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2 아들, 제5회 빛고을 독서마라톤 5~7월 기록
고2 아들은 국어선생님의 권유로 처음 독서마라톤에 참여했고, 목표였던 악어코스 5킬로(5000쪽) 달성했다.
2010년 4월 19일부터 10월 17일까지 6개월 26주 182일 20권, 5197쪽을 읽었으니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
고딩이 보고 싶은 책을 읽었다는 것에 의미를 둔다. 입학사정관제 때문에 독서기록을 남기기 위해 참여했대나...
14. 8월 14일, 진중권+정재승의 크로스
현대사회의 일상 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주제로, 정재승과 진중권이 각자 풀어쓴 것이다. 정재승과 진중권의 만남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흥미를 끄는 책이었다. 스타벅스, 스티브 잡스, 성형, 개그콘서트 등등의 다양한 주제가 있어서 더욱 좋았다. 읽어보니 괜찮은 편이었다. 이런 주제들에 대해 잘 몰랐던 사실도 알게 되고, 더 자세히 탐구해 볼 수도 있다. 그런데 좀 그저그런 편이었던 것 같다. 크게 새로운 사실도 없고, 작가들의 생각도 좀 일반적인 편이고 해서 기대만큼의 책은 아니었다. 그래도 한번쯤 읽으면 큰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리뷰는 여기에 http://blog.aladin.co.kr/783768195/4034461
15. 8월 29일, 리버보이
해리포터 대신 카네기상을 받았다고 해서 읽어보았는데, 감동보다는 잠이 더 많이 온 소설이었다. 충분히 슬프고 감동을 줄 수 있을만한 주제인데 나는 별로 감동을 받지 못했다. 너무나 조용하고 단순한 책이었다. 이런 단순함 때문에 별로 재미와 감동을 받지 못한 것 같다. 책의 분량도 상당히 짧고 줄거리도 짧은 편이다. 그래서 책 안에 꼭 필요한 내용만 담다보니 세부적인 내용을 담지 못한 것 같다. 좀 더 길었으면 읽는 맛도 있고, 단순하지 않아져 책에 담을 수 있는 내용도 많아지면서 감정도 풍부하게 전할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http://blog.aladin.co.kr/783768195/4061414
16. 9월 16일, 난 쥐다
책 표지를 보는 순간, 느낌이 팍 왔다. 간만에 재미있어 보이는 책이었다. 읽기 시작하니 금방 다 읽어버렸다. 내용이 굉장히 흥미로웠다. 사람들이 살고 있는 도시 아래에 쥐들의 도시가 있다. '뉴토'라는 도시 안에서 쥐들은 사람처럼 옷을 입고, 사람처럼 일하고, 사람처럼 자동차를 몰고 다닌다. 사람들 틈에 숨어살던 쥐 '나루'는 우연히 '뉴토'에 들어가게 되는데, '뉴토'의 실체를 알고 '뉴토'의 모든 것을 장악하는 '파라' 일가의 비밀을 알게 된다. 이런 내용이다. 쥐들의 세계를 인간의 세계와 같이 만들어 인간세계를 풍자하는 것이 굉장히 날카로웠다. '뉴토'의 세계는 정말로 인간세계와 흡사해서 착취당하는 노동자부터, 저소득층, 사회약자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또한 허술한 듯 보여도 단단한 구조를 가진 '타라'일가의 독재체제도 사람들이 하는 독재체제와 비슷하다. 그런 곳에서 '나루'는 쥐는 쥐답게 살아가기를 바라고, 착취당하는 쥐들을 구해주고자 한다. '뉴토'의 레지스탕스 같은 것이다. 이 또한 인간세계와 비슷했다. 어린이, 청소년 문학이라 하지만 굉장히 날카롭고, 뼈가 있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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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9월 23일, 좋은 여행
간만에 읽어보는 여행책이었다. 만화가 이우일의 여행책이라서 과연 어떨까 궁금했는데 뭐 그저 그랬다. 평범한 중년 아저씨의 평범한 여행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만화가라고 뭐 특별한 것은 없었다. 여행을 갔던 곳도 뭐 특별한 곳은 없었고, 스토리도 그저그랬다. 가족들과 함께 하는 관광 정도이다. 작가 본인은 패키지 여행도 안 하고 오직 자신만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고 했는데 책을 봤을 때는 그냥 몸이 피곤한 관광 정도로 보였다. 책의 구성도 그냥 에피소드를 간단하게 쓴 정도라 큰 재미는 없었다. 나는 배낭여행처럼 홀로 떠나고,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다니는 여행을 생각하고 있어서 그런 것 같다. 가까운 미래에 그런 여행을 떠나고 싶다.
18. 10월 4일, 인간연습
조정래의 작품은 하나 읽어봤었다. 바로 '한강'이다. '한강'은 60~70년대를 배경으로 한 역사소설로 우리나라의 현실을 제대로 쓴 소설이었다. '한강'을 통해 이미 접해본 작가로서 과연 '인간 연습'이라는 책은 어떤 책일까하고 궁금해 펼쳐보았다. 책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북파 공작원이었다. 이른바 간첩이다. 그의 삶을 통해 우리나라 분단의 역사와 인간에 대해 탐구한 책이다. 사실 이 책을 통해 우리나라에 파견된 간첩이 어찌 되었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간첩들은 감옥에서 숱한 고문을 겪으며 전향하도록 강제되었고 전향을 하게 된 후에도 사회에서 살아가기는 엄청나게 힘들었다. 이미 나이 들고 기술이라곤 없는 몸들이라 먹고 살기도 힘든 것이다. 주인공은 그에 비하면 운이 좋다. 그래도 먹고살만 한 것이다. 사실 간첩의 삶이 이 소설의 주요내용은 아니다. 주요내용은 이념을 가진 인간의 절망과 그 뒤의 회복을 그리는 것이다. 간첩들은 사회이념에 깊이 공감하고 내려온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이 시간이 흘러 소련이 붕괴하고 북한의 경제가 파탄나는 것을 보면서 과연 어떤 심정인가를 이 소설은 그려내고 있다.
19. 10월 10일, 합체
오합, 오체라는 특이한 이름을 가진 고등학생 쌍둥이 형제의 이야기다. 둘은 거의 난쟁이 수준의 작은 키를 가져 키에 대한 콤플렉스가 엄청나다. 그러던 어느 날, 체는 약수터에서 만난 수상한 노인을 구해주게 된다. 그 노인은 키가 크고 싶다는 체의 말에 계룡산에 가서 딱 33일만 수련을 하라고 한다. 그 말을 믿고 체는 합과 같이 계룡산에 있는 동굴에 가서 수련을 시작한다. 함께 수련을 해나가지만 20여일이 지나자 서서히 회의감이 들기 시작하고 둘은 반목하게 된다. 그러다 라디오에서 들리는 노인의 이야기를 듣고, 결국 둘은 하산한다. 그러나 돌아와서 학교 농구시합에서 그들은 달라진 모습을 보인다. 이런 내용인데, 처음 읽어내릴 때는 대체 뭘 얘기하고 싶은 지 잘 몰랐다. 그러나 결말까지 다 읽고 나니 책에서 뭘 말하고 싶었는지 대충 알 것 같았다. 이 두 형제에게 부족한 것은 정신적인 부분이라고 생각된다. 계룡산에서의 수행을 통해 그들은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감을 회복하고, 생각이 달라진다. 항상 키가 작아서 안된다는 식으로 생각했던 것이 바뀌니, 결국엔 키도 커버리지 않았는가. 결국 정신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법이다.
20. 10월 13일, 한국인 전용복
엄마가 먼저 보고, 감동을 많이 받은 듯 열렬한 어조로 전용복에 대해 말해줘서 읽어보았다. 과연 엄마의 말처럼 전용복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전용복은 옻칠로 작품을 펼치는 예술가이며 옻칠 장인이다. 사실 옻칠이라는 것은 굉장히 생소한 것이었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그 옻칠이 대단한 예술로 받아들여지고 있었다. 전용복은 그 일본에 있는 세계 최대의 옻칠 공예 식당인 메구로가조엔의 복원을 담당하여 실로 엄청난 양의 작품을 복원하고, 창조해냈다. 그 과정은 실로 엄청났다. 전용복은 목숨까지 걸었다고 할 정도로 그 복원 작업에 모든 노력을 쏟았다. 그 노력은 실로 엄청났다. 사실 전용복이란 사람이 부러웠다. 그는 목숨을 걸 정도의 일을 찾아냈고, 노력하여 성공했다. 나는 과연 어떤 일에 목숨을 걸고 실천할 수 있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또 옻칠에 대해 정말 많이 알게 되었다. 옻칠은 아름답고, 건강에도 좋다. 그런 옻칠은 과거 우리나라에서 일본으로 많이 전수되었다. 그런데 지금은 일본이 옻칠의 나라로 불리운다. 그런 현실이 많이 안타까웠다.
*8월 3일, 울기엔 좀 애매한~ 도 읽었지만, 독서마라톤에서 만화는 인정하지 않으니까 서재에 리뷰만 올렸다.
http://blog.aladin.co.kr/783768195/39844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