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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방진 우리말 달인 ㅣ 건방진 우리말 달인 시리즈 1
엄민용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08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제목처럼 정말 건방지다. 속된 말로 건방이 하늘을 찌른다고 할까?^^ 요즘엔 교실에서 수업을 해도 경어를 쓰는 선생님이 많은데, 자칭 우리말 달인이라는 저자 '우달이'는 재미를 위해서 완전히 반말로 깐다. 뭐 그래서 기분이 상할 정도는 아니지만, 소위 제대로 된 우리말을 알려준다면서 독자를 향해 무차별 반말을 한다는 건, 우리말은 잘 알지 몰라도 바른 사용은 아닌 거 같아 좀 씁쓸하다. 그래도 삽화도 있고 읽는 재미는 있으니까 별점은 넷이다.
바른 우리 말과 글을 쓰기 위해서 한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필자인 엄민용씨는 언론사에서 20여년 간 우리말과 씨름하며 얻은 경험과 지식으로, 잘못된 우리말을 바로잡기 위해 책을 썼다고 한다. 나도 제법 우리말을 안다고 자처했는데, 읽어보니 의외로 잘못 알고 있는 것들이 발견돼 부끄러웠다. 더욱 놀라운 것은 <표준국어대사전>에도 오류가 엄청 많다는 것, 워워~ 이럴수가!!
저자는 우리 말글을 잘못 쓰는 이유를
첫째는 단어(표준어, 한자어, 일본말)의 문제,
둘째는 말법(맞춤법, 문법)의 문제,
셋째는 표기법(띄어쓰기, 외래어 표기)의 문제로 진단한다. 따라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1부에서 단어 실력, 2부에서는 말법, 3부에서는 표기법을 설명한다.
내가 잘못 알고 썼던 말 중에 '옷깃을 여미다'는 '옷깃을 세우다'로 해야 맞는 말이다. 또한 ' 칠칠맞다'도 나쁜 뜻이 아니고 좋은 뜻이며, 나쁜 의미로 쓸때는 '칠칠찮다'로 써야 한다. '날씨가 꾸물거리다'는 '날씨가 끄물대다'로 써야 한다는 걸 알았다.
우리말의 70%가 한자말이라 한자를 알아야 우리말의 바른 쓰임을 알 수 있다는 말엔 공감한다. 한자를 몰라서 우리말을 잘못 쓰는 말이 아주 많다. 나도 '평양감사도 제 싫으면 못한다'는 말을 썼는데 평'양'감사가 아니라 평'안'감사'라는 걸 알았다. 감사는 도 관찰사이니 마땅히 평안도의 감사였는데... 사사받다가 아니라 '사사하다', 사열받다가 아니라 '사열하다', 전수 받다가 아니라 전수하다, 접수받다가 아니라 접수하다 등 무심코 쓰는 말에 틀린 게 많다.
또한 일본말의 찌꺼기를 그대로 쓰거나 변형된 말을 쓰는 경우도 많다. 기라성보다는 '내로라하는', '민비시해'(시해弑害란 자식이 부모를 죽이고, 신하가 왕을 죽이는 것)을 뜻하므로 ' 황후살해'로, 해방은 광복으로, 사바사바는 아부로, 쇼부는 승부나 흥정으로. 내가 자주 쓰는 '만땅'이란 말은 '탱크가 가득 차다'라는 뜻의 만(滿) 탱크(tank)가 일본식 표기로 변한 것이라니 앞으론 쓰지 말아야 겠다.
내가 지금까지 본 바로는 알라디너들이 많이 틀리는 것 중 하나는 '않다'와 '안하다'의 구분을 잘못하는 것이다. 어떤 분은 구분하지 않고 무조건 '않한다'로 쓰는데 이건 아니잖아요.ㅜㅜ이 책에서도 설명하지만 앞에 '~지'가 있으면 ' ~ 하지 않고, ~ 먹지 않고, ~ 울지 않고, ~ 가지 않고'를 쓰고, 바로 앞에 '~지'가 없으면 '~ 않으면 안 된다, 공부가 안된다'라고 쓴다.
책에는 나오지 않지만 알라디너들이 많이 틀리는 말 중에 '금세'를 '금새'라고 쓰는 분이 많다. 2002년에 나온 민음사 '호밀밭의 파수꾼'에는 매번 '금새'라고 나와서 엄청 짜증났는데, 2004년에 나온 같은 책을 확인해보니 '금세'로 고쳐졌다.^^ 밤을 '새우고'를 '세우고'를 쓴 글도 봤고, '되어'와 '돼'를 잘못 쓰는 것도 봤지만, 몰라서 틀렸다기보다는 무심코 써서 틀렸을 거라는 생각으로 그냥 넘어간다.
알라딘에 올린 글 중에 틀린 말이 있으면 친절하게 알려 준 글샘님께 감사하고,^^ 우리말을 바르게 쓰기 위해 우리 모두 한 번은 꼭 읽어볼 만한 책이다.