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 꿈꾸었던 것이 무엇이든, 그 길을 가지 못한 사람은 마음 한구석에 미련이 남게 된다.

책읽기를 좋아하던 나도 한때는 문학을 꿈꾸었고, 시를 써본다 소설을 끄적거린다며 낙서를 했었다.

하지만 그뿐... 인생 반백을 넘기며 그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다.

알라딘 서재 입성 덕분에 리뷰라고 끄적거리고 때론 의뢰받은 서평 원고를 쓴다고 법석을 떨기는 했지만.

 

많은 부모가 자신의 못다한 꿈을 자녀에게 실현하려는 경향이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어서 가끔은 삼남매 중에 하나쯤 시인이 되거나 작가가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어쩌면 내가 살아 있는 동안 그 꿈이 이루어질지도 모른다는 희망으로 소설에도 관심을 가져본다.^^

 

신간도서를 살피다 보니,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이 나왔다. 책정보를 보다가 와우~ 이 사람 나보다 한 살 아래잖아??

이렇게 20대에 소설의 도입부를 써놓고는 30년만에 소설을 완성해 꿈을 이루는 작가도 있다니 놀랍다.@@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번 혼불문학상에는 총 159편의 작품이 응모됐다. 이 가운데 "매혹적인 사랑 이야기와 그 불가능한 사랑이 뿜어내는 강렬함", "묘한 빈티지의 매력을 지니고 있다", "오랫동안 이런 이야기를 기다려왔다"는 평을 들으며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심사위원으로 평론가 류보선, 소설가 성석제, 이병천, 전경린, 하성란이 참여했으며 심사위원장은 소설가 황석영이 맡았다.

< 비밀 정원>은 박혜영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다. 1961년 강릉에서 태어나 한학자 집안에서 성장한 작가는 20대인 대학시절에 소설에 대한 간절한 열망으로 이 소설의 도입부를 완성했다. 하지만 소설을 쓰는 동안 몸이 아팠고 펜을 놓았다. 그 뒤 결혼을 하고 아이를 기르면서도 늘 마음속에는 쓰다 만 소설이 있었다. 작중 인물인 '이요, 테레사 이안, 이율, 손상기, 김경수… 그들도 세상에 나가보길 원했지만' 긴 세월이 지난 후에야 인물들은 '세상의 역 광장에 차례로' 내릴 수 있게 되었다. (알라딘 책소개)

 

정작 <혼불>은 사놓기만 하고 여태 못읽었는데, 혼불문학상에 관심을 가지니 최명희 작가에게 미안타...

제1회 수상작인 <난설헌>의 아름다운 문장과 섬세한 묘사에 감탄했었고, 작가가 77세에 쓴 작품이라 더 놀랐던 기억과 난설헌의 삶에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제2회 수상작인 <프린세스 바리>는 읽지 않았지만, 71년생 작가였다는 것은 기억한다.

제3회 수상작인 <홍도>도 역시 읽지 않았지만, 알라딘 리뷰와 페이퍼로 친밀한 느낌이다.

 

주로 한국소설을 읽던 내가 한동안 소설읽기에 뜸했는데, 누군가의 소설 쓰기를 응원하며 다시 우리소설에 애정을 갖는다. 네번째 혼불수상작인 <비밀 정원>의 작가 박혜영처럼 30년 혹은 40년이 지나도 꿈을 저버리지 않는다면 이룰 수 있으리라 응원도 보낸다.

 

 

 

그리고 눈에 뜨인 소설은, 제주 4.3 문학상의 두번째 수상작 <불타는 섬>이다.

첫번째 4.3 문학상 수상작은 <검은 모래>였는데...

2014년 제2회 제주 4.3 평화문학상 수상작. 1회 수상작 <검은 모래>가 디아스포라가 된 제주해녀의 곡진한 삶의 연대기를 서사적으로 그려낸 작품이라면, 이번 수상작 <불타는 섬>은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이분법적 역사인식을 허물면서 한국현대사에서 지워지지 않을 상흔으로 남은 제주4.3 사건의 진실을 파헤친 작품이다. 섣불리 누구의 편도, 누구의 적도 될 수 없는 주인공의 운명을 통해 수십 년 전 제주에서 벌어진 비극적 사건의 장면들과 격렬한 논쟁의 주제들을 소설에 녹여냈다.  (알라딘 책소개)

 

 

 

 

수많은 한국문학상 중에 어떤 문학상을 받든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소설지망생들은 그 길을 꿈꾸며 쓰고 또 쓰겠지만.

엊그제 본 영화 <마담 뺑덕>에서 소설은 젊은이만 쓸 수 있다고 말하던데, 그 젊음이 정신을 말하는 거였으니 딴지를 걸 생각은 없다. 다만 주인공역의 정우성은 왜 이런 영화를 택했나.... 개인적으로 좀 안타까웠다. 심청전을 현대인의 시선으로 새롭게 시도 한 것은 나쁘지 않은데, 작가나 감독이 남자여서 그런가...   덕이 나이대의 딸을 둔 엄마의 시선으로 보기엔 불편했다. 정사신을 꼭 그렇게 표현해야 했나? 어린 여자애가 단번에 저럴 수 있어? 등등... 엄마 마인드가 작동해 영화를 영화로만 보지 못했다.ㅠ  소설 <마담 뺑덕>도 안 봐서 뭐라 말할 수는 없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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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4-10-08 14: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 님의 소설 쓰기를 응원합니다. 동화도 좋고요. 잘 쓰실 것 같은 예감이...
전혀, 하나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하는 바입니다.
어떤 작가가 그런 말을 했어요. 소설은 50세가 넘어서 써야 한다고요. 이유는 50세가 넘어야
인생이 뭔지 알기 시작한다는 거였어요. 강의를 통해 들었는데 그럴 듯해서 기뻤지요.
저도 뭔가 시작할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소설은 아니고요...ㅋ)

정신이 젊어야 한다는 건 동의해요. 그래서 나이 든 작가들이 일부러 젊은이들의 소설을 찾아 읽는다고 합니다.
젊은 정신을, 젊은 감각을 배우기 위해서 또는 잃지 않기 위해서죠.^^

순오기 2014-10-08 21:13   좋아요 0 | URL
어이쿠~ 제가 소설을 쓴다는 게 아니었어요. 동화도 독자 역할을 충실히 할려고 애쓰는 중이고요.ㅋㅋ
하지만 제 나이 60에는 뭐가 됐든 책을 낼 수 있으면 좋겠다 생각은 하죠.^^

뭐가 됐든 시작할 수 있는 나이는... 시작하는 나이가 가장 적당한 거 같아요.^^

버벌 2014-10-0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해서 비밀정원이란 책을 들었는데 20대에 도입부를 쓰고, 많은 세월이 지나서 완성했다는 부분은 순오기님 글 보고 알았네요. 고민중이던 책이었는데 장바구니에 담아야겠어요.

순오기 2014-10-08 21:14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30년이 지나 완성했다니까 확 끌렸어요. 저도...^^

수퍼남매맘 2014-10-08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순오기 님은 문학을 꿈 꾸셨던 분이셨군요.
셋 중에 한 명은 그 길을 가는 사람이 나오지 않을까요? 아마 셋째? 충분히 가능성 있어 보이던데....
아니아니 순오기 님이 직접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무엇을 시작하기에 늦은 나이는 없다˝ 그 말에 용기를 가져 보세요.

순오기 2014-10-08 21:15   좋아요 0 | URL
나는 꿈만 꿨지 습작도 안 써봤어요.ㅋㅋ
셋 중에는 첫째가 어려서부터 패러디동화도 쓰고 비교적 글쓰기를 즐겼어요.
지금도 뭔가 쓰고 있을지도 모르고...^^

세실 2014-10-08 21: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큰 따님이 오기언니의 꿈을 대신 이루는군요^^
마담 뺑덕 보지 말아야겠다~~

순오기 2014-10-09 00:19   좋아요 0 | URL
그러면 좋겠죠~ ^^
마담 뺑덕....좀.... ㅠ

단발머리 2014-10-09 08: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는 순오기님의 동화가 기대되는대요. (어쩌죠?)
따뜻하고, 재미있는 새로운 이야기가 펼쳐질 것 같아요.
아직 많이 젊으신 순오기님과 한창 젊음인 첫째따님을 같은 맘으로 응원합니당!!!

순오기 2014-10-10 05:55   좋아요 0 | URL
아~ 기대에 부응하려면 써야 하는데... 어쩌죠.ㅠ
아이들을 만나고 재밌고 감동적인 상황을 만나면~
아~ 요런 걸 동화로 써야 하는데 하면서도 쓰지는 못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