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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걀 하나로 - 국민 재료 달걀의 무한변신 달걀 요리 67
손성희 지음 / 리스컴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아무리 좋은 음식도 꼭 들어가야 할 재료가 빠지면 맛과 비주얼에서 밀리게 된다.
우리가 먹는 평범한 음식도 달걀이 들어가 화룡정점의 역할을 해야 돋보인다.
달걀이 없다면 우리가 먹는 음식 종류가 엄청 줄어들 것이다.
빵을 비롯해 웬만한 음식엔 거의 댤걀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달걀 하나로> 책은 우리 식탁을 책임지는 달걀의 존재 가치를 한껏 올려주는 요리책이다.
국민 재료 달걀의 무한변신이라는 제목을 걸고 나온 달걀요리 67가지를 소개한다.
달걀은 유아부터 성장기 청소년이나 싱글족, 어르신에 이르기까지 사랑받는 재료임에 틀림없다.
달걀말이나 달걀찜, 달걀후라이와 삶은계란을 안 먹고 사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달걀은 단백질과 비타민, 지방, 각종 미네랄 등 우리에게 필요한 대부분의 영양 성분을 갖고 있는 완전식품이라는 건 상식이지만, 다음 설명에서 내 눈에 반짝 불이 켜졌다.
"노른자에 들어 있는 레시틴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액순환을 돕고 기억력, 학습능력에 관여하는 두뇌 신경전달 물질인 아세틸콜린을 만들어낸다. 아세틸콜린은 두뇌 움직임과 감각 활동을 조절하고 통제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두뇌가 성장하는 시기와 학습기에 많이 필요하다. 또 사람은 나이가 들면서 이세틸콜린을 합성하는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음식으로 아세틸콜린을 보충해야 한다. 이때 아세틸콜린으 충분히 섭취하지 못하면 건망증, 집중력 저하, 치매 등이 생길 수 있다. 아세틸콜린을 만들어내는 레시틴을 가장 많이 함유한 식품이 바로 달걀노른자다. 평소 달걀을 꾸준히 먹으면 주의력과 집중력 향상은 물론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10쪽)
이건 나를 위한 설명이다. 혈압도 높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놓아 약을 먹는데, 이런저런 이유로 제대로 챙겨먹지 못할 때가 많다. 또한 기억력과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나이에 공부를 해야 하니 아세틸콜린을 만들어내는 레시틴이 함유된 달걀을 많이 먹으라는 말로 들린다.^^
달걀 요리의 기본은 삶은달걀과 후라이, 달걀말이와 달걀찜에서 결정된다.
달걀을 삶는 시간에 따라 반숙 완숙의 정도가 다른 것처럼
이런 기본적인 것을 얼마나 잘 하느냐 못 하느냐에 따라 숙련과 미숙련으로 나뉜다.
10년차 주부가 돼도 완숙과 반숙을 마음대로 조절하지 못하는 경우는 허다하다.
달걀 요리의 지존이 되고 싶다면 이 책을 동무삼아도 좋겠다.^^
신선한 달걀 고르는 법과 보관법
1. 신선한 달걀은 물에 넣으면 가라앉는다.
2. 오래된 달걀은 수분을 잃어 가벼워서 물에 뜬다.
3. 달걀을 깨뜨렸을 때 노른자가 봉긋하고 흰자는 불투명하고 퍼지지 않아야 한다.
4. 시간이 지날수록 노른자는 탄력을 잃어 납작하게 퍼지고 흰자는 묽고 투명해진다.
5. 닭에게 색소와 첨가제를 먹여 노른자 색깔을 진하고 탱탱하게 하는 것도 있다.
6. 무정란과 유정란의 영양 차이는 거의 없다.
7. 포장에 설명된 닭의 사육환경과 사료 종류, 항생제와 성장촉진제 사용여부 확인한다.
8. 숨구멍이 있는 뭉툭한 쪽이 위로 가게 담아 냉장실 안쪽에 넣어 둔다.
9. 문 쪽에 두면 문을 여닫을 때마다 흔들리고 온도 차이가 생겨 신선도 유지가 어렵다.
10. 달걀은 냄새를 흡수하므로 냄새가 강한 식품과 가까이 두지 않는다.
달걀요리를 도와주는 조리도구를 보여주는 데 갖고 싶은 게 몇 개 있다.
하지만 요런 도구가 없다고 달걀요리를 못하거나 먹지 못하는 건 아니기에 통과!
파트를 넷으로 나누어
1. 한 끼 요리 - 쉽고 간편하게 든든한 한 끼 식사를 즐길 수 있다.
2. 반찬 - 값싸고 맛 좋아 온 가족 영양 반찬으로 제격이다.
3. 다이어트 요리 -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고 칼로리가 적어 다이어트에 좋다.
4. 간식&디저트 - 케이크, 빵, 쿠키, 음료 등 다양한 간식과 디저트로 즐길 수 있다
고 소개한다.
각 파트에서 선보인 요리는 어떤 것이라도 주재료 달걀만 있다면 보조재료는 냉장고 상황에 따라 바꿔서 해볼 수 있는 것들이다. 마요네즈나 버터, 드레싱이 느끼하다면 마요네즈나 버터를 생략하거나 소스를 바꿔서 요리해도 나쁘지 않을 거 같다.
왼쪽에는 요리법과 재료를 간단하게 설명하고 아래쪽에 요리과정 사진을 3~4컷으로 보여주고, 오른쪽에는 완성된 요리를 큼지막하게 보여줘서 알아보기 좋다. 적당한 용기에 멋스럽게 담긴 달걀요리는 먹음직스러워 침이 고인다. 츠흡~~~ ^^
비주얼이 끝내주는 달걀 요리~ @@
둘째 줄까지 여섯가지 요리는 나도 즐겨하는 달걀요리지만, 지금은 먹어줄 식구도 없어 비주얼 있는 요리는 잘 하지 않는다.
세번째 줄에 있는 세 가지 요리는 재료도 있어 따라 해보고 싶은 요리다.
우리아들이 휴가오거나 두 딸들이 집에 내려올 때 한가지씩 해줘야겠다.
오늘 따라하고 싶은 건 에그 카나페!!
빵이나 크래커 위에 다양한 재료를 올려 만드는 대표적인 핑거 푸드로, 진짜사나이에서 류쉐프가 주어진 재료를 가지고 곧잘 만들어 전우들에게 깜짝 선물처럼 안겨주었던 카나페다.
오늘 점심에 막내에게 에그 카나페를 해주었지만 재료는 내 맘대로 바꿨다.
햄 대신 치즈와 어제 야식으로 먹은 족발과 보쌈고기를 곁들였고, 올리브와 레디시나 피클은 있을리가 없으니 상추와 사과와 쿠키로 대신했다. 요리는 주어진 상황과 요리사에 따라 얼마든지 창의적으로 변용될 수 있다는 걸 보여줬지만, 우리막내는 '비주얼 좋은데~' 하면서 기꺼이 골라먹는 재미를 누리며 맛나게 먹어줬다.ㅋㅋ
이제 딸들도 엄마 품을 떠난다. 오늘 큰딸은 MT 가서 내려오지 않고 곧바로 숙소로 간다고 택배로 짐을 보내란다. 기숙사와 고시텔 등에서 혼자 지낸 경력이 있으니 알아서 잘 해먹고 살겠지만 그래도 걱정은 된다. 이달 말에 막내를 데리고 올라가 기숙사에 들여보내고 큰딸이 거처하는 곳에 들러 밑반찬이라도 해주고 와야겠다.
이 책은 앞으로 혼자 밥해먹고 지내야 될 큰딸에게 주면 도움이 될 거 같아 장기대출해야겠다.^^
영양만점에 소화도 잘 되는 완전식품 달걀도 문제는 있다.
13쪽 친환경 달걀농장 탐방기에도 '행복한 닭이 낳은 건강한 달걀을' 얻기 위해 애쓰는 게 나와 있지만, 2002년 출판돼 센세이션을 일으킨 틱낫한의 저서 "화'에서도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 인용구가 길지만 우리가 즐겨먹는 달걀과 관련되었으니 읽어보자.
"우리가 먹는 음식은 우리가 화를 일으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음식에 화가 들어 있는 경우가 있다.... 요즘에는 달이 최신 시설을 갖춘 대규모 농장에서 시육된다. 닭이 걸을 수도 없고 뛸 수도 없고 슭 속에서 먹이를 찾아 먹지도 못하고 순전히 사람이 주는 모이만을 먹고 자란다. 늘 비좁은 우리에 갇혀 있기 때문에 전혀 움직일 수도 없고, 밤이나 낮이나 늘 서 있어야 한다. 걷거나 뛸 자유가 없는 상태를 상상해보라. 밤낮없이 한곳에서 꼼짝도 못하고 지내야 하는 상태를 상상해보라. 틀림없이 미쳐버릴 것이다. 그러므로 그렇게 사는 닭들도 당연히 미쳐버린다.
닭이 알을 더 많이 낳게 하기 위해서 농부는 인공적으로 밤과 낮을 만들어낸다. 조명등을 이용해서 낮을 짧게 만들고 밤을 길게 만들면 닭은 그새 24시간이 지난 것으로 믿고 또다시 알을 낳는다. 그런 악순환을 반복하는 사이 닭은 결국 엄청난 화와 좌절과 고통을 안게 된다. 닭은 그 화와 좌절과 고통을 다른 닭을 공격함으로써 표현한다. 닭들은 부리로 서로를 쫀다. 그래서 피를 흘리며 죽는 닭이 무수하다. 극심한 좌절에 빠진 닭이 서로를 공격하지 못하도록 닭의 부리를 잘라버린다.
그 같은 닭이 낳은 달걀을 먹을 때 우리는 그 화와 좌절을 먹는 셈이 된다. 그러므로 우리는 매우 조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 화를 먹으면 우리가 분노하게 되고 그 화를 표현하게 된다. 우리는 행복한 닭이 낳은 행복한 달걀을 먹어야 한다."(화 18~19쪽, 틱낫한/명진출판)
여기에 기록된 말이 과학적으로 증명되었는지 나는 모른다. 우리 삼남매를 키우며 겪거나 이웃의 경우를 보면서 꽤 설득력 있다고 생각했다. 거의 15년 전에 가봤던 화순 양계농장 풍경을 보고 '저런 환경에서 닭들이 살면서 알을 낳는구나!' 엄청 놀라서 가급적 달걀을 많이 먹이지 않으려고 애썼고, 비싸도 좋은 달걀을 먹으려고 했지만 그런 달걀을 먹어도 우리 막내는 아토피에 영향을 받았다. 그래서 완전식품이라는 달걀이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 좋은 식품이 되기 위해선 행복한 닭이 낳은 건강한 달걀을 먹자!!
우리 어릴 때 촌에서는 집집마다 닭을 키워서 날마다 낳아주는 달걀도 순서를 기다려야 얻어 먹었고, 장에 내다 파느라 낳는 대로 식구들이 다 먹지는 못했다. 닭을 키워도 먹을 달걀이 귀했던 그 시절엔 진정한 완전식품이었다. 사랑과 추억이 담긴 달걀꾸러미도 생각나고...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