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원 창의력 개발법 - 이광형 교수의
이광형 지음 / 비즈니스맵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핵심 키워드는 이것이다. "미래를 보라, 많은 지역을 보라, 여러 분야를 융합하여 생각하라" 더 간단하게 말하면 시간, 공간, 분야이며 이 세가지가 바 로 책의 제목에 나오는 3차원의 구성요소다.

창의력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는 이제 귀에 못이 박힐 지경인데 아직도 창의력이 뭐냐고 하면 의문표가 따라온다. 책마다 창의력의 정의를 내리고는 있지만 그래서 뭐 어떻게 해야됩니까에서 다들 막히는 듯 하다. 최근에 읽은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에서 박웅현에게 창의성이 뭐냐고 하니 대답이 이랬다. "뽀족한 수는 없습니다. 무슨 일이든 열심히 하고 잘 보고 잘 들으세요." 분명 틀린 말은 아니고 맞는 말 같기는 한데 실천하자니 참 어렵다. 창의성, 창의력은 어떻게 길러야 하는 걸까?

이 책에서는 3차원 구성 요소 하나씩에 대해 이야기 하며 실마리를 풀어간다. 먼저 시간이다. 특정한 주제나 사안에 대해 10년후에는? 20년 후에는 하고 생각해보는 것이다. 종이컵은 10년 후에 어떤 모습으로 변할까, 사용은 하고 있을까 이런 식으로 말이다. 이러한 생각에 대해 토론도 좋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도 좋다. 결국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20년 후의 지구 라이프는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 많은 일류 기업들은 이미 이런 고민에 밤잠을 설치고 있다. 미래를 선점하려면 미래에 대한 예측이 가능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공간. 공간이 참 재미있는 요소다. 같은 주제에 대해 한국에서는? 미국에서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예시로 나온 싸이월드와 페이스북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준다. 싸이월드는 왜 시들고 후발주자인 페이스북은 승승장구일까? 게임회사 넥슨은 왜 본사를 일본으로 옮긴걸까? K팝은 어떻게 전 세계인의 사랑을 받을 수 있게 되었을까? 이 모든 것은 바로 공간에 대한 탁월한 감각과 노력으로 이루어 낸 결과물이라는 것이 이 책의 분석이다. 다른 글에서도 본 기억이 있는데 지금 한류 붐에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요인 중의 하나로 일본 문화 개방을 꼽는다. 이 책에서도 이 개방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한다. 개방을 통한 공개 경쟁, 즉 다양한 시스템, 제도와 문화를 접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국가 경쟁력을 길러준다. 일본이 우리보다 먼저 선진국이 된 것도 과거에 개방을 적극적으로 했기 때문이며 시간과 공간을 두루 섭렵하는 사고 방식의 차이를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우리의 과학 교육의 문제점에 대한 지적도 날카롭다. 일본이 노벨상을 16개 수상하는 동안 우리는 노벨 평화상 하나만 받은 현실에 더이상 이대로 있을 수 만은 없다는 생각이 든다. 아이들의 과학에 대한 관심도는 상당히 높은데 (초등학교에 가보면 과학자 되겠다고 하는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지 깜짝 놀랄것이다) 우리의 교육 현실이 이러한 열망을 못 따라 간다면 얼마나 큰 국가적 손해겠는가. 이 책에 나오는 것처럼 아이들의 동기를 유발하고 호기심을 자극하며 실용 제품과 교과서를 연결 지어서 가르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처음에는 창의력에 대한 내용이라 이론을 나열하는 좀 지루한 구성일 거라 생각했지만 전체적으로 스토리텔링으로 구성되어 있고 흥미진진한 실제 기업 사례들이 다양하게 등장한다. 역사적인 사건들과 3차원 창의력의 관계도 등장해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금방 읽을 수 있었다. 과학에 관심 있는 자녀를 둔 부모님들에게 권한다. 아이들이 읽어도 결코 어렵지 않은 내용이니 초등 고학년 이상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다.

< 마음에 드는 내용들 >

P.15 창의력은 대단한 것이 아닙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남과 다른 생각을 하는 특성입니다. 창의력은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능력입니다.

P.59 논문 연구와 창업 연구에는 큰 차이가 있다. 논문 연구는 세상에 처음 나온 새로운 아이디어인지부터 따진다. 창업 연구는 이미 존재하는 아이디어라 할지라도 비슷한 제품이 없다면 충분히 가능하다.

P.64 10년 후 또는 20년 후의 서계로 여행을 떠나면, '오늘'이라는 시간에 잡혀 있는 나를 해발시킬 수 있습니다. 현실에서 해방된 나는 훨씬 자유롭게 상상의 날개를 펼 수 있지요

P.80 K팝은 세계화 전략의 성공작입니다. 작곡, 안무, 무대 시설등에서 한국적인 것을 고집하지 않고, 외국인들이 좋아하는 것을 파악하여 그들의 기호에 맞게 기획했습니다.

P.83 새로운 지형, 새로운 문화, 색다른 환경을 만나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기 쉽습니다.

P.84 문화를 개방하면 일본 문화에 묻혀 우리 문화가 거의 없어질 것이라고 걱정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결단을 내렸고, 그 결과는 지금 우리가 보는 것과 같습니다.

P.96 이 세상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습니다. 기존의 것을 다양한 방식으로 융합하면 새로운 창조가 됩니다.

P.102 과학기술이 발전하려면 일반 대중이 과학기술을 이해하고 지지해주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과학기술에 정통한 저널리스트를 많이 양성해야 한다.

P.112 무엇이 그런 강대국을 만들었고, 무엇이 그 나라들을 망하게 만들었는지 분석했습니다. 결론은 개방과 포용이라고 했습니다. 외부의 문물을 받아들이고 포용한 나라는 흥하고, 폐쇄적으로 변하면서 망했다고 합니다.

P.158 머릿속의 지식과 경험은 서로 연결돼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는 좋은 소재입니다. 새로운 경험은 새로운 조합을 만들어내고, 그 새로운 조합은 뇌를 자극해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게 합니다.

P.165 K팝의 유행은 아시아의 한류와 차이가 있습니다. 문화적 우월감에 젖어 있는 서양인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일이기 때문입니다.

P.171 현장에 있는 제품을 보여주고 가르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제품에는 이미 첨단 기술이 담겨 있고, 중고등학교 수준의 수학, 과학 지식이 깔려 있습니다. 이것을 교과서 수준으로 풀어서 가르치면 학생들은 지금 자신이 배우는 것이 첨단 제품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알게 될 것입니다.

P.191 역사적으로 트렌드의 발생과 확산 과정을 보면 특정 지역에서 시작된 경우가 많고, 언론이 이를 보도하면서 확산되었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우리가 섬세해졌을 때 알게 되는 것들 - 길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철학 에세이
김범진 지음, 김용철 사진 / 갤리온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대학시절까지는 온실에 비유할 수 있다. 내가 대학을 졸업하던 1996년은 경기도 호황이었다. 비록 마지막 호황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취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컸다. 겨우 들어간 회사에는 비정하고 암울하기까지한 현실이 버티고 있었다. 제일 힘든 건 일보다 인간관계였다. 모난 돌은 굴려서 둥근 돌을 만든다는 느낌? 처음 입사해서 4년 정도는 후배로써 힘들었고 그 후 다시 4년은 나 같은 후배들 때문에 선배로써 힘든 시기였다. 이제 15년차 정도 되니 조금 숨을 돌린다. 다시 신입으로 돌아가라면 차라리 회사를 안 다니고 말 것이다. 무엇이 그렇게 힘들었던 것일까?

이 책을 보고 나니 나도 좀 섬세한 사람이었나하는 생각이 든다. 저자가 일본에서 직장생활이 힘들었다는 이야기를 했는데 공감이 간다. 일본 사람들이 일하는 스타일은 피를 말린다. 완벽주의자에 다름아니다. 한번쯤 경험해보면 좋지만 평생하라면 정말 못한다. 한국에서 일하면 그 반대인 사람들이 많다. 대충해도 너무 대충한다. 일본은 너무 완벽하게 하려다가 타이밍을 놓치거나 사람 지치게 만든다. 한국과 일본 중간 정도면 좋으련만, 세상일 내 뜻대로 되는 게 하나도 없다. 확실히 젊었을 때는 앞을 보고 달린다. 아주 멀리까지 오래오래 달린다. 그러다가 뒤돌아보면 내게 남은 가치는 무엇인가하고 허무해진다. 우리가 섬세하지 못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섬세는 나 자신의 감정에 대해서도 섬세해야 하지만 세상 모든 것에 대해서도 섬세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섬세해져야 한다. 일은 잘하는데 결국은 회사를 나가게 되는 사람들의 공통점이 있다. 너무 강해서 부러진다. 그리고 남에게 상처를 준다. 이런 일이 반복되면 결국 본인이 못 버틴다. 상대에 대한 배려가 없이 목표만 추구하려 하면 안된다. 같이 가야 한다. 이런 일이 개인의 잘못만도 아니다. 회사에서는 직무 교육은 중요시하면서 매니지먼트나 인간관계에 대한 교육에는 별로 신경을 안 쓰고 그냥 둔다. 자잘한 기술보다는 인간에 대한 기술이 더 필요한 시점이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마음이 에너지란 무엇일까? 생각해보면 예전의 나도 마음의 에너지가 부족했음에 틀림없다. 사람들과 끊임없이 부딪히고 깨지고, 일은 잘 진행 안되고. 일을 잘한다는 소리가 무척 듣고 싶던 시절이 있다. 내적인 충만이 없이 짙은 화장을 한 예쁜 얼굴만을 바랬던 것이다. 지나고 보면 모든 것은 나로부터 시작하고 내 마음가짐에서 출발하고 있었다. 일 잘하고 똑똑했던 내 동료들은 타고난 본능으로 일찌감치 그 비법을 터득했는지 모른다. 나같은 지진아는 오래 걸린다. 어찌 되었든 당도하면 다행이다. 시간은 좀 걸리지만. 예전에 이 책을 읽었다면 좀 더 빨리 그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았을까?

'삶은 정해진 법칙이 아닌 우연적 만남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분기된다' 우리 삶은 많은 우연의 조합이다. 하지만 이 우연속에서도 우리는 방향을 잡아갈 수 있다. 결국 섬세해진다는 것은 마음이 평온해지는 것이다. 진정한 가치가 무엇인기 깨닫는 것이다. 내 마음이 지옥이면 아무것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금 하는 일이 너무 힘들고 하루 하루가 힘겹다고 느낀다면 그럴때일수록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과 대화해야 한다. 그리고 책을 읽어보자. 이 책처럼 마음을 위로해주고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속삭여주는 책을 말이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 12 더 작고 미세한 것과 그들 사이의 연결을 느낄 수 있으려면 민감함과 동시에 평온함을 가져야 한다.

P. 13 세상은 결코 고립된 개체들이 사는 외로운 땅이 아니라 섬세한 영향을 서로 주고받으며 살아 움직이는 유기체라는 것을 가슴 깊이 느끼게 된 것이다.

P. 28 전문가는 자신의 분야에서 섬세함을 가진 사람이며 결을 느낄 수 있는 사람이다. 자신의 영역에서 그 결을 볼 수 있고 결에 따라 슬러가는 사람이다.

P. 34 소명 찾기란 내 영혼의 결을 발겨하는 것이다. 소명을 찾는 과정은 매우 세밀하게 자신을 관찰하는 것부터 시작한다.

P. 36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묻기 전에 나는 누구인가를 먼저 물어라. 인생에서 무엇을 이루려 하기 전에, 인생이 당신을 통해 무엇을 이루고자 하는지에 귀 기울여라

P. 65 긍정적이고 행복해지는 방법에 관한 책을 보면 공통적으로 '다른 사람을 위해 봉사하라, 기여하라, 기부하라.'라는 말이 바지지 않고 나온다.

P. 76 세상은 작아지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작은 것들이 서로 연결되어 더 넓게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거기에는 '결'이 있다. 누가 그 결을 느끼고 알아차리는가에 따라 누가 앞서가는지 결정된다.

P. 81 인문학과 자연과학 간의 장벽은 여전히 진리의 궤적을 추적하는 우리의 행보를 막고 있다. 생물학자 윌슨은 <통섭>에서 인간 지성의 흐름은 결국 과학과 인문학을 융합하는 것으로 진단했다.

P. 86 인간은 성숙할수록 자아의 경계를 초월하여 더 깊고 커다란 존재와 연결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게 된다. 그것이 자아실현을 인간의 욕구 가운데 가장 높은 곳에 놓았던 심리학자 매슬로가 노년에 발견한 '자기 초월의 욕구'다.

P. 102 이제 가장 높은 부가가치는 아웃소싱 가능한 논리적 분석적인 일이 아니라 더 섬세함을 요하는 부분, 즉 감성과 창조성을 요하는 부분에서 나오고 있다.

P. 111 인간이 자신의 행복을 스스로 조절하고 통제할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경제 규모를 유지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할 수 있는 구조가 될 수 있다.

P. 118 파스칼은 인간의 모든 악은 가만히 홀로 앉아 있지 못하는 데서 온다고 했다. 하루에 잠시만이라도 나만의 시간을 갖고 내면에서 나오는 작은 느낌과 소리를 듣는다면 삶이 더 풍성하고 깊어질 것이다.

P. 135 미국의 사상가인 켄 윌버는 세계의 모든 위대한 전승 지혜에는 '존재의 대연쇄'라는 보편적인 믿음이 있다고 한다.

P. 179 섬세한 사람 역시 고통 받는다. 섬세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들의 거친 방식 때문에 마음의 상처를 입는다. 어린아이들은 부모의 거친 방식 때문에 상처를 입는다. 자신의 고민거리를 사소한 것으로 취급하고 자기 마음을 전혀 알아주지 않기에 거리감을 느낀다.

P. 185 어린 시절의 풍부하고 섬세한 감수성을 오래도록 잃지 않은 사람일수록 인류를 위해 큰일을 해냈다.

P. 196 우리 시대의 가장 큰 불행은 남자와 어린아이들 사이가 멀어진 것이 아닐까. 하지만 아이들과 눈을 맞추고 시간을 보내면 얻어진 섬세함과 순수함은 감성과 창조적 에너지의 기반이 된다

P. 205 생선을 얼마나 깨끗하게 발라 먹느냐가 일본에서는 가정교육을 가늠하는 기준이라는 것, 그래서 어렸을 때부터 교육을 철저히 한다는 것을 안 것은 나중의 일이다.

P. 206 일본 사람들은 무척 민감하고 예민해서, 작은 것에도 민감하게 반응하고 신경을 쓴다. 그런 민감성은 일본이 문화와 경제를 발전시키는 데 큰 장점으로 작용했다. 반면, 민감한 삶의 방식에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피곤함이 쌓였을 것이다.

P. 221 마음이 거칠 때는 삶의 에너지를 우월한 사람이 되고자 하는 열망에서 얻는다. 그런데 마음이 섬세해지면 과거의 상처가 치유되고, 내 자신이 다른 존재와 깊게 연결된 존재라는 것을 자각하게 되면서 그런 열망이 서서히 엷어진다.

P. 245 붓다는 행복에는 두 가지가 있다고 말했다. 욕망을 충족시킬 때 얻어지는 행복과 욕망을 비울 때 느끼는 행복이다.

P. 266 삶은 정해진 법칙이 아닌 우연적 만암에 의해 돌이킬 수 없는 길로 분기되고 진행된다고 했던 어떤 철학자의 말이 떠오른다.

P. 322 옥시토신을 연구하고 있는 폴 작은 사람들이 SNS를 하면 이 옥시토신이 많이 나온다는 것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

P. 351 내 안의 거칠고 탁한 곳을 맑고 섬세하게 만드는 일, 더 나아가 내가 딛고 있는 세상의 거친 곳, 숨이 닿지 않은 어두운 곳에 잎맥을 만들고 피를 돌게 하고 그리하여 서로가 서로를 자신의 몸처럼 여기게 만드는 일, '느낌의 공통체'를 만드는 일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peninsula 2016-02-1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대략 손으로 직접 노트를 했습니다... 저와 많은 부분이 비슷하시네요. 살면서 책읽으며 직접 손으로 노트한 책이 몇권 되질 않는데 그중 한권인듯...많은 page가 저와 비슷해 글남깁니다~~^^*

블루버드 2016-02-16 17:51   좋아요 0 | URL
정말 반갑습니다!
아주 예전에 쓴 리뷰라 지금 보니 너무 새롭습니다. ^^
 
불안 - 개정판
알랭 드 보통 지음, 정영목 옮김 / 은행나무 / 201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가 현재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일 수도 있다는 느낌,

우리가 동등하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우리보다 나은 모습을 보일 때 받는 그

느낌 이것이야말로 불안의 원천이다."

 

이 말 한마디로 충분하다. 젊은 시절 (아직도 젊기는 하다) 내 불안의 실체에 대해 이제서야 고민해본다. 난 뭐가 그리 불안하고 두렵고 괴로웠나. 결국 남과 나를 비교 하면서 한없는 자기비하를 반복했을 것이다. 능력없는 젊음은 서럽다.

불안의 원인은 사랑결핍, 속물근성, 기대, 능력주의, 불확실성이다. 나의 젊은날의 불안은 '기대'라는 요인이 컸다.

 

"쾌적한 집에 살면 편안한 일자리로 출퇴근한다 해도 경솔하게 동창회에 나갔다가 옛 친구 몇 명(이들보다 더 강력한 준거집단은 없다)이 아주 매력적인 일에서 나오는 수입으로 우리 집보다 더 큰 집에 살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나는 왜 이리 불행하냐는 생각에 시달려 정신을 못 가누기 십상일 것이다."

 

이 말에 열렬한 동감을 보낸다. 우리는 모든 상대를 질투하는 것은 다행히(?) 아니다. 가장 견디기 힘든 성공은 친구들의 성공이다라는 말에서 동양이나 서양이나 인간의 본성은 비슷하다는 것을 알게된다. 그리고 우리 기대 수준이 높아지면 수모를 당할 위험이 높아진다는 이야기도 살아보니 맞는말이다. 결국 모든 것은 마음의 문제다. 적은 것을 기대하면 적은 것으로 행복할 수 있다. 멋진 진실.

 

대한민국의 입시 광풍과 취직을 위한 스펙 쌓기도 알고보면 좋은 직업을 위한 열망의 표현이다.

"다른 무엇보다 일을 기준으로 남들이 우리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수준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무슨 일을 하느냐 하는 질문에 우리는 어떤 대답을 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은 우리를 대접하는 방식을 결정한다. 이것은 우리가 새로운 사람을 만났을 때 맨 처음에 대답해야 하는 질문이기도 하다."

좋은 직업을 못가지면 불안하다. 하지만 더 슬프게도 좋은 직업을 가지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시장에서 벌어지는 경쟁과 운과 영감의 변덕에 좌우되고 있으니. 그래서 우리는 또 불안하다.

 

그럼 해법은? 우리의 이런 불안을 종식시켜줄 해법은 철학, 예술, 정치, 기독교, 보헤미아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쇼펜하우어는 모든 젊은이들이 "외로움을 견디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했다. "사람은 다른 사람과 만날 일이 줄어들수록 더 낫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잘 생각해보면 불필요한 만남이 많다. 단지 즐기기 위한 자리도 좋지만 내게 남는 것이 있을지 잘 생각해봐야 한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무작위 집단에게 어떻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예술은 어떻게 우리의 불안을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까? "예술작품은 세상을 더 진실하게, 더 현명하게. 더 똑똑하게 이해하는 방법을 안내해준다." 소설, 그림, 희극 등이 단지 예술 작품만은 아니다. 시대상을 반영하고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위대한 예술은 그 시대를 품고 있다.

 

지위와 부는 어떤 상관관계가 있을까? 그것은 돈을 버는 것은 실제로 종종 인격적인 미덕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일터에서도 따뜻한 리더쉽이 더 인기있지 않을까? 그리고 부에 대한 개념에 대해 현대를 사는 우리는 풍요롭기는 하지만 너무 큰 선망과 갈망 때문에 도리어 고통스럽다고 말한다. 진정 우리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 끊임없는 물질적 만족은 분명 아니다. 우리는 러스킨처럼 '친절, 호기심, 감수성, 겸손, 경건, 지성"에 대해 목말라해야 한다. 왜냐하면 이것이 곧 "삶"이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서 부유한 사람은 상인이나 지주가 아니라, 밤에 별 밑에서 강렬한 경이감을 맛보거나 다른 사람의 고통을 해석하고 덜어줄 수 있는 사람이다" 라는 러스킨의 말은 자신이 누군인지도 모른채 앞만 보고 달려가는 사람들에게 진정 필요한 교훈이다.

 

마지막 해법은 보헤미안이다. 우리가 잘 아는 <월든>의 저자 헨리 소로우가 가장 유명한 보헤미안이다. "그의 목표는 외적으로는 평범하지만 내적으로는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이었으며, 이를 통해 부르주아지에게 물질적으로는 빈약하더라도 심리적으로는 풍족한 삶을 사는 것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중명하는 것이었다."

 

지위에 대한 불안은 사회적으로 성공했느냐 아니냐와 관련이 있다. 하지만 도대체 사회적 성공이란 무엇일까. 한국에서도 성공의 개념은 너무 획일화되어 있다. 짧은 기간 급속하게 발전해 온 후유증 중의 하나다. 한국 사회는 불안하다. 우리의 불안은 이 책에서 말하는 불안과 그 모습이 너무도 닮아 있다.

"삶에서 성공을 거두는 데는 하나 이상의 길, 판사나 약사의 길과는 다른 길이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위로와 확신을 얻을 수 있다."

성공의 길은 절대 하나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다양한 가치가 인정 받을 때 우리는 더 성숙해질 수 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월급전쟁 - 금융회사에 털리고 정부에 속는 직장인들을 위한 생존 경제학
원재훈 지음 / 리더스북 / 2012년 9월
평점 :
품절


"와, 오늘 월급날이네요." 하지만 다들 시큰둥한 표정이다.

"즐겁지 않아요?"

"월급은 제 통장을 잠시 스치고 카드 회사로 직행입니다. 손에 월급이 들어온다는 감각이 없어요."

"저는 제 월급을 모두 카드회사에 바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는 우리 마누라 손에......"

이런 대화에 많은 직장인들이 공감할 것이다. 그런데 월급날에 큰 액수의 돈이 싹 빠져버리면 허무하기 이를데가 없다. 그래서 나는 얼마전부터 체크카드를 주력으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일부러 통장을 분리해서 체크카드용 통장에 돈을 조금씩 넣고 체크카드로 결제를 한다. 그런데 씀씀이가 확실히 줄어들었다. 신용카드를 사용하면 아무리 아낀다해도 돈 쓰는 감각이 많이 무뎌진다. 현금이나 체크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이유 중 하나다.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이 일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주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카드를 많이 사용하게 된 것일까라는 의문도 함께 들었다.

사회 초년병 시절 직장인 최고의 재테크 수단은 적금이었다. IMF때는 금리가 17% 이상이었던 적도 있다. 지금은 상상을 할 수 없는 수치다. 그러다가 적금 들면 후진 취급을 받는 세상이 되었다. 부동산, 주식, 펀드, 심지어 옵션까지. 사람들의 재테크 수단은 다양해졌다. 하지만 그 다양함만큼 수익의 증가가 있었을까? 이 책에도 나오고 나도 여러가지 재테크 수단을 경험해온 바 최고의 재테크는 적금과 예금이다. 불확실한 시대에 이익이 안 날지도 모르는데 부동산 같은 곳에 투자하느니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최선이다.

단지 돈만 쫓는다고 재테크가 되는 것은 아니다. 많은 사람들이 한탕, 대박을 쫓으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낭비하지만 주변에 주식으로 돈 벌었다는 사람은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인다. 2010년에 출근하다가 무가지를 하나 봤는데 요즘 잘나가는 걸그룹의 사진이 있었다. 여자인 내가 봐도 너무 예뻤다. 누군가 나에게 좋은 주식 추천해 달라기에 그 걸그룹 소속사를 추천했다. 정말 1년 뒤쯤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 내가 애용하는 화장품이 있는데 값도 저렴하고 제품이 꽤 괜찮았다. 마케팅도 차별화해서 잘했다. 그 회사 괜찮은 거 같다고 주변 사람에게 이야기 했더니 어떤 사람이 예전에 투자했다가 재미 못 봤다고 시큰둥 했다. 그 뒤에 주가가 많이 올랐다. 저자도 이 책에서 주장하는 바는 직관력과 통찰력을 기르라는 것이다. 그리고 돈을 쫓아다니기 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기르라고 조언한다. 젊은 사람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좋은 내용이다.

 

주거에 너무 많은 돈을 쓴다는 말도 많이 와 닿는다. 보통 먹는 것, 입는 것만 소비라고 인식하지만 가게부를 써보면 주거에 상당히 많은 돈이 든다는 것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빌라에 살던 때는 관리비라는 것이 미미한 수준이었는데 아파트로 이사오니 전기료와 수도료가 포함이라해도 상당한 목돈이 매달 관리비 명목으로 지출된다. 모두 주거와 관련된 소비다. 집값이나 전세값은 말할 것도 없다. 심리적인 이유도 있다. 집이 넓어지면 가구를 사도 하나 더 사게 된다. 자꾸 평수를 늘려가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일 수 있다. 물론 능력이 된다면 그래도 되겠지만 우리는 언젠가 늙고 수입은 줄어들 것이다. 그리고 집이 있다해도 이 집이 수백년동안 그대로가 아니다. 30년 뒤면 다시 지어야 한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정신이 번쩍 든다. 내가 너무 낭비하면 살았구나 하는 반성도 든다.

재테크에 기본 지식이 있다면 아주 쉽게 잘 읽혀지는 책이고 신선함이 좀 덜할 수 있다. 이 책은 아직 재테크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회 초년병들이 읽으면 좋을 듯 하다. 나도 많은 재테크를 해봤다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보고 모르던 내용을 많이 알게 되었다. 이런 피가되고 살이되는 지식을 많은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 이번달부터 신용카드를 아예 안 쓰기로 결심했다. 결과가 어떨지 너무 궁금하다. 신용 카드는 될 수 있으면 쓰지 말자.

▷ 마음에 드는 구절

P. 35 고전부터 실용서까지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목록으로 정리해보고 좋은 문장은 내 것으로 만들어라. 삶의 자산이 될 것이다.

P. 49 정보 습득이 많으면 많을수록 부자가 될 수 있는 확률도 높아지는 것이다. 정보에 대한 습득능력과 직관력은 가장 부를 빠르게 증식시킬 수 있는 수단 중 하나다.

P. 50 어떨 때는 내가 보는 신문이 언론이 아니라 기업의 사보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P. 68 공무원은 평생 다닐 수 있는 것이 '매력'이란다. 이는 불안한 세상이 만들어낸 결과다, 도대체 앞으로 우리나라의 성장동력이 뭐가 될지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P. 69 쉽게 대체될 수 있는 스펙은 더 이상 중요한 능력이 아닌 세상이 됐다. 남들과 다른 뭔가가 필요한 세상이다. 대기업의 정교한 시스템 안에 종속된 부속품 만들기에 앞장설 필요가 전혀 없는 것이다. 사실 성공한 사람들은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다.

P. 104 인천공항은 거의 8조 원에 가까운 국민의 세금으로 지은 국가기반 시설이다. 그중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면세사업을 대기업에 파는 것이 과연 국민을 위하는 일일까 궁금하다.

P. 139 은행들은 금리가 내리면 예금 금리를 가장 먼저 내리고 대출 금리는 서서히 내린다. 반대로 금리가 올라가면 대출 금리는 재빠르게 올리고 예끔 금리는 천천히 올린다.

P. 153 많은 선진국에서는 통계와 관련된 공부를 어린 시절부터 시키고 있다. 미래를 파악하는 가장 좋은 자료가 과거의 통계이기 때문이다.

P. 160 음식점 사장님은 마냥 적자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결국 음식값에 카드수수료만큼을 얹어 받게 될 것이고 이는 고스란히 소비자의 부담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렇게 볼 때 물가상승 요인 중 하나가 바로 신용카드 수수료다.

P. 165 신용카드는 우리 상상으 뛰어넘는 마케팅 수단이기도 하다. 신용카드 회사는 고객의 만든 소비 패턴을 꿰차고 있다. 누가 언제 책을 사는지, 이 연령대 남성은 어떤 병원에 다니는지, 이 정도 연봉을 받는 가정은 어떤 백화점에 가고 아이는 어떤 유치원에 보내는지 등등 온갖 정보를 손에 쥐고 있으니 고객을 훨씬 쉽게 유인할 수 있다.

P. 170 본래 돈이란 없으면 안 쓰게 마련이다. 그것이 대출이든 자기 돈이든 중요하지 않다. 인간은 본래 저축보다 소비를 선호하게 마련이다. 젊은 시절엔 더욱 그렇다. 본능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소비할 수 있는 여유가 늘면 늘수록 돈에 대한 감각이 무뎌질 수밖에 없다.

P. 196 자신이 쓰고 있는 화장품이 너무 마음에 들고 다른 사람들도 충분히 좋아할 것 같으면 그 회사 주식을 사면 된다. 해외여행을 갔는데 다른 나라 사람들이 우리나라 배우나 가수에게 열광한다면 그 가수나 배우가 속한 회사의 주식을 사면 된다. 그걸 볼 수 있는 '직관'과 '관찰력'이 없다면 주식시장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것이 좋다.

P.278 노후에도 부자로 사는 사람들을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사업'을 한다는 점이다. 슈퍼리치든 작은 부자든 사업을 하지 않고 부자가 되기란 너무 어렵다.

P.283 줄일 수 있는 소비가 가진 공통점은 남들과 경쟁하기 위한 소비라는 점이다. 남들보다 멋진 옷을 입고 비싼 차를 타고 다닌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한 소비, 내 자녀를 남들보다 좋은 학군에 보내기 위해 좋지도 않은 낡은 집을 구입하는 소비 등은 우리가 얼마든지 절약할 수 있는 '불필요한 소비'다.

P. 296 자신만의 무형 자산을 만들어야 한다. 남들이 할 수 없는 뭔가를 만들지 않으면 절대로 추가 수익을 얻을 수 없다. 다ㅏ른 사람이 대체할 수 없는 나만의 고유한 능력을 만드는 데 좀더 많은 노력과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함께 쓰는 출판 마케팅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엮음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인터넷 서점에 독자의 구매 패턴을 파악해서 추천 도서를 선정해주는 서비스가 있다. 책을 살 때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기존 구매 책에 기반한 정보여서 썩 마음에 드는 수준은 아니다. 책을 살 때 실패하지 않는 방법 중에는 역시 많이 팔린 책을 사보는 것이 최고다. 물론 판매부수는 높지 않아도 내 마음에 들고 좋은 책들도 많다. 이 책은 출판마케팅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내게는 읽을 만한 책을 추천하는 책으로 느껴진다. 그리고 그 책들을 출판할 당시의 생생한 경험담이 나와 있어 책에 대한 흥미를 한층 더 일으킨다.

 

인터넷 서점이나 오프라인 서점에 가면 출판사에서 마케팅을 하고 있는 책들이 쉽게 눈에 뜨인다. 책을 크게 나누면 출판사에서 기대를 걸고 전력투구 하는 '마케팅 하는 책'과 잘 되면 좋고하는 생각으로 그냥 출판하는 '마케팅 별로 안 하는 책'으로 분류되는 듯 하다. 가끔 유명인을 앞세운 책들이 나오는데 이런 책들이 스테디셀러가 되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 보인다. 잠시 반짝해서 매출은 올리겠지만 심하게 말하면 단지 돈벌이로만 보인다. 열악한 출판계의 현실을 생각하면 어찌되었든 잘 팔리는 것이 좋다 할 수도 있지만 책은 본연의 '의무'가 있다. 적어도 사보고 책값 아깝다는 생각은 안들어야 한다. 하지만 여전히 인지도만으로 수준이하의 책을 내는 유명인들을 가끔 본다. 큰 출판업계의 부분적인 현상이긴 하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콘텐츠도 좋아야 하고 타이밍도 맞아야하며 대상 독자를 간파하고 기가막히고 꽂히는 제목을 만들어 붙인 책. 이런 책이 나오면 성공한다. 일견 간단해 보이지만 이 중에 하나라도 제대로 하기는 막상 실천하려 하면 쉽지 않다. 우리는 어떤 책을 기꺼이 만원 이상 투자해 구매하는 걸까. '내게 도움이 되는 책'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읽는 동안 재미있는 소설이나 만화도 좋지만 경쟁적이고 복잡한 요즘 세상을 지혜롭게 살아가려면 자신에게 투자를 해야 한다. 독서만큼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는 자기 계발 방법도 없을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비고객'이라는 용어는 흥미롭다. 독자를 타게팅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 '비고객'을 잡는 것도 성공 변수다. 통계를 보면 책 구매에 상당히 편중현상이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평소에 책 한권 안 읽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1년에 수백권을 구매하는 사람도 있다. 비고객은 바로 평소에 책을 구매하지 않는 사라들이다. 비고객을 잡은 것으로 분석되는 <서른살 여자가 스무살 여자에게>는 이 책을 보고 구매하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내용이기에 비고객을 사로 잡았는지 궁금해졌기 때문이다. <여자의 모든 인생은 20대에 결정된다>도 구매했다. 이 책은 출판마케팅에 대한 책 답게 책을 사게 만드는 탁월한 재주가 있다. 그리고 저자들은 모두 출판기획자이나 마케팅에서 한가닥씩 하는 분들이다. 내용이 지루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흥미진진한 출판마케팅의 세계를 보여준다. 덤으로 좋은 책에 대한 정보도 얻을 수 있다. 사실 이 책의 디자인은 마음에 안들지만 내용이 좋으니 퍽 용서가 된다.

 

좋은 문구나 내용도 많아서 읽으면서 줄을 많이 긋게되는 책이다. 읽을 책이 없다고 느낄 때 펼쳐보면서 책을 골라 잡을 수 있는 가이드북 역할을 해줄 것이다. 사실 이 책은 제목을 잘못 지었다. 마케팅에 대한 책이긴 하지만 나 같은 마케팅 비전문가에게는 "좋은 책 골라주는 가이드 북" 으로 더 유용하다. 이 책은 절대 내가 스스로 고르는 종류의 책은 아니다. 아는 분이 권해줘서 읽었는데 굉장히 유용하다. 출판 마케팅에 관심이 있다면 꼭 읽어봐야 한다. 그리고 평소에 독서를 즐기지 않는데 이제 책을 읽어보고 싶다, 그런데 어떤 책을 읽어야 할 지 감이 안온다는 분들에게 추천한다. 책장이 술술 잘 넘어가고 의외의 수확을 얻을 수 있을지 모른다. 책 한권으로 인생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지 않은가. 이 책에 등장하는 책들을 읽어보자. 추운 겨울 집에서 웅크리고 있지만 말고 마음의 양식도 쌓아보자. 마음부터 따뜻해져 올것이다.

 

▷ 마음에 드는 구절

P. 16 임팩트가 강한 제목은 성공의 지름길이다.

P. 23 '부자'가 6~7년 전만 해도 '금기'에 가까운 단어였다. 부자에 대한 일반인들의 부정적 시각이 강해 책 제목에 넣기 부적절하다는 이유였다.

P. 25 제목은 '미션'이고 카피는 '비전'이다.

P. 33 번역서의 경우에는 원서 제목이 최후의 카드로 남아 있는데 이 경우가 그랬다.

P. 38 천재들이 어떤 방식으로 사고력을 훈현하여 내재된 창조성을 일깨웠는가에 방점을 찍은 책이다.

P. 41 ' 평생을 바쳐 부자가 되기보다는 하루라도 빨리 부자가 되라' 는 메시지가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설 것이라고 확신했다.

P. 45 제목은 내용을 보고 짓지 말고 시장을 보고 지어야 한다

P. 57 니체는 시대를 바꾸는 사상은 비둘기 걸음으로 온다고 했다.

P. 59 생을 마감할 무렵에, 내 삶에 허락된 길이만큼 살았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내게 허용되었던 넓이만큼 살았기를 바란다.

P. 63 좋은 제목은 타고나는 게 아니라 과장의 유혹을 견디고 최대의 소구점을 탐지하려는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통해 만들어진다.

P.77 '국어 실력이 밥 먹여준다'는 무엇보다도 영어 일변도였던 기간의 말 공부 흐름에 반기를 드는 충격 효과가 있으리라 판단했다.

P.80 책 제목은 일회성 카피와 달라서 '최소한의 품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는데 사방에서 쏟아지는 그런 독한 말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게 과연 품위라는 게 적절한 기준인가. 제목에 독자의 욕망을 어느 선까지 드러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던진 책이다.

P.96 우선 기획자는 누구를 독자로 삼을지, 둘째는 독자의 진정한 욕구를 어떻게 파악할지, 셋째는 욕구를 어떻게 충족시킬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P.107 20대를 대상으로 하는 책을 만들 경우 마케팅 과정에서 반드시 '비고객'을 껴안아야 한다.

P. 110 30대는 자신의 삶을 진진하게 계획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 시기이며, 분명한 방향을 제시하는 전략서가 필요한 때다.

P. 112 뛰어난 마케터들이 경제학 원론을 늘 책상머리에 두고 있는 이유와, 유명 CEO들이 경제학 교수의 아카데믹한 강의를 들으면서 경영의 힌트를 얻는 이유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P. 124 청소년 자기계발서에서 가장 중요한 사안은 청소년뿐만 아니라 부모를 함께 공략해야 한다는 점이다.

P. 125 청소년들은 입시라는 중압감에 시달린다. 정신적인 여유도, 시간적인 여유도 거의 없다. 따라서 정말로 자신의 피부에 와닿는 콘텐츠가 아니면 거들떠보려 하지 않는다.

P. 133 교양 있는 독자일수록 좋은 책이 나왔다면 절판되기 전에 사두는 센스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P. 135 시점Timing, 독자Target, 제목Title을 일컫는 3T 조건은 공식적인 베스트셀러의 룰이다. 이 세 가지 요소를 활용해 책을 어떻게 포지셔닝하느냐가 책의 성패를 가르는 기준이 될 정도로 중요하다는 말이다.

p. 138 당대 독자들의 욕구를 반영하기 위해서는 현실에서 독자가 갈망하는 것과, 알고 싶은 것 혹은 되고 싶은 것을 책에서 채워주는 것이 중요하다. 강의 표면에 흐르는 현재 팔리는 것을 쫓다 보면 이미 흐름은 사라지고 없다. 편집자는 더욱 상류에 목표를 정하고 보이지 않은 강 바닥의 흐름을 포착해나가야 한다.

p. 196 제목도 있고, 부제도 있고, 표지도 있는데 띠지가 존재하는 건 수많은 다른 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다.

p.200 한 줄의 카피가 얼마나 중요한지는 편집자라면 모두 알고 있다. 수많은 편집자가 적당한 타협과 가능한 차선책을 앞에 두고 끝까지 한번 더 고민하는 것은 그 중요성이 심대하기 때문이다.

p. 201 지금은 타깃 독자에게 정확히 말을 걸고 정확한 피드백을 받는, 낭비 없는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한 "롱테일 법칙"의 시대다.

p. 202 시장이 크다는 이유만으로 혹은 많이 팔려는 욕심만으로 막연한 대중을 호명한다면 독자들에게 '방관자 효과'만 불러올 뿐이다. 개인적인 이익이나 책임과 결부되었을 때에야 독자들은 메시지에 반응한다.

p. 208 '결혼'이라는 굴레에서 자유롭지 못하면 '젊음' '청춘' '열정'이라는 단어가 점점 낯설어지는 나이, 이것이 출판사가 정리한 여자 28세였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