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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약이 엄마
백희나 글.그림 / Storybowl(스토리보울) / 2011년 12월
구판절판
구름빵으로 유명한 백희나님은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처럼 상상에 무한도전하는 작가다.
흑백 그림에 유일하게 노란색만 사용한 <삐약이 엄마>는 알록달록 채색된 이전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다.
이 책은 속지부터 특별한 여백의 힘이 느껴진다.
고양이 발자국이 찍힌 구겨진 종이의 질감도 고스란히 감지되고
속지에도 꼭대기엔 제목과 작가 이름만 쓰고, 아래에 노란 병아리만 그리고 여백으로 남겨두었다.
마치 돼지를 보는 듯한 뚱뚱한 덩치에 불독같은 표정의 고양이 이름은 니양이다.
넓은 바탕 중심에 뚱보 니양이를 놓고 시선이 확 뚫리는 여백이 넉넉해서 좋다.
앞발로 잡아 챈 쥐새끼 때문에 요 녀석이 고양이라는 게 확인되는데
전체를 보여주기 보다는 부분을 강조하는 그림이 화면을 압도한다.
생략된 부분을 상상해보거나 이어서 그려보는 것도 재밌을 거 같다.
덩치에 안 맞게 닭장의 달걀을 먹어치운 고양이.
고양이가 병아리를 잡아먹거나 닭들을 괴롭히는 건 어린시절에 봤지만
달걀을 먹어치우고 유유히 사라진 니양이는 나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점점 부풀어오른 배를 보며 내가 상상한 것을 여지없이 무너뜨리는 이 장면~
어린 독자들은 무얼 상상했을지 궁금해진다.ㅋㅋ
'설마, 그럴리가!'
설마가 사람잡는다!
배불뚝이 고양이 뱃속에선 병아리가 자라고 있다.ㅋㅋ
제 뱃속에서 병아리가 자라는 것도 모르는 고양이지만,
무릇 생명을 잉태하여 달이 차면 태어나는 게 순리다.
고양이는 단지 똥이 마려웠을 뿐인데....ㅋㅋㅋ
엄마가 될 준비가 전혀 되지 않은 니양이지만, 품으로 파고드는 병아리를 밀어내지 못한다.
제 새끼에게 좋은 것만 주고 싶은 엄마의 마음은 고양이도 예외는 아닌 듯
종이 다른 새끼지만 품으로 파고드는 병아리를 돌보는 엄마 고양이 모습은 감동이다.
엄마 고양이를 따라 지붕 위에 오른 병아리는 구름빵의 마지막 장면을 떠올리게 된다.
지붕 위에 나란히 앉아 구름빵을 먹는 고양이 형제의 사랑스런 모습은 다시 봐도 좋다.
뒤표지 속지에 담긴 엄마 고양이와 병아리의 발자국은 흐뭇한 미소를 머물게 한다.
비록 고양이와 병아리로 종은 달라도 낳은정 기른정의 모성애를 담뿍 담아 진한 감동과 여운을 남긴다.
여백으로 처리하며 말을 아낀 작가의 의도를 부모들은 충분히 감지하지만 어린이도 이해할까?
모성애란 무엇이고 진정한 가족이란 무엇인지...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다.
출간 즉시 이 책을 샀는데, 알라딘 서평도서로 받아 두 권이 되었다.
그래서 두돌이 되는 조카의 아들에게 선물했고...그래도 서평도서니까 마크는 올려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