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4 "쉴 곳을 찾아 세상을 뒤지고 찾아 헤맸으되 책이 있는 구석방보다 나은 곳은 없더라." 소설가 움베르토 에코는 자신의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 서문을 그렇게 마무리했다.
P.6 베스트셀러 <인생 수업>의 저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의 말대로 많은 사람들이 가슴 뛰는 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그를 위해 열정을 쏟아부을 수 있는 행복한 삶을 사는 건 아니다. 대부분은 삶 따로, 꿈 따로인채로 산다.
P.16 카피라이터의 기초 체력이 인문학이라고 내내 강조했다.
P.18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를 보세요. '히까닥' 스토리는 한 줄도 없습니다.
P.19 좋으 강의를 듣는 건 때론 책 백 권 못지않은 짜릿한 지적 체험
P.23 우리 교육의 비극은 객관화, 즉 모든 걸 산술적으로 계량화하려는 데 있습니다.
P.23 '화가 렘브란트처럼 그림을 그리는 건 쉽다. 겉으로 보이는 사룸과 똑같이 그리기만 하면 된다. 하지만 내가 다시 아이로 돌아온는 데에만 40년이 걸렸다.' - 피카소
P.24 우리가 아이를 낳았으니 양육 책임ㅇ 있지만, 집착하는 순간 끝장납니다. 바로 그게 객관화 노력입니다.
P.25 우리는 부모의 이기주의와 사랑을 구분하지 못합니다. 그게 문제지요. 저는 이렇게 역설적으로 말합니다. 아이들을 덜 사랑했으면 좋겠다고요.
- 사진가 윤광준
P.38 "돈 버는 것 빼고는 세상의 좋고 멋지고 아름다운 걸 두루 경험해밨다. 그럼에도 여전히 갈 데 많고 할 게 남아 있으며 만나야 할 사람이 많으니 그게 희망이다."
P.40 '죽더라도 난파선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곳에서 발견된 사람이고 싶다.' 멀리 떨어진 곳이란 제겐 작가로 홀로 서는 꿈, 그것이었조
P.45 한번은 최인호의 소설 <잃어버린 왕국>을 읽으며 일본에 필이꽂혔어요. 일본은 '성공한 서자'이고 한국은 '실패한 적자'라는 게 최인호 마인데, 그걸 눈으로 확인하려고 일본을 아홉 차례 찾아갔죠. 교토, 나라, 규슈 등직 그곳이고요.
P.48 예술적 감수성은 일상 너머의 가치를 이해하는데 필수다.
- 가수 화가 조영남
P.73 문제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일, 재미있는 길은 지도에 나오지 않는다는 거야. 물론 책에도 안 나와.
- 진화생물학자 최재천
P.88 최 교수는 어느 인터뷰에서 자기 역할을 '자연에 숨어 있는 지혜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P.89 경박한 말이지만 수컷은 별 볼일 없는 '바지저고리'에 불과하다는 게 과학적 진실입니다. 자식을 만드는 과정에서 수컷의 유전적 기여도는 정말 보잘것없다는 게 이제 상식이 된 세상입니다.
P.93 문제의식을 가지려면 좀 더 삐딱해져야 하고, 폭이 넓어져야 한다. 그럼 어떻게 할래? 방법은 다른 분야의 책을공격적으로 읽어야 한다
P.97 진화생물학은 우리 시대 가장 각광받고 있고, 사회 변화를 주도하나는 의미에서 어떠면 제1 학문입니다.
* 인간의 사회적 행동이 유전적으로 결정되는가는 이제는 질문거리도 되지 않는다. 문제는 과연 어느 정도인가? 그건 결정적이다.
- 에드워드 윌슨, <인간 본성에 대하여>
- 공간 디자이너 마영범
P.112 대부분은 음악 따로, 일상 따로 겉돕니다. 문화가 액세사리. 즉 장식품에 불과하니까 그들에게는 진화가 일어나지 않는 겁니다.
P.114 탁석산이 오래전 베스트셀러 <한국의 정체성>에서 지적했죠? 한국적인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습관적으로 말하는 것은 헛소리예요. 차라리 우리 재료를 외국 디자이너에게 던져주는게 낫습니다. 그들이 만드련 완전히 새로운 것이 나올 수 있죠.
P.115 지금의 대한민국은 자기 정체성도, 미학도 없는 허접한 사회
P.116 일본은 1980년대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을 때 동서양 최고의 물건들을 모두 써보고, 갈 데까지 가본 겁니다. 그 결과 모든 게 헛되고 헛되다는 깨우침을 얻은 것이죠. 그걸 뛰어나 아티스트가 깨달았고, 사회 전체가 알아챈 겁니다.
P.116 <디자인 생태계>의 공저자인 후카사와 나오토는 일본을 대표하는 제품 디자이너인데 그의 제품은 정말 무덤덤하리만치 소박한 게 특징입니다.
P.116 네가 먹은 음식물이 너를 만든다란 유명한 말대로, 당신이 쓰는 물건이 바로 당신을 규정합니다.
P.118 찬밥 신세였던 한국 디자인 공예 분야에 부는 새로운 훈풍이자, 한번 바뀌면 무섭게 달리는 우리의 힘으로 볼 수 있ㄷ..
P.120 디자인이란 세상의 모든 사룸에 제자리를 잡아주는 작업이다.
P.120 신이 있다면, 디테일 안에 존재한다, 적은 게 많은 것이다. - 발터 그로피우스
P.121 눈썰미 있는 조너선 아이브(애플의 디자인 책임자)가 그것을 발견하고 디터 람스를 자기 멘토로 삼아 모든 애플 디자인에 적용하지 않았는가?
P.121 취향이고 뭐고 간에 자기만의 일상을 가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 수학자 강석진
P.129 축구 경기와 전공 시험이 겹쳤다고 울상인 녀석들에게 저는 축구가 우선이니까 시험은 뒤로 미루라고 호통칩니다. 담당 교수에게 편지를 써주겠닥 살살 꼬드기기도 합니다.
P.134 "내가 45년이 넘도록 국어학을 해오고 있지만 본래 디고 싶었던 것은 톨스토이 저리 가라 하는 대문호!" 그 순간 엄숙한 장내에 폭소가 터졌다. 이때 아버지는기름을 확 쏟아부었다. "뭐 노벨상 같은 건 줘도 안 받고!"
P.136 특이한 천재를 볼 때 보통 사람들은 마음이 편치만은 않습니다. 그래서 한국 같은 곳에서는 그러 천재를 종종 왕따시키곤 합니다. 성숙한 사회, 성숙한 인간이라면 그러면 안 돼요.
P.137 "어떻게 하면 수학을 잘하나요?" 젤마노프가 답하길 "알면 나에게도 좀 가르쳐주세요."
P.140 죄송한 말이지만, 원래 수학은 보통 사람은 잘 못하게 되어 있어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그런데 왜 다들 기계적인 수업을 받았다고 불만일까요?
- 기업인 홍정욱
P.152 나를 귀족이라고 하는 게 실로 의아하다. 언젭터 이 나라에선 배우의 아들이 귀족인가? 자기다움이 중요한 것 아니냐? 귀공자 이미지가 싫다고 헝쿨어진 머리로 막춤을 출순 없지 않으냐. '올재'를 통해 젊은이들과 삶의 지혜를 나누고 싶다."
P.155 열심히 일하는 정치인에 대한 조명보다는 사고치는 분, 쇼 하는 사람을 마치 난리가 난 것처럼 보도합니다.
P.157 우리 사회가 너무도 경박한 데다가 분노의 정서로 가득한데 궁극의 해법은 무엇일까요? 결국은 근본으로 되돌아가는 것, 성찰이 아니겠습니까? 그런 저만의 구상이, 오랜 꿈이 있었던 겁니다.
- PD 송창의
P.168 만족스러운 삶은 단 하나뿐입니다. 위대한 일을 하십시오. 위대한 일이란 자신이 사랑하고 좋아하는 일, 바로 그것입니다. - 스티브 잡스
P. "앤 드류얀에게 바친다. 광막한 공간과 영겁의 시간 속에서/ 행성 하나와 찰나의 순간을/ 앤과 공유할 수 있었음은 낭게는 커다란 기쁨이었다." - 칼세이건 <코스모스>
- 배우 작가 차인표
P.192 최근에 시인 문정희 씨에게 들었던 말을 들려드릴까요. 그분에 따르면 본래 통찰력이 먼저랍니다. 문학이건 뭐건 간에 세상을 자기눈으로 보거나, 삶의 기미를 잡아내는 지적 능력, 즉 통찰려기 우선이고, 테크닉이나 스타일 등은 그다음에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거죠. 통념과 정반대인 셈입니다.
P.194 세상을 보는 그만의 시선이 필수이고, 이것이 보헤미안적 흐느적거림으로 그치지 않으려면 견고한 지성을 축적해야 한다.
P.199 <7년의 밤>이 재미있더라고요. 표현력이 뛰어나서 깜짝 놀랐어요. '멱살 잡히듯 추억속으로 빨려 들어갔다'는 식의 문장은 저는 꿈도 꾸지 못하거든요.
P.201 드라이한 문장을 구사하면서도 스토리에 힘이 센 작가들... 반면 국내 작가들은 문장에 너무 물기가 많다. 그리고 필요 이상으로 셈세하다.
- 만화가 이원복
P.211 외국인들이 한강 장관을 보면 뒤로 넘어집니다. 그들은 전말을 중시해서 개천이라 도로만 펼쳐져도 집값이 올라가는 판인데 유장한 강이 보이니 뻑 가는 거죠.
P.214 그럼 무슨 재미로 사세요 - 이 순간 제가 하고 싶은 걸 즐기는 것, 그 이외에 뭐가 또 있겠습니까?
P.215 포도주 산지가 어디고 생산 연도가 언제고 소믈리에 흉내 내는 사람을 종종 보는데, 그거 좀 민망한 노릇입니다. 철학자 헤겔이 머리카락을 숫자를 줄줄 꿰서 뭐하겠어요?
P.217 대한민국 사람들은 자기 문화에 대한 자존심이 엄청 강해요. 식민지 지배를 했던 일본 사람 앞에서도 게다짝에 쪽발이라면 콧방귀를 뀌면서 한자를 알려주고 문화를 전수해줬던 전통을 들먹이거든요. 그렇게 기가 센 우리가 왜 내 돈 주고 사 먹는 와인 앞에 벌벌 기어야 한다는 거죠?
P.217 저는 사회적 네트워크도 일체 끊고 삽니다. 무슨 모임에, 포럼이다 동창회, 그런 건 전혀 나 몰라라 합니다.
- 영화인 김동호
P.239 여배우들에게 둘러싸인 남편 모습에 내심 질툭 나지 않느냐고 물으니, "저 나이에 저렇게 즐거운 건 좋은 거 아니냐"라고 시크하게 답했다.
- 화가 이왈종
P.250 작가는 외로워야 하고 그래야 작업이 가능하다. 적적한 그 상태야말로 몸과 마음이 비워져 있다는 뜻이다.
P.251 풍수 이론에 따르며 서울은 전형적인 잡답으로 분류된다. 잡답, 바람과 물의 흐름이 막힌 고약한 곳이란 뜻이리라.
P.254 사실 작가는 외로워야 해요. 그게 좋은 겁니다.안 그러면 장돌뱅이죠. 할 일 없이 빈들거리더라도 이 공간에 있어야 하는데, 손 놓고 쉬는 것까지 작업의 일환이니까요.
P.258 여기 서귀포 어린이 그림 교실가 <서귀포신문>의 문화 강좌에서 7년째 무료 강의를 합니다. 저는 '너희들 마음대로 그리라'고 합니다. 그렇게 순진무구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제가 외려 배우고 영감을 얻습니다.
P.260 미술이니 시니 문학이니 하는 장르 구분은 실로 중요한 게 아니죠. 회화 조각 평면 설치 사진도 마찬가지죠. 결국 자기의 그릇, 사람됨의 크기를 반영합니다. 일상생활이란것도 자기 그릇의 반영이구요.
P.260 행복이 지나치면 고통이 찾아오고 그게 함정이라는 걸 알아차려야 합니다.
P.261 나만의 세계를 찾는다지만, 세상의 기준이 있고, 나만의 기준이 있다. 나에게 맞춰서 사는 게 성공적인 삶이 아닐까? 어정쩡한 것, 그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