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앞에는 고려인센터가 있는데, 고려인교회와 어린이집을 운영한다.
우리동에 사는 고려인 가정이 400세대가 넘는다니 1,000명이 훨씬 넘을 듯...
고려인 3세 가정으로 한국말보다는 그들의 언어로 대화를 나누는데 소리가 꽤 드센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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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 다니는 초등생들은 그네들의 새날학교에서 한국말과 글을 배우는데
학교에 다니지 않는 유치부들은 한국말을 배울 기회가 없다.
지난 해 우리집 앞 건물에 고려인센터가 들어올 때부터 생각했던 프로그램을 이번 월요일부터 시작했다.
이름하여 '고려인 유아들의 옹알옹알 책놀이터'
내가 그림책을 읽어주고
어린이집 선생님이 그들의 말로 통역하면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끄덕~^^
책을 읽어준 후 한국말을 따라 하고 글씨도 써봤다.
엊그제는 처음이라 아이들 상황을 알아보는 정도로 진행했는데
꼬맹이도 한국말을 잘 따라했고, 여섯 살 두 아이는 한글도 제법 잘 그렸다.
첫날 읽어준 책은 <우리 엄마>와 <안아 줘!>
이 날 함께한 아이들은 6살 안 길리나와 디마, 4살 김 올리가, 3살 율리아와 디마였고, 2살 일리아와 율리안은 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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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해도 난, 추진력이 좋은 거 같아~ ㅋㅋ
작년부터 2013년엔 고려인을 위한 프로그램을 하면 좋겠다 생각하고 있었는데
주민센터 송년행사 <고려인과 함께 하는 문화축제>에서 센터장님이랑 아이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작년에 다문화 가정과 함께하는 송년회였는데~ 해마다 이런 송년회를 하는 우리동은 정말 좋은 마을이다!
연말에 주민센터 팀장님께 내 계획을 말씀드렸고,
2월엔 작은도서관 활성화 지원사업으로 공립작은도서관(주민센터)에서 '고려인을 위한 독서교실'을 하자고 의기투합~
2월 13일 두유세트를 사들고 방문했더니, 방과후에 모여 숙제하던 초등생들이 어찌나 인사를 정중히 하던지 미안할 정도였다.
주민센터 팀장님을 통해 프로그램 계획을 들은 센터장님은
학교에서 한국말과 글을 배우는 초등생보다 한국말을 모르는 유치부에게 해주면 좋겠다며 많이 해줄수록 좋다 하셨다.
'백수가 과로사'한다고 내가 해야 할 일이 어찌나 많은지
공식적으론 3월부터 주1회 월요일 아침 10시에 하기로 했는데, 첫주엔 딱 죽을거 같아서 하루 쉬고 둘째주부터 했다.ㅠ
월욜 오전 회의가 잡히거나 내 스케쥴로 곤란하면 주중에 바꿔 하기로 했지만,
가능하면 시간을 내서 월 7~8회 정도 아이들과 만날 생각이다.
내가 유치부 아이들과 생활한 건, 1983년부터 1987년 7월까지였다.
유치원생활 5년에 아이들보다 엄마들한테 멀미나서 훗날 내 아이도 키우기 싫을까봐 졸업도 안 시키고 그만두었다.
그 후로도 교회에서 유치부 아이들과 함께 한 세월도 적진 않지만,
우리 삼남매 다 키우고 20년도 훌쩍 넘어 유치부 아이들을 만나니 가슴이 콩닥콩닥 설레여서 좋다!
'안아 줘!' 하면서 포옥 안기던 아이에게 몽글몽글 새순 돋듯 사랑이 움튼다.
첫날 읽어 준 책 외에도 몇 권을 더 가져가서, 아이들이 보고 싶은 책을 골라 보게 했다.
한 꼬마는 내가 가져간 <비밀의 강> 포스트잇에 필이 꽂혀 만지작 만지작~ ^^
아이들 모두에게 포스트잇 이름표를 붙여주었는데, 예쁜 이름표도 만들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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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숙희 작가 그림책, 너무 이뻐~ 없는 책은 구입해야겠다.
지난해 나비님이 막내까지 보고 난 유아 책을 보내주셨기 때문에 이런 프로그램도 하게 됐다.
나비님이 책을 보내며 '너무 꼬마들 책이라 쓸모가 있을까' 걱정하기에,
우리집에 유아책 없는데 잘됐다, 독서회원도 임산부가 줄줄이라 유용하게 쓰일거라 장담했는데
요렇게 고려인 아이들을 위해서도 쓰이게 됐으니 "나비님 고마워요, 잘 활용할게요!!"
혹시 아이들 다 키우고 유아책 정리하실 분은 '늘푸른 작은도서관'으로 보내주셔도 됩니다요.^^
주제에 맞춰 읽어주고 보여 줄 책 리스트와 아이들과 함께할 독후활동도 짜야되는데
아이들과 함께 읽은 좋은 그림책과 독후활동도 알려주시면 크게 도움이 될 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