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김소민 작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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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 -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 ㅣ 난 책읽기가 좋아
김소민 지음, 소윤경 그림 / 비룡소 / 2012년 2월
평점 :
제1회 비룡소 문학상 수상작이란 거창한 타이틀을 달고 나온 이 책, 어른인 내가 봐도 재밌다, 그래서 두 번이나 읽었다.^^
내가 재밌다고 소문냈더니, 초등 아이들은 이 책을 읽으려고 차례를 기다린다.
저학년에게 좋은 책 카테고리에 넣었지만 고학년들이 더 좋아한다. 아마도 이해의 폭이 더 넓고 깊기 때문일 것이다.
미모로운 작가님의 인터뷰도 알라딘에 올라와 있다. http://blog.aladin.co.kr/tenam/5482391
캡슐 마녀의 수리수리 약국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제목만으로도 독자들을 설레게 한다. 일상에서 만날 수 없는 마녀의 이야기는 신비로운 커튼으로 가려진 무대처럼 호기심을 자극한다. 마술 빗자루로 상징되는 마녀를 꿈꾸는 독자들의 로망을 이 동화에서 실현시켜 줄까, 두근두근 설레며 기대감을 한껏 부풀리게 된다.
덩치도 크고 씩씩한 왈가닥 여자 깡패 태권소녀 묘묘, 하필이면 제비뽑은 대련상대가 동생이라니 정말 발을 동동 구르고 싶은 오빠 동동이다. 두 살이 어리지만 몸무게는 7킬로그램이나 더 나가는 동생에게 주눅이 든 오빠가 이길 수 있을까? 피할 수 없는 운명의 대련에 이길 수는 없을까, 고민하는 동동에게 짠~하고 나타난 캡슐 마녀는 솔깃한 제안을 한다. 영혼을 바꿀 수 있는 캡슐 약값으로 일주일 동안 게임할 수 있도록 아이디와 비밀 번호를 빌려달라는 거다. 하하~ 주민번호가 없어 회원 가입이 불가능한 마녀가 게임을 하고 싶어 안달이 났다니!! 어린 독자들은 공감의 환호성이라도 지르지 않을까?ㅋㅋ
동생 묘묘를 이길 수만 있다면 영혼이라도 팔 수 있는데, 까짓거 좋아하지도 않는 게임이라면 일주일 아니라 한 달을 써도 좋다. 흔쾌히 마녀와 거래를 끝낸 동동은 빨간 캡슐을 얼른 먹고는 동생에게 먹일 파란 캡슐은 땅콩 크림빵 속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했다. 자~ 이제 동생이 와서 땅콩 크림빵을 먹으면 둘의 영혼이 바뀌겠지? 하지만, 인생은 계획대로 되는 게 아니다. 땅콩 크림빵을 먹은 건 동생 묘묘가 아니었으니......
엉뚱하게도 아빠가 먹어버린 땅콩 크림빵, 아뿔싸~ 동생 묘묘가 아닌 아빠와 영혼이 바뀌어버린 동동. 정말 발 동동 구르며 울고 싶은 동동. 하지만 발을 동동 구른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아빠의 몸이 된 동동은 아빠 회사에도 가고 아빠 친구가 소개한 아줌마랑 데이트는 물론이고, 덩치 큰 묘묘를 안고 머리도 감겨야 하니 어이쿠야~~~~갈수록 태산이다.
그래도 인생엔 또 반전이 있으니 살아볼 만하지 않을까?
동동이 고전하는 사이, 캡슐 마녀는 게임이나 즐기고 있을까?
원없이 게임을 즐긴 캡슐 마녀는 게임 레벌을 20단계나 올려 놓고, 동동에게 또 한번 영혼을 바꿀 수 있는 기회를 주는데...
자, 이번에는 동동의 계획대로 묘묘와 바뀔까? 아니면 또 다른 반전이 있을까~~~~ ^^
영혼이 바뀌는 경험으로 입장을 바꿔 생각하며 배려의 의미를 제대로 알게 된 동동은, 아빠 혼자 남매를 키우느라 얼마나 힘들었을지도 깨닫게 된다. 어린이 눈높이로 이해되는 역지사지와 배려를 재미있는 이야기로 잘 버무려 낸 수작이다. 특히 뭉클했던 '사랑은 걱정하는 마음' 이라는 정의가 마음에 쏙 들었다. 이웃의 와일드 보이는 자기 엄마 걱정을 엄청하는 아이라, '사랑은 걱정하는 마음'이라는 이 말이 확 와 닿았다. 그래서 '아이들이 이해할 수 있는 말로 사랑을 그려낸 책'이라 와일드 보이에게 딱 맞는다고 '도전 100권 달성' 선물로 주었다.
초등 아이들은 엄마와 영혼이 바뀌어 얄미운 동생을 야단치고 싶다는 아이도 있고, 친구와 바뀌었으면 좋다는 아이도 있었다. 또한 게임을 좋아하고 캡슐을 개발하는 마녀가 웃기다고 쓴 감상문은 마녀에게 바라는 것이 아주 많았다. 다음 주 학부모를 위한 공개 수업에 이 책으로 수업을 해볼까, 엄마들은 누구와 영혼을 바꾸고 싶은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