화, TV드라마, 공연은 물론 일상의 시시콜콜한 경험도 다재료다.

P.139 콘셉트는 저자가 책에 담고 싶어하는 사상, 감정, 지식 따위의 요소를 독자가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도록 창이적으로 잡아낸 집필 방식이다. 요약하자면 집필 방향과 방식을 창의적으로 개념화시킨 것이 콘셉트다.

P.140 소설은 지식보다 감정을 담아내는 책이라고 있다. 하지만 지식이 담기지 않고서는 감정을 드러내는 설득력과 개연성이 ㄸㄹ어질 있다. 소설가의 자료 수집 과정이 치열한 이유다.

P.161 누구든지 붙잡고 당신이 쓰려고 하는 원고와 이미 써놓은 원고에 대해 말로 하는 버릇을 들여야 하다.

P.188 콘셉트는 독자를 설득하는, 구매하고 책을 읽게 만드는 설득력에 ㄷ한 것이다. 분류에 대한 판단이 좋더라도 설득할 만한 콘셉트가 없다면 아무리 좋은 기획과 글도 독자에게 다가가지 못한다.

P.209 완벽한 교정교열은 훈련만이 해결책이다. 많은 경험을 통해 실력을 쌓아야 한다. 교정교열에 대한 기본 개념을 확실히 익히고 책을 읽을 때마다 정독하면서 훈련하자.

P.234 이태준의 <문장강화>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 이오덕의 <우리 문장 쓰기> 등을 예비 저자들의 필독서로 소개

P.246 자료 조사는 인터넷 검색부터 시작한다. 검색 결과는 블로그, 웹문서, 뉴스, 도서본문, , 영화, 음악 그리고 트위터 다양한 분야에서 확인할 있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효과적인 검색어를 적용하는냐일 것이다.

P.272 종이책으로 300페이지 정도 되는 책을 전자책으로 바꾼다면 5~6 정도로 분권해서 내는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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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 경영을 바꾸다
함유근.채승병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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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를 다루는 직업을 가진 이상 빅데이터에 대해 무관심 할 수 없다. 어쩌면 조만간 빅데이터에 대해 모르는 것이 밥줄에 영향을 줄지도 모를 일이다. 이 책은 시중에 나와 있는 빅데이터 관련 서적 10여권 중 가장 내용이 알찼다. 서점에서 훑어보니 사례라든지 큰 맥락에 있어 대부분의 빅데이터 관련 책들은 유사한 부분이 꽤 있었다. 빅데이터가 과연 단순한 유행에 그칠 것인가에 대해 이 책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일이 하루아침에 되는 일이 아니기도 하지만 금방 식을 열기도 아닌것이다. 빅데이터의 등장으로 기존에 기업에서 활용하던 사내의 전통적인 재무 데이터나 사내외 문서화된 보고서 외에 고객의 소셜 미디어 활동이나 자사 웹사이트 이용 기록 등 좀 더 광범위한 비정형 데이터에 대해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 빅데이터에 대한 관심은 나날이 다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 본격적인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성과를 내고 있는 국내 기업은 없어보인다.
 
사실 이 책의 내용은 생각보다 방대하고 전문적인 지식이 있으면 좀 더 흥미롭게 볼 수 있을 정도로 수준이 높다. 그리고 빅데이터 이전에 우리의 데이터에 대한 인식과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수준을 파악하는 일이 우선이라는 중요한 포인트를 잘 지적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데이터 관리 수준은 결코 높지 않으며 그나마 금융권 정도가 데이터 거버넌스를 어느 정도 이룬 정도다. 아직도 많은 공기업, 대기업등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 중소기업은 말할 것도 없다. 현실적으로 체계적인 데이터관리를 하려면 컨설팅 비용과 관련 인프라 구축에 상당한 돈이 든다. 분명 데이터에 대한 인식은 10년전이나 과거에 비해 많이 향상되었다. 데이터가 더이상 업무에서 나오는 부산물이 아니며 체계도 없이 쌓아놓기만 해서는 안된다는 것쯤은 많이 공감하고 있다. 새로운 기회를 가진 금덩어리일지도 모른다는 지금의 인식 정도는 아니지만 수년 전부터 많은 기업들은 데이터를 정확히 정의하고 데이터 품질에 공을 들이는 것이 업무효율과 경비 절감에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많은 시행착오를 통해 이미 깨닫고 있다. 빅데이터도 장기간에 걸친 노력으로 효율을 극대화 해야겠지만 이 책에서 말하듯 데이터에 대한 인식 전환과 전사적인 공감대 형성도 상당히 중요하다. 전담 조직과 인력을 구성하여 체계적으로 데이터 거버넌스나 데이터 품질 개선등을 진행한 다음 그 기반 위에서만이 데이터를 활용한 새로운 기회 창출이 가능하다. 2000년을 전후한 CRM구축이나 DW에서 성공사례가 많지 않은 것은 저품질 데이터에 대해 이를 실행했기 때문이다. 기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시작하는 것은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다를 바 없다. 과거의 교훈을 타산지석 삼아 빅데이터도 내실을 충분히 다진 위에 추진되어야 한다.
 
"기업 내에서 각종 분석이나 의사결정에 데이터웨어하우스나 데이터마트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 이들에 대한 경영자의 사업부서의 인식 수준은 빅데이터의 도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는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미 성공적으로 데이터마트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는 기업이라면 기본적인 기반이 성숙단계에 있다는 말이다. 이런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할 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을 통해 가장 알고 싶었던 내용은 개인이 빅데이터를 활용한 분석을 할 수 있는가 하는 점이었는데 빅데이터 관리 소프트웨어인 '하둡' 등 많은 부분이 오픈 소스이고  구글 애널리틱스나 한 달 사용료 약 500달러인 프로그램도 있다고 한다. 빅데이터에 대한 다양한 외국 기업의 사례도 흥미를 끈다. 국내의 빅데이터 활용 사례도 가끔 언론에 소개되지만 단편적이고 아직은 흥미위주라는 생각이다. 아직은 초기 단계이고 앞으로 길게는 10년을 내다봐야 빅데이터의 진면목을 알 수 있다고 하니 너무 급하게 가면 안될 듯 하다. 분명한 것은 데이터를 잘 활용하는 것이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임에 틀림없다는 것과 그 길이 그리 녹록치 않다는 것이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의 기업과 경쟁을 해야 하는 시기이다. 해외 유수 기업들의 빅데이터 성공 사례만 지켜보기에는 목이 탄다. 빅데이터에 대한 많은 연구와 다향한 성공사례가 계속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본인이 빅데이터 산업을 이끌 새 주역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꼭 한번 읽어보기를 권한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15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원들은 의학적 지식도 물론 갖추고 있었지만 철저하게 데이터 중심으로 예측 모형을 파헤쳐 들어갔다.
P.16 급기야 미국은 고질적인 고비용 의료 문제에 대한 해결책으로 빅데이터 기술에 주목하고 연방 정부 차원에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 상태이다.
P.23~24 빅데이터는 단순히 그 크기만으로 정의할 수 없다. .. 빅데이터에서 이야기하는 '빅'은 이 산사태 장애물 사례처럼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것을 가로막는 갖가지 어려움을 종합적으로 일컫는 표현이다. 일부에서는 빅데이터를 '대용량 데이터'라고 건조하고 밋밋하게 번역하지만, 어감을 제대로 살려 말하자면 '엄청난 데이터'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적당하다.
P.43 다양한 비정형 데이터에서 생각지도 못했던 결과를 얻는 일이 빈번해졌다. 인상적인 변화는 사람들의 실질적인 생각과 행동이 표출되는 검색엔진이나 소셜 미디어에서 종종 나오고 있다.
P.43 '구글 트랜드(Google Trends)서비스'는 국내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실시간 검색어 순위와 비슷하다. 다른 점은 검색어별로 과거에 어느 정도 검색이 많이 이루어졌는지 일목요연한 이력을 제공해준다는 것이다.
P.48 볼보에서는 시범 차종에 대해 고객이 자동차를 운전하는 과정에서 수집되는 수많은 데이터를 본사 분석 시스템에 전송하도록 했다. ... 이렇게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하여 제품 개발 단계에서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던 고객의 운전 패턴과 차체 결함, 잠재 니즈 등을 찾아낼 수 있었다.
P.51 구글의 수석 경제학자(Chief Economist) 할 배리언은 다음과 같이 이야기한 바 있다.
데이터를 얻는 능력, 즉 데이터를 이해하는 능력, 처리하는 능력, 가치를 뽑아내는 능력, 시각화하는 능력, 전달하는 능력이야말로 앞으로 10년간 엄청나게 중요한 능력이 될 것이다.
P.51 지난 10년이 빅데이터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의 10년은 단계적으로 여러 고비를 거쳐가며 빅데이터 기술이 실생활로 파고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이미 발 빠른 기업들은 이러한 능력을 확보하고 빅데이터 금맥을 움켜쥐기 위해 골드러시를 시작한 상태이다.
P.55 미국 국회도서관 책 1억 권의 데이터도 디지털화하면 대략 15테라바이트에 불과하다. .. 150만 원만 있으면 미국 국회도서관을 집에 들여놓을 수 있는 셈이다.
P.62 기술이 발전한다고 해서 항상 시장의 이슈로 대두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적으로는 이미 오래전부터 가능했던 일이라 해도 시장 환경과 딱 맞아 떨어지지 않으면 대중화되기 어렵다.
P.68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차별화가 어려워지는 세상이 오면 데이터의 가치가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P.69 B2C 서비스를 통해 고객과의 접점이 많은 기업을 제외하면, 나머지 기업들은 데이터를 모으기도, 다른 기업이 모은 데이터를 갖다 쓰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P.74 단순히 규모나 속도 측면의 빅데이터는 기존의 획득, 저장, 분석 기술(소위 BI, 즉 비지니스 인텔리전스)로도 대처할 수 있다. 반면 데이터 형태가 비구조적인 다양성 문제나 데이터 의미의 모호성이 큰 경우(다시 말해, 데이터 구조의 가변성이 높아지는 경우)에는 기존 기술보다는 데이터 처리의 유연성이 높은,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빅데이터 기술들이 유리하다.
P.91 하버드 대학의 마이클 포터 교수가 일찍이 경쟁력의 원천으로 '남들보다 저렴한 비용, 남들이 무관심한 틈새시장, 그리고 남들이 쉽게 모방할 수 없는 차별성'을 거론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P.95 인간의 인지적 능력이 감당할 수 없는 분량과 속도의 데이터 속에서 무엇인가 의미 있는 사실을 정보기술이 대신 발견해주는 것이 빅데이터적인 문제 해결 과정이다. 그리고 고객의 숨은 감성까지도 별견하는 '고객 감성 분석'은 데이터 분석의 새로운 장을 열고 있다.
P.95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는 것 못지않게 분석 결과를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보여주는 '시각화'도 중요해지고 있다.
P.96 빅데이터의 궁극적인 비전이자 목표는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삶의 질을 높여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기업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여 이전에는 간과하거나 보지 못했던 가변적이고 숨겨진 고객 가치를 포착하거나 새로이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다.
P.102 생산성을 높이는 데 비정형 데이터를 활용하는 것은 기존의 기업 시스템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빅데이터 시대의 특징이다.
P.104 빅데이터 시대에 생산성을 향상시킬 유망한 기회는 기업 활동에 관련된 인력은 물론 사물을 추적하고 관리하는 영역, 그리고 이를 아울러 가치사슬 전체를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정리할 수 있다.
P.119 실제 생산성 향상을 위해서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IT 인프라에 대한 투자와 인적자본의 육성 및 조직의 변화이다.  .. 정보기술과 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체제와 문화가 조직 내에 자리를 잡았는가의 문제가 빅데이터 활용을 위한 보다 본질적인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P.120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는 빅데이터 활용으로 야기되는 노동력 재배치 문제를 사회 및 국가 차원에서 원활히 해결할 수 있는가인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생산성이 증대되면 인력 재배치나 감축 등의 인력 구조조정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P.122 어떤 일에 몰입하다가 우연히 이루어지는 큰 발견을 '세렌디피티'라고 한다.
P.122 노벨 화학상을 수상한 로저 콘버그 교수도 "위대한 발견은 목표가 불분명한 연구의 산물" 이라고 주장한다. 인류의 위대한 발견은 자연과 생물에 대한 인간의 끝없는 호기심과 기본 원리를 추구하는 활동 가운데 우연이 겹쳐지며 이루어낸 성과였다는 것이다.
P.123 비정형화된 엄청난 데이터들이 늘어나면서 발견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P.123 빅데이터에서도 발견의 기회는 이미 그 안에 존재하고 있으며, 이를 누가 어떻게 찾아 외부(기업)에 적절한 형태와 내용으로 알리느냐가 큰 의미를 가진다.
P.124 심지어 일반 개인들이 이용할 수 있는 무료 분석 소프트웨어들도 있다. 구글 애널리틱스를 사용하면 개인이 집에서 공짜로 자신의 블로그나 SNS콘텐츠를 읽은 독자들의 패턴을 찾을 수 있다.
P.125 이미 데이터 마이닝이나 비지니스 인텔리전스 분야에서도 예고되었지만, 많은 경우 인간보다는 컴퓨터가 의미 있는 내용을 찾는 데 유리하다.
P.127 빅데이터는 창의적인 반복적 탐구 과정을 통해 무엇을 질문해야 하는지(무엇이 문제가 되어야 하는지, 즉 검색할 키워드) 찾아내는 과정이다.
P.146 예측은 미래의 데이터가 아닌 과거의 데이터로 하며, 따라서새로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것이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데이터 속에서 미래를 말해줄 실마리를 찾는것이다.
P.149 사람들은 자신의 경험을 평가로 남길 때마다 다른 사람들에게 유용한 정보가 제공되지만, 그 자신은 흔적을 남기게 된다. 이런 정보를 활용할 수 있는 기업에는 엄청난 기회가 있다.
P.155 전문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한 화면에 대시보드 형태로 지역별, 부서별 생산성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하자 활용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한다.
P.170 페이스북은 개인적인 내용의 글들이 많은 데 비해 트위터 글들은 미디어 성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또 트위터에 국내 계정으로 올라오는 글들은 모두수집이 허용되므로 데이터 수집도 용이하다.
P.181 하지만 빅데이터의 길이 기존의 길과 다른 부분은 대부분 이전에 가보지 않은 미지의 길이며, 그 길을 가려면 냉철한 머리와 함께 용기 있는 시도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P.181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 리서치의 분석가 브라이언 홉킨스는 과거 20년에서 25년 동안 기업들이 활용 가능한 정보의 5%만으로 의사결정을 해왔다고 말한다.
P.183 많은 연구 결과 경영자의 경험이나 직관에 이한 의사결정에서 적지않은 결함이 발견되었고, 그것이 성공하던 기업이 몰락하는 주된 이유로 밝혀졌다.
P.206 빅데이터를 의사결정에 활용하려면 조직 내에서 빅데이터를 처리하는 과정이 확립되어야 한다.
P.211 빅데이터가 왜 의사결정에서 중요해지는지를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겨국 "우리 누구도 우리 모두보다는 현명하지 않다"라는 사실 때문이다.
P.216 한국과 같이 소셜 미디어와 인터넷 환경이 발달한 나라들에서 빅데이터에 의한 새로운 사업 기회는 상대적으로 다른 나라들에 ㅂ해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P.227 취업 검색 사이트 인디드닷컴에 따르면, 전문적인 통계학이나 수학 지식을 바탕으로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이터 과학자'등의 빅데이터 분석 인력 수요가 2011년부터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고 한다.
P.235 인터넷으로 연결된 모든 사물은 장기간의 덩ㄱ 복잡한 계획 및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어 사람을 완전히 대체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P.237 빅데이터 환경에서는 고객이 어떤 사람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고객이 어디를 다니면서 어떤 행동을 하는지 빅데이터로 포착하고 대응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이 더욱 의미 있다.
P.241 사람들은 기업에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 모르는 경우가 더 일반적이다.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바를 구체적으로 요구하거나 표현하는 경우도 있지만, 표현하지 않거나 못하는 경우도 많다.
P.243 웹 애널리틱스 도구로 한 달 사용료가 약 500달러인 '대시(Dash)'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어떤 콘텐츠에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지, 또 어떤 유형의 콘텐츠가 앞으로 유망한지 판단하고 예측한다.
P.276 샌프란시스코는 과거 8년 동안 범죄가 발생했던 지역과 유형을 세밀하게 분석해 후속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범죄 사전예보 체계를 갖췄다.
P.281 세상의 모든 상품과 여기에 스며들어 있는 기술은 세 가지 목표를 충족시키기 위해 발전한다고 한다. 첫 번째는 사용의 편의성이며, 두 번째는 가격의 현실성이고, 세 번째가 혜택의 우월성이다.
P.289 빅데이터 기술을 앞서 발전시킨 구글은 태생적으로 데이터를 철저히 존중하는 문화를 지니고 있다. 창업주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은 스탠퍼드대 공학도 출신답게 데이터와 수치에 대해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P.294 "전사 차원의 단일 데이터 관리 시스템 없이는 빅데이터도 없다."
P.297 단적으로 말해,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현실에서는 빅데이터를 가공하고 분석할 수 있는 충분한 기술력과 인력이 없다.
P.299 한국도 기업 현장에서 빅데이터 전문 인력이 커갈 수 있는 토양이 갖춰져야만 빅데이터 역량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P.308 2000년대 초반에 국내 기업마다 고객관계 관리(CRM)도입 열풍이 불어서 많은 기업들이 앞다퉈 고가의 IT 인프라와 솔루션을 도입했다. 하지만 이후 운영 단계에서 뚜렷한 체감 성과를 맛보지 못하고 이내 실망하고 말았다.
P.321 쉽게 간과해서는 안 되는 문제가 빅데이터에 대한 거버넌스이다. 이는 누가, 어떤 데이터의 소유와 관리에 대해, 무슨 권한과 책임이 있는지 명확히 명시하는 것을 의미한다.
P.322 기업 내에서 각종 분석이나 의사결정에 데이터웨어하우스나 데이터마트를 이용하고 있는 경우, 이들에 대한 경영자의 사업부서의 인식 수준은 빅데이터의 도입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P.324 믿을 수 있는 유용한 데이터가 존재하고, 필요한 데이터가 어디에나 있으며, 그 데이터를 다른 부서나 팀과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은 기본적인 정보 관리의 출발점이 된다
P.325 앞으로 필요한 인력은 분석된 정보를 비즈니스적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사람들이다. 기술은 물론 비즈니스에 대해서도 갚이 이해하고 있어 기업에서 필요한 정보와 지식이 무엇이며, 이를 빅데이터로부터 어떻게 얻을 수 있는지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P.326 웹 애널리틱스나 OLAP 등의 비즈니스 인텔리전스 기법들을 활용하는 일은 큰 지식과 지식 없이도 외부의 도움으로 시작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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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식견문록 - 유쾌한 지식여행자의 세계음식기행 지식여행자 6
요네하라 마리 지음, 이현진 옮김 / 마음산책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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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락이라는 말이 우리에게 회자된 것이 그리 오래 된 것 같지는 않다. 일본 식도락 여행만해도 그렇다. 12~3 년만 해도 '일본 식도락 여행'에 관련된 책 같은건 없었다. 하지만 요즘은 해외 여행도 많아지고 특히 일본 여행 같은 경우는 가까운 거리 만큼이나 쉬워진 느낌이다. 연휴나 방학 즈음에는 한달 전 부터 서두르지 않으면 비행기표를 구하기 힘들 지경이다. 요네하라 마리의 미식견문록은 일본 음식에 대한 이야기만 나오지는 않는다. 그녀의 독특한 이력만큼 다양한 음식편력을 자랑한다. 최고의 러시아어 통역사로 100번 이상 러시아를 드나든 이력에서만도 많은 이야기가 기대된다. 러시아, 그 동토의 땅, 영하 53도에서 낚자마자 자동 냉동된 물고기를 대패로 밀어 대팻밥처럼 만든 다음 얇게 썬 양파를 버무려 소금과 후추로 간을 해서 먹느 스트로가니나의 이야기는 러시아 미식 체험의 정점을 찍는다. 공산당원이었던 아버지를 따라 간 프라하에서 10세부터 5년간 학창시절을 보낸 특이한 이력은 그녀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듯 하다. 이 시절 음식에 대한 추억의 정점은 바로 '진짜 할바를 찾아서'라는 이야기다. 이 글을 읽고 나면 이 '할바'의 정체에 대해 궁금한 것을 떠나 꼭 한번 먹어보고 싶다라고 느끼지 않을 사람이 없다. 우리의 호박엿하고 비슷할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그 오묘한 맛이 무척이나 호기심을 자극한다.

 

요네하라가 음식 이야기를 풀어가면서 다양한 백과사전을 참조했다는 대목이 흥미롭다. <세계 음식 백과> <신 라루스 요리 대사전> <요리예술대사전> 등등. 통역사라는 직업때문인지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부류의 인간이라고 말할 만큼 음식에 관심이 있어서 인지 모르겠으나 그녀의 뛰어난 지적 능력에 '백과 사전 탐독'이라는 비법이 있었던 것이 아닌가 조심스레 추측해본다. 러시아에서 일 때문에 장기 체류를 하는 경우 어지간히 고국 음식이 그리웠나보다. 하긴 이건 누구에게나 있을법한 일이다. 어린시절 프라하에 살 때 낫토가 먹고 싶어 삼촌을 통해 낫토균을 공수한 이야기나 한 달 동안 러시아에서 지내며 방송사 사람들과 초밥이 먹고 싶어 초밥 놀이를 했다는 이야기는 절로 웃음을 짓게 만든다. 음식도 마치 공기처럼 항상 즐길 수 있을 때는 그 고마움을 모르다가 접할 수 없을 때 한없이, 눈물너개 그리워지는 존재인가보다.

음식에 대한 관심과 욕심은 타고난 식성과 집안 내력이라고 소개한다. '고베 식도락 여행'에게 친지들의 추천을 받아 간 식당에서 화려한 식도락을 즐기는데, 이 부분만 읽어도 당장 고베에 식도락을 즐기러 가고 싶어질 정도다. 결국 이 책을 읽고 점심 때 초밥을 먹으러 갔다. 한국의 뛰어난 작가들이 한국 음식 식도락 기행에 대한 책을 내서 외국인에게도 많이 읽힌다면 분명 '음식 한류'에 큰 기여를 하게 될 것이다. 드라마 대장금이 그랬듯이 말이다. 식도락을 즐기던 삼촌이 병석에서도 조카의 식사를 챙기며 맛있는 음식을 추천해주는 대목은 가슴이 뭉클한 감동을 준다.

 

이 책에 소개된 일본 책 <베어 먹기 시리즈>가 무척 궁금하다.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에 대해 소개한 책인 듯 한데 이 책을 해외 장기 체류하는 지인에게 주고 왔다가 엄청난 고초를 치른다. 절대 주고 와서는 안되는 책이 음식 책인 것이다. 먹고 싶어도 못 먹는 그 괴로움이란!

"고향에서 뻗어 나온 가장 질긴 끈은 영혼에 닿아 있다. 아니 위에 닿아 있다"

자신을 조국에 묶어두는 가장 튼튼한 동아줄은 어려서부터 즐겨먹는 음식이라고 말하며 편의점 음식으로 크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세태를 걱정하기도 한다. 우리도 점점 절기 음식이나 우리의 전통음식,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요리의 횟수는 줄고 외식이나 배달음식, 인스턴스에 길들여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음식은 단순히 배를 채우고 끼니를 위한 수단만은 아닐것이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교훈은 '음식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다양하게 통찰력 있게 풀어나갈 수도 있구나 하는 신선함도 안겨주었다. 음식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가지고 싶다면 한번 읽어보자. 그리고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지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한국 음식을 매일 먹을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큰 행운이다.

< 인상적인 내용 >

P.15 러시아어뿐 아니라 유럽문명권의 언어와 일본어 사이를 통역하는 사람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발언자 입에서 언제 그리스어나라틴어 관용구면 유명한 시 한 구절이 원어로 튀어나올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다.

P.94 근처에 하는 한국인 김씨 아주머니께 배운 양배추 김치도 많이 만들어 발코니에 내놓으면 이름 보마지 먹을 수 있었다.

P.97 낫토가 먹고 싶어 미생물학자인 삼촌께서 학회 차 프라하에 오신다는 연락을 부탁드렸더니 낫토 균을 비커에 넣어 가져오셨다. 콩을 어찌어찌 구입하여 시행착오를 거듭하였으나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P.101 20세기 초 정도까지 러시아의 시고에서는 하루 다섯 끼가 표준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에도 시대 일본 백성들의 하루 두 끼 식사와 비교하면 그 얼마나 사치란 말인가 하고 생각했다.

P.120 "아니, 너도 잘 먹으면서 뭘 그래. 살라미 소시지는 거의 핏덩어리잖니"

P.168 남과 같지 않으면 마음이 편치 않은 모양인지, 공부하기 싫어하는 자식들을 억지로 대학에 보내려는 부모가 이리도 많은 나라는 아마 일본뿐이리라. 옆집과 똑같지 않으면 마음이 안정되지 않는다. 이것이 현대 일본의 회사나 개인을 깊이 지배하는 행동원리가 아닐까.

P.178 맛있는 집은 소문내지 않아도 한 번 온 손님은 꼭 다시 올 것이요, 절로 입소문이 나는 법이다.

P.188 나는 어느 똑이냐 하면 '살기 위해 먹는 것이 아니라, 먹기 위해 사는' 부류의 인간이기 때문이다. 이는 아루매도 타고난 성향이 아닐까 싶다. 노력으로 어찌 될 문제가 아니기에

P.208 음식에 까다롭지 않아야 한다는 덕목은 오랫동안 일보의 남성상,곧 사무라이의 미의식의 완고한 축을 이뤄왔다. "먹은걸 가지고 이렇다 저렇다 하는 놈은 남자 축에 끼지도 못한다"는 뜻이다.

P.213 주먹밥 단 한 개로 나는 몇번이나 절망을 추스러 살아갈 용기와 힘을 얻었는지 모른다.

P.216 글로벌 스탬더드를 외치고 나라와 나라 사이의 경계가 사라질 듯한 요즘이지만, 자신을 조국에 묶어두는 가장 튼튼한 동아줄은 어려서부터 즐겨 먹은 음식임이 틀림없다. 그런데 좀 걱정스럽다. 요즘 와서 편의점 음식으로 크는 아이들이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

P.227 아버지의 튼튼한 위는 나도 그대로 물려받은 모양이다. 시베리아 취재 중에 말라 비틀어진 샌드위치를 2인분이나 음료수도없이 먹어치운 이래 '쓰바키 히메'(냠냠공주)라는 명예로운 별명으 얻게 되었다.

P.240 바나나 한 송이를 100엔에 살 수있는 지금 사람들에게는 믿기 어려운 일이겠지만, 1950년대 당시엔 바나나가 얼마나 귀하고 비싼 사치품이었는지 모른다.... 바나나 값은 한 나라 경제가 글로벌 경제인지 아닌지를 가늠하는 리트머스지 같은 것이다.

P.243 "역 도시락은 팔각도시락으로 해라......" 내게는 이 말이 그 일주일 뒤 세상을 뜨신 삼촌이 남긴 마지막 말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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