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1월 2주
가을이 깊어간다, 아직 가을을 보낼 마음도 없는데 벌써 겨울이 오려는지 제법 기온이 떨어졌다.
이런 때, 영화관에서 마음을 녹이는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나쁘지 않으리라.
날씨도 추워지고, 세상은 점점 험악해져 돈과 권력을 손에 쥔 자들의 횡포는 극을 달린다.
'법은 만인 앞에 평등하다'는 말은 죽은 말이 되었고, 하수같이 흐르는 정의도 찾아보기 힘들다.
쓰레기 같은 인간은 넘치고, 그런 자들을 응징할 정의의 법은 멀기만 하다.
그래서 쓰레기 같은 인간을 스스로 응징하려는 영웅은 영화에선 단골 소재다.
하지만, 쓰레기 같은 인간을 응징하는 그는 진정 영웅일까?
자신도 한낱 광기에 날뛰는 쓰레기 같은 존재는 아닌지...
나는 스릴러 영화를 즐긴다.
결말을 알 수 없는 극도의 긴장감과 배신을 때리지 않는 대 반전에 만족하기 때문이다.
특히 스릴러 중에도 가족을 인질로 하는 영화는 거의 빼놓지 않고 본다.
정의가 사라지고 범죄의 소굴이 된 현대사회에서 '내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신념에도 공감하고.
가족을 유괴하거나 인질로 삼은 영화가 대부분 잔인하게 죽는 결말인데,
끝끝내 가족의 생명을 지켜내는 영화를 보면 대리만족과 더불어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내 아이는 내가 지킨다'는 강한 어머니를 보여주는 영화 심야의 FM을 지켜보자
심야의 FM
감독 김상만 / 주연 유지태 수애
개봉 2010. 10. 14 / 상영시간 106분
등급 18세 관람가
라디오 방송 디제인 고선영(수애 분)은,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이다. 말을 못하는 큰딸의 수술을 위해 미국행을 결정하고 5년의 심야방송에 마침표를 찍는 마지막 방송에 사건이 터진다.
"오늘날 영웅이 환영받는 이유는, 사회가 처벌해주지 않는 악당을 벌해주기 때문이죠"
"영화에서라도 이런 미치광이 살인마는 보고 싶지 않아요"
영화 음악과 더불어 고선영의 멘트 하나하나에 자신을 동일시했던 한동수(유지태 분)는, 고선영과 자신을 악의 무리를 응징하는 '동업자'로 생각했다. 하지만, 앞뒤 모순되는 고선영의 멘트에 배신감을 느끼고 그녀의 가족을 인질로 삼는다.
고선영의 마지막 방송을 자기 각본대로 방송하려는 한동수와 가족을 살리기 위해 요구를 들어 줄 수 밖에 없는 고선영. 올드보이와는 또 다른 유지태의 미친넘 연기와 중저음의 목소리가 영화의 긴장감을 살려는 수애의 연기는 소름이 돋는다. 제한된 방송 스튜디오를 떠나 살인범을 추적하는 현장감은 영화를 보는 관객의 긴장감을 절정으로 치닫게 한다.
'당신이 한 말에 책임지라'는 한동수와, 방송과 현실도 구분하지 못하는 미친놈이라는 고선영의 대결!
우리는 책임지지 못할 말을, 얼마나 많이 하며 사는지 잠시 되돌아보게 된다.
고선영은 자기 말에 책임을 지고 두 딸을 살리기 위해 한동수의 지시대로 쓰레기 같은 인간에게 총질을 할 것인가?
5년간 방송된 고선영의 음악과 멘트를 모조리 기억하는 열혈팬 스토커같은 그 남자,
어떻게 다 기억할 수 있어? 이런 의문은 잠시 접어 두어도 괜찮다.
뒷모습만 나온 이 남자...부당거래에서도 나오던데 이름이 뭐지?
추격자, 그놈 목소리, 6월의 일기, 악마를 보았다가 인질 혹은 가족의 처절한 죽음을 겪어야 했던 영화라면...
테이큰, 왼편 마지막 집, 아저씨는 가족 혹은 인질의 목숨을 지켜내 결국 '내가족은 내가 지킨다'는 모토를 실현한 영화라고 할 수 있다.
심야의 FM도 두 딸을 희생시키지 않고 살려낸 영화라서 엄마인 내게는 흡족한 영화였다.
경찰이 사건 해결을 위해 범인을 만들어낸다는 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어제(11/7) MBC 시사매거진 2580에서도 정신지체장애 2급의 한 여자와 한 남자를 범인으로 몰아 경찰이 불러주는 대로 자백서를 쓰게 했다고 방송됐다. 온전한 사람의 말도 믿어주지 않는 세상인데, 온전하지 못한 장애인들에게야 오죽하겠는가?
부당거래
감독 류승완 / 주연 류승범 황정민
개봉 2010. 10. 28 . 상영시간 119분
등급 18세 관람가
"너 오늘부터 범인해라"
온 국민을 충격으로 몰아넣은 연쇄 살인 사건. 계속된 검거 실패로 대통령이 직접 사건에 개입하고, 수사 도중 유력한 용의자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청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든다. 가짜 범인인 ‘배우’를 만들어 사건을 종결 짓는 것!
이번 사건의 담당으로 지목된 광역수사대 에이스 최철기(황정민). 그는 스폰서인 해동 장석구(유해진)를 이용해 ‘배우’를 세우고 대국민을 상대로 한 이벤트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
한편, 부동산 업계의 큰 손 태경 김회장으로부터 스폰을 받는 검사 주양(류승범)은 최철기가 입찰 비리건으로 김회장을 구속시켰다는 사실에 분개해 그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때마침 자신에게 배정된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을 조사하던 주양은 조사 과정에서 최철기와 장석구 사이에 거래가 있었음을 알아차리고, 최철기에게 또 다른 거래를 제안하는데..... 출처 네이버
황정민과 유해진, 류승범과 황정민 이들 사이에 부당거래가 오고간다.... 이들의 연기 대결도 볼 만하겠다.
황정민 옆의 이 남자 배우 누굴까? 심야의 FM에서도 열연했는데... 요즘 미친존재감을 드러내는 송새벽도 나온다니 기대된다.
영화 소개만 봐도 우리 현실과 너무도 잘 맞아 떨어지는 영화다. 이들은 과연 무엇을 지키기 위해 누구를 또 희생시키는 부당거래를 하게 될지... 외면할 수 없는 영화지만, 아직 관람 전이다. 모처럼 남편 취향에 맞는 영화 한 편 보려고 했더니, 아주 늦게 귀가해서 다음으로 미뤘다.
경찰과 검찰이 범인만 만들어내는 세상이 아니다.
사람들은 이젠 사랑도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다.
그 이름은 바로 시라노연애조작단
중3 막내와 진즉 본 영화인데 엄태웅과 이민정, 최다니엘과 송새벽이 출연하는 영화로
진실한 사랑이란 무엇인지, 사랑에는 무엇보다 믿음이 필요하다는 것~
던지는 메세지나 내용이 중딩들이 보기에도 좋았다.
12세 관람가의 가족영화로 9월 16일 개봉이라 이젠 막을 내렸을 듯.ㅜㅜ
세상에 연인들의 사랑에만 선택과 믿음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목숨을 놓고 선택의 기로에 선 사람~ 그 절체절명의 위기에 하나를 살리기 위해 하나를 버려야 하는 잔인한 선택도 있다.
그것도 어머니로서 하나는 선택하고 하나는 포기해야 하는 자식의 목숨이라니...
대지진
감독 : 펑샤오강 / 주연 : 쉬판, 장정초
제작/배급사 : 화이브라더스 / Filament Pictures
기본정보 : | 중국 | 128분 | 개봉 2010-11-04
등급 전체 관람가
23초 동안 27만 명이 사라졌다... 엄마는 쌍둥이 중 한명만 선택해야 했다!
1976년 7월 28일 중국 당산. 인류 역사상 가장 끔찍했던 23초간의 대지진. 악몽 같은 지진은 한 가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바꿔버렸다.
소박한 일상이지만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일곱살 쌍둥이 ‘팡떵’과 ‘팡다’의 가족. 행복했던 그들에게 어느 날 갑자기 예고되지 않았던 시련이 닥친다. 바로 27만의 목숨을 빼앗아간 지옥 같은 대지진. 폐허가 된 도시, 수많은 생명이 죽음을 맞이한 아비규환의 현장에서 쌍둥이 남매는 극적으로 살아남지만 무너진 건물의 잔해 속에 묻히게 된다. 쌍둥이의 생존사실을 알고 구조대와 함께 아이들을 구하러 온 어머니는 자신의 목숨보다 소중한 쌍둥이 중 한 명만을 구해야 하는 운명의 선택 앞에 놓이게 된다. 가혹한 선택을 해야만 하는 어머니는 결국 아들인 ‘팡다’의 목숨을 선택하게 되고, 딸 ‘팡떵’은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채로 잔해 속에 남겨진다. 며칠 후, 죽은 줄로만 알았던 ‘팡떵’은 다른 구조대에 의해 발견되어 지진사망자 보관소에 버려지지만, 죽은 아버지 곁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나게 된다.
폐허가 된 지진의 잔해 속에서 살아남은 소녀. 한 순간 운명이 바뀌어버린 남겨진 소녀의 운명적인 이야기가 시작된다.
------출처 네이버
'대지진'이라고 하면 우리 세대는 찰톤 헤스톤 주연의 영화가 생각나지만, 요즘 젊은 세대는 잘 모르는 영화일지도.
네이버 영화 소개만 봐도 이 쌍둥이가 위기에서 하나는 선택되고 하나는 버려진다는 걸 알 수 있다.
중국도 남아선호 사상이 뿌리 깊은 나라니까, 엄마는 당근 아들을 선택할 것이고...
자식을 버렸다는 죄의식에서 벗어날 수 없는 엄마는 또 얼마나 모진 세월을 살 것인가~
엄마라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엄마 마음, 자식을 지키지 못한 엄마의 회한을 지켜보는 건 힘들겠지만... 기대되는 영화다.
11월 4일 개봉이니까, 우리동네 극장에선 앞으로 2주간은 상영하게 될 ... 흥행에 따라 더 오래 걸릴수도 있고.
현대인에게 가족은 사람만이 아닌 듯합니다. 애완동물은 이미 반려동물로 승격했고...
가족같은 소가 나오는 <워낭소리>가 있었고, 현재 상영중인 <소와 함께 떠나는 여행> 보고 싶다.
어려서 촌에서 살았던 내 기억엔 소는 자식을 유학시키는 학자금이었고 농사에 없어서는 안되는 일꾼었다.
웬만한 집에선 사람보다 더 대우받는 또 하나의 가족이었다.
소와 함께 떠나는 여행
감독 : 임순례 / 주연 : 공효진, 김영필
제작/배급사 : (주)보리픽쳐스 / 롯데쇼핑(주)롯데엔터테인먼트
기본정보 : | 한국 | 108분 | 개봉 2010-11-03
등급 15세 관람가
두고 보세요! 내가 이 소 팔아버릴 테니까! 귀향해서 농사를 지으며 시를 쓰고 있는 선호(김영필). 농촌 생활에 불만이 가득하던 선호는 부모님이 애지중지하는 소 ‘한수’를 팔기 위해 길을 떠난다. 우시장에 갔지만 마땅치 않은 가격 때문에 소를 팔지 못한 선호에게 7년 전 헤어진 옛 애인 현수(공효진)의 전화가 걸려온다.
넌 아직도 내가 용서가 안되니? 현수는 그녀의 남편이자 선호의 친구였던 민규의 죽음을 알리며 장례식장에 와달라고 하고, 선호는 혼란스러운 감정에 휩싸인다. 아직도 상처가 남아 있는 선호와 달리 여전히 담담하고 자유로운 모습의 현수. 결국 선호는 가는 곳 마다 나타나는 옛 애인 현수와 자신의 답답한 속사정도 모른 채 되새김질만 하는 소와 함께 여행을 시작하게 되는데...
그들의 사연 많은 7박 8일 여행이 시작된다! -출처 네이버
임순례 감독 영화는 호불호가 좀 나뉘지요. 이분의 영화를 제대로 다 이해하지는 못해도 안 보면 섭섭하더라고요.
영화에 나오는 절 이름이 '맙소사'라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